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민간인에 뚫린 전방 철책…경계실패?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20/11/13 [21:47]

[통일로] 민간인에 뚫린 전방 철책…경계실패?

통일신문 | 입력 : 2020/11/13 [21:47]

<장세호 前민주평등 강원도협의회장, 수필가>

군의 전방 철책이 민간인에게 뚫렸다. 군 당국이 고성 전방에서 귀순으로 추정되는 북한 남성 1명의 신병을 확보했다. 이 남성은 북한군이 아닌 민간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4일“우리 군은 강원도 동부지역 전방에서 감시 장비에 포착된 미상 인원 1명을 추적해 오늘 9시 50분께 안전하게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날 신병 확보는 상황 발생 10여 시간 만에 이뤄졌다. 여기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제기된다.

최전방 철책은 3중으로 설치 되어있다. 3중 철책을 넘어올 때까지 군이 징후를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이다. 더욱이 최전방 철책에는 과학과 경계 감시 장비가 설치돼있다.

사람이나 동물이 철책에 닿으면 센서가 울리며 5분 대기조가 즉각 출동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 남성이 철책을 넘어올 때 센서가 제대로 작동됐는지도 조사해야 한다.

민간인이 아니라 침투와 도발 목적의 잠입이었다면 엄청난 재앙이 발생했을 것이다. 맥아더 장군은 “전쟁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해도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하지 못한다”고 했다. 우리 군의 지금 경계근무태세는 어떤가? 북한 민간인이 철책을 넘어올 때 해당 부대는 당연히 경계 근무를 섰던 상태였다. 그런데도 민간인은 철책을 넘어왔다.

이 과정에서 철책 일부가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전방의 경계태세와 군 당국의 안보의식이 이보다 허술할 수는 없다. 2000년 이후 철책에 구멍이 난 사건은 이번만이 아니다. 심지어 2004년에는 우리 민간인이 3중 철책을 뚫고 월북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도권을 지키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주, 진해의 해군기지 등이 잇따라 민간인에 의해 뻥 뚫리는 어이없는 사건도 발생했다.

올 3월 16일 수방사 예하 방공진지에 50대 취객이 땅을 파고 침입했고, 3월 7일엔 제주 해군기지의 철조망을 불법 절단하고 들어간 시위군 2명이 90여 분간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은 채 제멋대로 휘젓고 다녔다.

앞서 올 1월엔 정신질환자인 70대 노인이 진해 해군기지에 무단 진입해 부대 안을 배회한 일도 있었다. 군의 경계 근무 기강이 허물어지다 못해 사실상 ‘허수아비’와 다를 바 없는 셈이다. 물론 전방경계 근무는 24시간 지속 돼야 하기에 부담이 만만치 않다.

산악과 계곡의 굴곡진 철책을 개미 한 마리 못 빠져나가도록 감시한다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더라도 경계망은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

북한 민간인이 철책을 뚫고 넘어온 일 년의 과정을 낱낱이 조사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군 당국은 그동안 경계 실패 때마다 “반성과 재발 방지”를 거듭 천명해왔지만 실제로 달라진 것은 없다. 다시 한번 뼈를 깎는 노력으로 경계시스템을 점검, 보완하고 기강 확립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 군은 군사력이 아니라 대화로 나라를 지킨다는 군대다. ‘설마 전쟁이 나겠느냐’는 생각이 장군부터 사병까지 지배한다. 가장 중요한 한·미 연합훈련은 안한지 오래됐다.

미군이 해외로 나가 훈련해야 할 지경이다. 한국군 자체훈련이라도 제대로 하고 있나? 북한 눈치 보면서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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