[내 삶의 여정] 기본 월급이 150만원은 되어야 한데요?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12/03/12 [16:05]

[내 삶의 여정] 기본 월급이 150만원은 되어야 한데요?

통일신문 | 입력 : 2012/03/12 [16:05]

김현숙 女 2002년 탈북

정부서 지원하는 40여만원 못 받는 것이

아까워 직장을 다니려고 하지 않습니다.

직장을 다니면 그보다 더 많은 혜택이

있다는 것을 생각 안 합니다.

저는 현재 중부고속 톨게이트매표소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남한에 들어와서 첫 직장으로 날아갈 것 같은 마음으로 새로운 생활에 임하고 있습니다. 월급은 100만 원이 조금 넘지만 저는 감사한 마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3개월이 지나 수습이 끝나면 120만 원이고, 근무연수에 따라 월급도 올라갑니다. 또 이곳에는 여성들이 100여명으로 많이 있지만 탈북자는 저 혼자입니다. 제가 나이도 어리고 열심히 일한다고 언니들이 잘해 줍니다.

남한 사람들이 탈북자들을 무시하고, 정착하기 힘들어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람 사는 곳에는 언제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 자기가 할 나름이라고, 저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합니다. 북한에서 모두 당당하게 기를 펴고 힘들지 않게 만족하면서 살았던가요? 거기서 살기 어려워 목숨을 걸고 남한으로 쫓기 듯 오지 않았나요? 북한에서 살던 날을 생각한다면 이곳은 천국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일하는 것을 보고 사장님이 친구들이 있으면 데리고 오라 하더군요. 하나원에서 알게 된 친구에게 일을 같이하자고 하면서 3개월간 월급이 100만 원이고 그 다음달부터 120~130만 원이라고 하니 월급이 적다면서 최소한 150만 원은 돼야 한다며 그냥 가버리더군요. 또 이곳에 일자리를 구하면 4대 보험에 가입해야 하고, 그러면 기초수급 40만 원을 못 받게 되니 실제는 60만 원 밖에 안 된다는 계산을 하면서요.

북한에서 온 사람들 모두는 부자가 되고 싶어 합니다. 자본주의 사회니 열심히 벌어 떵떵거리며 살고자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을 보면 너무 한심합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40여만 원 못 받는 것이 아까워 직장을 다니려고 하지 않습니다. 직장을 다니면 그보다 더 많은 혜택이 있다는 것을 생각 안 합니다. 생계비 주는 것에 기대어 아무 일도 하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남한 정부와 국민들이 탈북자들에게 무관심하다면서 더 잘해 주지 않음을 탓한다고 합니다. 이러면서 어떻게 부자가 되어 잘 살기를 바라는지 안타깝습니다.

저에게 탈북자들이 일을 열심히 하게 하는 해결방법을 묻는다면 남한 정부가 더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힘들여 일해 돈을 벌지 않아도 최소한 살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을 해주니 몸도 고되고 아픈 곳도 많은데 누가 열심히 직장을 찾아다니며 힘든 일을 할까요?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 고기를 주는 것보다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치라는 말에 동의합니다.

저는 2002년 함북 청진에서 살다 혼자 남한에 들어 왔습니다. 이곳에 와서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이 학교를 다닌 것으로 전산세무학교를 졸업하고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다시 간호학원을 다녔지만 맞지 않은 것 같아 중단했습니다. 직장에 들어오기까지 7년 동안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많은 일을 했습니다. 그러나 항상 감사하며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어느 땐가는 나의 작은 소망이 이루어 질 것을 꿈꾸면서 주위사람들과 잘 지내려고 노력했습니다. 나를 적대시하는 사람들도 만났습니다. 먼저 양보했습니다. 제가 여기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밤을 새우며 남몰래 연습했습니다. 저와 대화를 해본 사람들은 북한 사투리가 없다고 놀랍니다.

2년 전 이 직장에 들어와 남한 남자를 만나 결혼도 했습니다. 우리는 가정에서 남북통일을 하고 너무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마을에서 잉꼬부부라고 소문이 났습니다. 남편에게 불만도 있지만 요만한 일도 없으면 생활이 너무 무의미하지 않을까요. 고향의 부모님에게 돈은 보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한 날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열심히 살아 부자가 되어 부모님을 만나면 지금껏 못 다한 효도 다 하리라고 맹세하고 또 맹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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