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경·귀머거리로 살았던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 알려야”

[인터뷰] 임강진 前 북한군 상좌 조선인민군 256군부대장

림일 기자 | 기사입력 2022/08/18 [23:16]

“소경·귀머거리로 살았던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 알려야”

[인터뷰] 임강진 前 북한군 상좌 조선인민군 256군부대장

림일 기자 | 입력 : 2022/08/18 [23:16]

북한은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일’(휴전협정일) 69돌을 맞아 7월 26일과 다음날, 평양서 제8차 전국노병대회와 전승절 기념행사를 열었다. 1950년 6·25전쟁은 미제와 남조선괴뢰들이 도발했고 김일성 수령의 탁월한 영도로 승리했다고 한다. 전국노병대회는 1993년 7월 김정일이 처음 열었고 19년이 지나 김정은 시대서 2차 대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왔다. 4차 대회장에는 김정은과 유사한 이미지의 공화국원수복을 입은 조부 김일성의 대형사진이 주석단 벽면에 걸렸었다.

 

5차 대회 때는 일부 지방거주 참석자들이 고려항공의 전세기를 이용하여 평양에 도착하는 풍경이 펼쳐졌다. 7차 대회는 사상 첫 야외(평양시 서장동 전승기념탑 앞)에서 그것도 야간행사로 진행됐다. 북한이 최근 3년 연속 진행한 ‘전국노병대회’가 궁금하다. 얼마 전 오목교역 근처서 이색적인 북한경력을 가진 탈북민을 어렵게 만났다. 임강진 전 조선인민군 256군부대장(군사칭호 상좌로 국군의 대령)이다.

 

▶북한이 왜 ‘전국노병대회’에 집착하나?

- 북한에서 보통 4~5년 주기로 열리는 다른 대회에 비하면 거의 매년, 최근에는 3년 연속 열린 ‘전국노병대회’이다. 무엇이든 김정은의 마음대로이겠지만 내 보기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주민통제를 위함인 것 같다. 대중을 항상 긴장시키고 특정이목을 집중시키는데 군사부문 만큼 효과가 좋은 부분도 쉽지 않을 것이다.

▶김정은이 전승절 행사서 윤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사실 이제는 북한의 막말에 별로 놀랍지도 않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한으로부터 들었던 ‘삶은 소대가리’ ‘겁먹은 개’ ‘특등머저리’ ‘저능아’ ‘미국산 앵무새’ 같은 희대의 막말퍼레이드에 이제는 남한국민들도 귀가 단련되었다.

제8차 전국노병대회와 전승절 행사는 다소 흥미로웠다. 야간에 있은 군악단의 예식행사와 각종 공연, 비행기교, 드론 쇼 등이다. 그걸 보며 “아! 김정은이 이것을 혼자 보기 아까워 노병대회를 개최했겠다”는 생각이 쉽게 들더라.

또 다른 점이라면 안쓰러운 마음도 들었다. 노병들은 80~90대의 고령인데 전국에서 집합한 그들이 평양에서 4~5일간 단체생활이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노병들이 속으로 “젊은 수령이 늙은이들을 오가라며 고생 시키누먼!” 라고 할 것이다.

대회에 즈음하여 김정은이 각 도·시·군당위원회서 노병들에게 식량과 물품을 잘 공급하라고 특별히 지시했다는데 기가 막히다. 국가에서 주면서 하라는 것 아니고 자체로 하라니 말이다. 인민들 주머니 털어서 지원하라는 소리다.

▶김정은이 최고사령관 자질이 있어 보이나?

-생전 부친(김정일)에게서 사실상 최고사령관의 자리를 넘겨받은 김정은이다. 정상국가의 군대라면 있을 수 없는 해괴망측한 일이다. 조부와 부친은 만경대요, 백두산이요 하며 고향이라도 밝혔는데 김정은은 아직 출생지를 안 밝힌다. 또한 학력 및 군사복무경력 등이 정확하지 않다. 이건 2천만 인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아마 지구상에 수령(대통령)의 이력이 불투명한 나라는 북한 말고 또 없을 것이다.

 

3년 연속 열린 ‘전국노병대회’는 처음부터

주민통제 위함인 듯…대중을 긴장시키고

이목 집중시키는데 군사부문 효과 좋을 것

 

노병들에게 식량과 물품 잘 공급하라 지시

국가서 주는 것 아니고 자체로 하라했으니

인민들 주머니 털어서 지원하라는 소리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가장 큰 실책은.

- 대북문제가 많지만 내가 인민군 고급군관(고위 장교) 출신이니 군사부문만 말하겠다. 거두절미하고 한미군사훈련을 축소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대처했다는 것이다. 군대가 전쟁훈련을 컴퓨터로 한다는 것은 내 생전에 처음 본다.

문재인 정권 내내 국군 군인들에 대한 귀순용사(탈북군인)의 안보강연도 90% 감소된 것으로 안다. 전쟁 중에도 특정사안을 위해 장군들끼리 서로 만나듯이 그 속에서 변함없이 하는 것이 적군 정보, 심리(정신) 교육 등이다.

▶한반도 종전선언 문제는 어떻게 보나?

- 가령 한반도에서 종전선언이 되었다고 보자. 이후 김정은이 “전쟁이 끝난 남조선에 왜 미군이 남아 있는가?”하면 뭐라 하겠는가. 6·25전쟁도 1949년 미군이 남한서 철수한 뒤에 발발했다. 공산주의자들은 앞뒤가 안 맞는 말을 곧 잘한다. 온갖 감언이설로 대중을 속이는 프로파간다(선전·선동) 만큼은 그들이 베테랑이다.

▶김정은도 종전선언 원할까?

- 겉은 그럴지 몰라도 속은 절대 아닐 것이다. 림일 작가나 내가 북한에서 눈만 뜨면 “조국통일의 장애물인 미제는 남조선에서 물러가라!”는 노동당의 선전을 듣지 않았는가. 사실 그 소리가 독재자에게는 인민들 통치 위해서 아주 필요한 것이다. 당과 수령에 대한 불평불만을 외부의 엉뚱한 일로 잠재우기에 최고의 전략인 것이다. 정작 남한서 미군이 철수하면 내부통치 불안으로 근심할 장본인이 김정은이다.

 

조국통일 장애물 미제는 남조선서 물러가라!

독재자에게는 인민들 통치 위해서 필요한 것

당과 수령에 대한 불평불만 외부의 엉뚱한 일로

잠재우기에 최고의 전략…정작 남한서 미군이

철수하면 내부통치 불안으로 김정은이 더 근심

 

▶자신을 소개해 달라.

- 황해북도 사리원에서 1965년 2월에 태어났다. 형제는 6남매의 다섯째, 아버지는 사리원제2사범대학 강좌장(학과장)이었고 어머니는 주부였다. 사리원 경암고등중학교를 1981년 봄에 졸업하고 인민군대에 입대하였다. 신병훈련을 마치고 간 곳은 평안남도 개천군 소재 조선인민군 제208 탱크병운전수양성소(1년제)이다.

양성소를 졸업하고 조선인민군 제5군단 45사단 포병연대 2대대 4중대 탱크운전병으로 배치 받았다. 이후 수차례 ‘모범군인’ 판정을 받아 1985년 10월 김철주포병종합군관학교(2년제)를 졸업, 소위 군사칭호를 받고 소대장에 임명되었다. 1991년 3월 상위칭호(국군의 중위와 대위 사이 계급)를 받고 중대장, 93년 2월 소좌(소령)칭호를 받고 대대장에 임명되었다. 대대장까지의 승진은 모두 동(同)사단에서 진행된다. 8년간 소위에서 소좌까지 오르면 비교적 빠른 것이다.

▶이후 경력은 어떻게 되는가.

- 평양시 만경대구역에 위치한 김일성군사종합대학에 1997년 10월 입학했다. 북한최고의 명문 군사학교라고 보면 될 것이다. 남한의 육·해·공군대학과 국방대학원을 합친 것과 유사하다. 본 대학 군인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1계급 진급과 함께 상급 직무에 배치된다.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은 약 30만평 부지에 있으며 만경대는 김일성의 생가가 있어 북한에서 정치적 의미가 상당히 높은 특수지역이다.

▶입학 대상자의 직급은.

- 전군의 육·해·공군 각급 부대서 특별 선발된 상위에서 중좌(남한의 중령)까지의 현역군관을 정규 입교대상으로 한다. 교육기간은 보병, 정찰, 포병병과 3년이며 통신, 공병, 화학병과 4년이다. 대학 간부학습반(1년간)에는 상좌(남한의 중령과 대령 사이 계급) 이상 육·해·공군 고급군관들의 철저한 재교육을 목적으로 한다.

▶유별난 교육이 있다면.

- 적군(한국군) 몇 군단, 어느 부대의 부표와 복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유사시에 달라지는 복장과 전투임무까지 첨부해서. 적군서 있은 군사조직 개편이 3일 지나면 김일성군사종합대학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알려준다는 점이다.

최고사령관 위대성강연(우상화교육)에서 담당교수로부터 “현대전은 군인과 탱크, 비행기, 함선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핵으로 한다”는 김정일의 교시를 전달받았다. 수령의 교시는 곧 법이고 지상의 명령이기에 절대 받아들여야 한다.

 

김일성군사종합대학 2000년 10월에 졸업

36살에 연대장으로 임명, 이 나이에 된 것은

조선인민군에서 유일…당에 충성했다는 징표

 

운전병이 장사꾼들 밀수품을 운반해주면서

뒷돈과 뇌물 받아…그 돈으로 원유를 구입

내 차를 운행… 사회 보위부에서 밀수꾼들

수사하던 중 운전병의 비리가 탄로 나면서

보병 등 3개 연대 연대장이 동시 철직 제대

 

▶군사대학 졸업 후 계급은 뭔가.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2000년 10월에 졸업, 조선인민군 제9군단 266사단 333연대 포병부연대장(중좌)으로 임명되었다. 2개월 뒤인 12월 제9군단 262사단 포병연대 연대장(상좌)으로 임명되었다. 36살 때인데 그 나이에 연대장으로 된 것은 조선인민군 전체적으로 내가 거의 유일했다. 그만큼 당에 충성했다는 징표다.

▶안 좋은 추억은 무엇인가.

- 내 운전병이 개인 장사꾼들의 밀수품을 운반해주면서 뒷돈과 뇌물을 받았다. 그 돈으로 원유를 구입하여 내 차를 운행했다. 중국서 유입되는 알판(남한의 드라마, 영화, 음악CD)도 있었다. 사회 보위부에서 밀수꾼들을 수사하던 중 운전병의 비리가 탄로 났다. 다른 물건과는 달리 알판은 신중하게 처벌한다. 기타 문제로 무산주둔 나를 포함하여 3개 연대(보병, 방사포, 포병) 연대장이 동시에 철직 제대했다.

▶탈북 경위와 경로는 어떻게 되나.

- 연대장에서 제대하여 2011년 1월부터 무산광산연합기업소 대상설비과 양성과장으로 근무했다. 내가 군복을 벗은 이후 처제가 먼저 탈북을 했다. 이후 처제가 공을 들여 탈북루트를 만들었고 그 길에 선뜻 들어섰다.

2013년 10월 무산에서 두만강을 건넜다. 대기하고 있던 봉고차에 탑승하여 6~7시간을 달려 곤명에 도착했다. 라오스 국경을 지나 태국 이민 수용소에 들어갔다. 11월 22일 인천국제공항에 아내와 아들과 함께 도착하였다.

 

연대장에서 제대 후 무산광산연합기업소 근무

처제가 먼저 탈북 하면서 탈북루트 만들었고

그 길에 선뜻 들어서 2013년 두만강을 건너

 

5년 전부터 충북 청주에서 대게음식점 시작

수산물 판매 겸한 업종…탈북민 5명을 포함해

직원 7명 두고 일을 했는데 지금은 3명이 작업

 

▶지금 무슨 일을 하는가.

- 남한생활 초기 서울에서 2년 동안 이런 저런 일을 하다가 5년 전부터 충청북도 청주에 내려가서 대게음식점을 하고 있다. 수산물 판매를 겸한 업종이다. 한때는 탈북민 5명을 포함하여 직원 7명을 두고 일을 했었는데 지금은 3명이 함께 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가 코로나로 인한 영업운영 애로가 컸기 때문이다.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얼마나 느끼나.

- 나토(NATO)에 가입하지 않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무참히 침공당하는 것을 보라. 동맹이 그렇게 중요하다. 미군은 1950년 김일성이 도발한 한국전쟁서 거의 종말 되었을 번한 자유대한민국을 되살려준 우리의 동맹이다. 지금까지 한반도에 전쟁재발이 없었던 것도 당연히 미군 때문이다. 이런 미군과 우리는 한반도 통일이 되어서도 계속 동맹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중국이 민주주의 될 때까지.

▶북한 핵, 미사일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 간단하다. 김정은이 불편해하는 것을 하면 된다. 미군의 B52폭격기, 김정은 암살부대보다 김정은이 무서운 존재는 2천만 인민이다. 70여 년간 소경, 귀머거리로 살았던 주민들에게 ‘수령 독재자’의 진실이 탈로 날까봐 두려워한다.

탈북민이 누구보다 잘 아는 김정은의 나쁜 것을 북한주민들에게 알려주면 그것은 북한의 핵보다 더 강력한 효과가 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발사를 계속하면 남한에서 탈북민들의 대북전단, 대북방송 등을 전면 허용·지원하면 된다.

▶국민들의 불안함은 어떻게 보나.

-북한이 남한에 대고 툭하면 막말이나 엄포를 놓을 때가 있어 많은 국민들이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김정은을 잘 알면 전혀 그럴 필요조차 없다. 사실 북한에서 전쟁을 가장 두려워 할 장본인은 바로 김정은이다.

생각해보라. 김정은의 자리가 어떤 것인가. 불치병이나 사고가 없다면 종신토록 최고 권력을 누리는 왕의 자리이다. 어쩌면 지구상에 유독 누리는 최대특권을 전쟁으로 인해 영영 잃을 수도 있는데 그런 자살행위를 그는 안한다.

▶윤석열 정부에 바라는 점은.

- 거두절미하고 문재인 정권서 무너진 안보기강부터 바로 잡았으면 한다. 대통령은 국민의 대표다. 5년간 적군 수장한데 막말을 들은 대통령은 문재인으로 마지막이어야 한다. 강력한 한미동맹과 튼튼한 안보방위태세를 한 치 흔들림 없이 지켜주기 바란다. 국민과 군인장병들에 대한 안보교육도 꼭 회생시켜주었으면 한다.

림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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