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 논평] 北 제8기 제2차 전원회의의 소집 배경과 결정 평가

정성장 윌슨센터 연구위원 &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외교 엘리트 지위 상승...김여정과 가까운 인물들 계속 부상”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21/02/18 [10:14]

[분석과 논평] 北 제8기 제2차 전원회의의 소집 배경과 결정 평가

정성장 윌슨센터 연구위원 &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외교 엘리트 지위 상승...김여정과 가까운 인물들 계속 부상”

통일신문 | 입력 : 2021/02/18 [10:14]

북한은 2월 8일부터 11일까지 200명이 넘는 당중앙위원회 위원과 후보위원이 참석하는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는 당중앙위원회 해당 부서 부부장들과 위원회․성․중앙기관 당․행정책임일군들, 도급 지도적 기관 책임일군들, 시․군당 책임비서들, 중요공장․기업소 당․행정책임일군들이 방청으로 참가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 지난 1월까지 개최된 8차례의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중 2019년 12월에 개최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제외하고는 모두 하루 일정으로 개최한 것이다.

 

 

▲ 정성장 윌슨센터 연구위원&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통일신문     ©통일신문

올해 경제목표 전반적으로 높여 잡고

실현하기 위한 강력한 대책수립 위해

 

김정은이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1차 전원회의를 1월 10일에 개최하고서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아 다시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소집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올해의 경제목표를 전반적으로 다시 높여 잡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강력한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서이다.

김정은은 지난 1월 개최된 제8차 당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수행기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했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이 과학적인 타산과 근거에 기초하여 똑똑히 세워지지 못하였다고 비판했다.

8차 당대회에서 김정은은 향후 5년 동안의 건설 부문 과제로 평양시 5만 세대 살림집(아파트) 건설에 역량을 집중하여 올해부터 해마다 1만 세대의 살림집을 건설하기 위한 연차별 계획을 세우고 그 집행을 위한 건설작전과 지도를 짜고 들어 수도시민들의 살림집 문제를 기본적으로 해결하여야 한다고 지시했다.

경공업 분야에서는 “선질후량(先質後量)의 원칙에서 제품의 질을 높이며 새 제품개발에 힘을 넣을 것”을 강조했다. 노동당 8차 대회 결론을 통해 김정은은 “해당 단위들에서 일단 계획을 세운 다음에는 그 집행을 위한 과학적이며 구체적인 작전과 지휘를 실현하여 어떤 일이 있어도 무조건 수행하며 국가적으로 인민경제계획수행정형을 지표별로 엄격히 장악추진, 총화하는 강한 규율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계획의 집행과 관련한 이 같은 융통성 없는 태도로 인해 다수의 경제 부문에서 올해 경제계획 목표를 안전하게 달성할 수 있는 낮은 수준으로 제시하는 문제점이 당대회 이후에 발생했다.

 

투쟁목표를 세우는 과정에 발로시킨 

소극적이고 보신주의적 경향들 비판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은 “국가경제지도기관들에서 올해 투쟁목표를 세우는 과정에 발로시킨 소극적이고 보신주의적인 경향들”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 결과 전원회의 참가자들은 “새로운 5개년계획 수행의 첫해 작전에서부터 당대회 사상과 정신을 옳게 구현하지 못하고 당과 인민의 높은 기대에 따라서지 못한 데 대하여” 심각히 자책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북한이 긴급히 당중앙위원회 제2차 전원회의를 개최한 이유는 조용원 당중앙위원회 조직비서의 발언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다. 조용원은 대표적으로 “경공업 부문에서 조건 타발을 내세우며 인민소비품생산계획을 전반적으로 낮추어놓은 문제, 건설 부문에서 당중앙(김정은)이 수도시민들과 약속한 올해 1만 세대 살림집 건설 목표를 감히 낮추어놓은 문제, 전력공업 부문에서 경제건설과 인민생활의 절실한 요구를 외면하고 전력생산계획을 인위적으로 떨구어놓은 문제, 수산부문에서 어로활동을 적극화하여 인민들에게 물고기를 보내줄 잡도리도 하지 않은 문제”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주요 계획지표들을 한심하게 설정한 데 책임이 있는 당중앙위원회와 정부의 간부들”을 신랄히 비판했다.

그 결과 북한은 당중앙위원회 8기 2차 전원회의 기간 중에 공업분과협의회, 농업분과협의회, 경공업분과협의회, 건설분과협의회만을 다시 개최해 이들 부문에서의 올해 경제계획 목표를 새로 설정하기로 했다.

김정은이 8차 당대회에서 올해 평양에 1만 세대 아파트를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특히 건설 부문에서 목표를 ‘감히’ 하향 설정한 것을 당 지도부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김정은의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 발언을 통해 현재의 북한경제의 문제점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김정은은 “농업부문에서는 농사조건이 불리하고 국가적으로 영농자재를 원만히 보장하기 어려운 현 상태를 전혀 고려함이 없이 5개년계획의 첫해부터 알곡생산목표를 주관적으로 높이 세워놓아 지난 시기와 마찬가지로 계획단계에서부터 관료주의와 허풍을 피할 수 없게 하였다”고 비판했다.

반대로 “전력공업 부문과 건설 부문, 경공업 부문들에서는 기본지표생산계획을 연말에 가서 비판을 받지 않을 정도로 낮추어 기안하는 편향을 범하였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금속, 화학, 기계공업 부문의 주요공장, 기업소들과 전국의 지방산업공장들, 농업부문에서는 전기를 조금이라도 더 보장해줄 것을 애타게 요구하고 있다. 탄광, 광산들에서도 전기가 보장되지 않아 생산이 중지되는 애로들이 존재하고 인민들의 생활에도 불편을 주고 있다.”고 전력난 실태도 솔직하게 토로했다.

 

경제건설과 인민생활에 기여할 수 있게 

발전지향성·과학성 보장된 목표 제기강조

 

현실이 이러함에도 “내각과 국가계획위원회, 전력공업성에서는 주요공장, 기업소들의 현재 전력수요에 맞추고 발전기들의 원성능을 회복하는 데 힘을 넣는다는 조건을 내세우며 올해 전력생산계획을 현재의 전력생산 수준보다 낮게 세웠다”고 지적했다.

건설 부문에서도 자재와 노력(인력) 보장을 구실로 평양시 살림집 건설계획을 당대회에서 결정한 목표보다 낮게 세웠으며, 경공업 부문에서는 자재보장 조건과 선질후량에 빙자하여 올해 신발생산계획을 형편없이 낮게 세웠다고 심각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김정은은 “다른 부문들에서도 계획을 낮게 세워놓고 연말에 가서 초과수행하였다는 평가를 받으려고 하지 말고 실지 경제건설과 인민생활에 기여할 수 있게 발전지향성과 력동성, 견인성, 과학성이 보장된 목표들을 제기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계획을 높게 세웠다가 달성하지 못하면 해당 분야 경제 관료가 해임이라는 중징계까지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경제 관료들은 가능한 한 목표를 낮게 세우는 것이 안전한 선택일 것이다. 전년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실적을 거둔 분야에 더욱 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인민경제계획은 당의 지령이고 국가의 법인 것만큼 일단 세워진 인민경제계획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흥정할 권리가 없으며 오직 무조건 수행할 의무밖에 없다”는 식의 매우 강압적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8차 당대회 이후 올해의 경제계획 수립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나타남에 따라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김두일 당중앙위원회 비서 겸 경제부장이 문책을 받고 해임됐다. 대신 8차 당대회 때 군수공업부 산하의 제2경제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었던 오수용이 당중앙위원회 비서 겸 경제부장에 임명됐다.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는 외교 엘리트의 지위 상승도 이루어졌다. 리선권 외무상은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지위가 높아졌다. 제8차 당대회에서 김여정 옆에 앉아 있었던 리선권이 이번에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에 선출됨으로써 조용원에 이어 김여정과 가까운 인물들이 계속 부상하고 있다. 김성남 당중앙위원회 국제부장도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에 선출됐다.

대외관계의 개선이 없이는 올해의 경제계획 수행에서 큰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것을 제8차 당대회 이후 올해 경제계획 수립 과정에서 김정은이 명확하게 인식하고 이번에 외교 엘리트의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 리선권 외무상의 지위는 높아졌지만 대미 협상에 깊게 관여해 온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경우 제8차 당대회에서 당중앙위원회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지위가 강등된 후 그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지위에도 변동이 발생하지 않았다. 김정은이 리선권 외무상의 위상을 높인 것은 앞으로 대외관계 개선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코로나19의 국내 확산에 대한 우려와 비핵화 협상에 대한 회의적 태도로 인해 북미 대화가 조기에 재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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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권의 핵심 생명줄 '고려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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