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칼럼] 北 조성길 대사의 한국망명 교훈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20/10/14 [15:01]

[논설위원 칼럼] 北 조성길 대사의 한국망명 교훈

통일신문 | 입력 : 2020/10/14 [15:01]

<류경화 동부산대학교 총장>

 

지난 201811월 잠적한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리대사가 지난해 7월 한국으로 망명해 국내로 들어와 잠적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당국의 보호 하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북 상류층 내 적지 않은 동요 가능성

 

이탈리아에서 잠적할 당시부터 세계적 관심을 끌었던 조 대사를 둘러싸고 지난 2년 가까이 제3국 망명설 등 많은 미확인 소문이 돌았지만 최종적으로 한국을 선택하고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비공개에 부친 것 역시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딸의 안전을 고려한 인도적 조치라는 점에서 합당한 조치로 평가된다.

따라서 조성길 대사의 한국망명이 주는 첫 번째 교훈은 김정은 체제의 정체성에 심각한 문제를 입증했다는 것이다. 조 대사의 한국망명은 1991년 황장엽 노동당 비서 이후 북한 최고의 엘리트 탈북민이다.

2011년 김정은 집권 후 최고위 외교관 망명이라는 점에서 북한 체제에 주는 충격도 상당히 큰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내 상류층의 동요 가능성은 물론 주요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성길 대사의 한국망명은 북한 내부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증폭될 것이 틀림없다.

특히 조대사가 근무했던 이탈리아는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사치품 수입을 담당했기 때문에 상류층 내 주요정보를 확보할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충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조 대사의 한국망명 소식이 북한 내부에 알려질 경우, 상류층 내에선 적지 않은 동요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21년 내년 초 8차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근 80일 전투에 들어가는 등 내부결속에 집중하는 북한 입장에서는 조성길 대사의 한국망명 소식은 분명 악재다.

북한은 조대사의 한국망명을 거론하는 것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서 당분간은 이를 거론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민 억압체제 한계 보여주는 증거

 

따라서 조대사의 한국망명은 핵과 미사일등으로 강성대국의 문을 활짝 열었다고 자부했던 김정은 체제의 정체성에 심각한 문제를 노출시킨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조성길 대사의 한국망명이 주는 두 번째 교훈은 북한주민의 행복권이 유린되고 있음이 입증되었다는 점이다. 조 대사 같은 북한체제를 지탱하는 엘리트 관료들까지 한국으로 망명을 희망하는 것은 김정은 억압체제가 한계에 도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현재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자유와 빵을 찾아온 3만여 탈북민을 환영하고 보호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의 명령이며 보편적 인권문제 차원에서도 당연한 조치다. 더욱이 앞으로 어느 날 통일국면이 초래될 경우 북한주민이 압도적으로 대한민국을 선택하도록 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조대사의 한국망명이 16개월 동안 공개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보다 북한에 있는 가족에 대한 걱정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망명이 공개되면 그는 북한에서 변절자나 배신자로 규정된다. 그리고 지난해 2월 북한으로 끌려간 딸의 안위가 걱정되었기 때문에 조 대사는 자신의 망명이 공개되지 않기를 바란 것이다.

다시 말해 탈북외교관 가족에게 가해지는 불이익을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 때문에 조 대사는 망명이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았고, 이는 탈북 한 3만여 명의 탈북민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2018의회 조사에 따르면 북한 주민의 행복권 유린 심화로 북한을 이탈하려는 주민들이 무려 12.1%가 넘는다고 한다. 이 통계는 북한 주민 300만 명 정도가 북한을 떠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조대사와 같은 고위층의 한국 망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으로도 김정은 체제가 북한 주민들의 행복권을 보장하지 못할 경우, 2, 3의 조성길 대사가 계속 생길 수밖에 없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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