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어 죽느니 차라리 탈북하자”…최근 도강자 늘어

브로커 없이 무리하게 강 건너다가 붙잡혀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22/05/26 [21:12]

“굶어 죽느니 차라리 탈북하자”…최근 도강자 늘어

브로커 없이 무리하게 강 건너다가 붙잡혀

통일신문 | 입력 : 2022/05/26 [21:12]

코로나에 물가 치솟자 마지막 희망 사라져

한국-제3국 갈 생각 없고 그저 배고팠을뿐

코로나사태 이후 한동안 뜸했던 북한 주민들의 탈북시도가 최근 다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혜산시의 한 주민소식통은 16일 “코로나로 인한 장기간의 국경봉쇄로 생계에 위협을 받는 일부 주민들이 도강(탈북)을 시도하다 붙잡히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코로나사태 이후 철저한 국경봉쇄로 주민탈북 사건이 거의 없었는데 최근 들어 단순히 먹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탈출을 시도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RFA에 밝혔다.

소식통은 “지난 주말 혜산에서 일가족 3명이 압록강을 건너 탈북을 시도하다가 탈북 직전에 경비대에 적발되어 체포되는 사건이 있었다”면서 “이번에 붙잡힌 가족은 코로나사태 이후 국경이 철저히 차단된 것을 알면서도 브로커의 도움도 없이 무리하게 강도강(무작정 강을 넘는 행위)을 시도하다가 잡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또 “지난 주 체포된 가족 외에도 가족단위로 탈북을 시도하기 위해 압록강에 접근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사법당국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며 “총비서(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국경에 철조망이 설치되고 경계도 강화되었지만 차라리 탈북을 하다가 죽을지언정 코로나 전염병 확산과 지금 같은 식량난이 계속된다면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라는 심정으로 탈북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또 “몇 년째 무역이 차단되어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데 코로나전염병까지 퍼지면서 하루 벌어 하루 먹던 서민들은 최악의 생활난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올해 초부터 중국과의 무역이 일부나마 재개되면서 희망을 가졌던 주민들은 코로나 전염병 확산으로 전국에 봉쇄조치가 내려지자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졌다는 좌절감에 죽기를 무릅쓰고 탈북을 계획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소식통은 이어서 “코로나전염병 확산 이전에는 그나마 같은 도내에서는 시군지역으로 이동이 가능했으나 전염병 발병이후 모든 지역이 철저히 통제되면서 주민들은 생계를 이어갈 방법이 없어 당황하고 있다”면서 “여기에다 올해 보기 드문 가뭄으로 보리 수확량이 크게 줄어 배고픔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회령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지난 13일 회령에 접한 두만강에서 야간에 강을 건너 탈출하려던 30대의 남성 한 명이 국경경비대에 발각되어 체포되었다”며 “그는 보위부 조사과정에서 단지 배고픔을 벗어나기 위해 탈출을 시도했을 뿐 한국이나 제 3국에 갈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지난 달 하순부터 시작된 코로나 전염병의 급속한 확산과 전국적인 봉쇄조치로 돈 없는 서민들은 앞으로 살아갈 희망조차 잃어 버렸다”면서 “중앙방역당국의 지시로 회령시에서 주변 군 지역에 나가는 것도 통제되고 있어 서민들은 생계유지활동을 전혀 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이어서 “회령시 궁심동의 주민들은 인근 탄광에서 석탄을 캐서 회령시에 내다팔아 그날의 생계를 이어왔는데 이번 지역 봉쇄조치로 인해 움직이지 못하게 되어 꼼짝없이 굶게 되었다”면서 “국경(두만강)에서 가까운 회령은 예로부터 중요한 탈북 루트의 하나였는데 막다른 삶의 골목에 이른 주민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탈북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국이 2020년 초부터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국경을 막고 주민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주민들은 90년대 고난의 행군에 비교되는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겪고 있다”며 “이런 와중에 이번에 코로나 확산방지를 위해 전국에 봉쇄령이 내려지고 폭력적인 방법으로 주민이동 통제를 강화하고 있어 주민 불만이 극도에 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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