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무력’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통일로] 북한 '핵무력'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유판덕 사무총장 | 기사입력 2022/09/15 [22:26]

북한 ‘핵무력’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통일로] 북한 '핵무력'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유판덕 사무총장 | 입력 : 2022/09/15 [22:26]

<유판덕 (사)한국평화협력연구원 사무총장>

 

핵 무력이 절대로 체제와 권력

지켜주지 못한다는 것 깨달을 때 

우리는 그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지난 8월 18일,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응한 담화에서 “우리의 국체인 핵”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북한 사회주의 헌법 서문에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명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핵무기 보유와 국가체제와는 관련이 없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자유민주, 시장경제체제 국가들도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중국, 구소련(러시아) 등 일당독재, 사회주의체제 국가들도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김여정 담화 속의 “우리의 국체인 핵”이란 의미는 북한이 자신들의 ‘핵무력’을 단순한 핵무기 보유를 넘어 국가체제와 등치시키고 있는 것이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사회주의체제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체와는 상관없이 ‘세습된 수령 유일독재체제’와 등치시킨 것이다. ‘핵무력’이 국가와 체제를 지키려는 ‘주체 무기’라기 보다 ‘세습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무기인 셈이다.

 

결과적으로 ‘핵무력’에 대한 북한 핵심지도부의 이 같은 인식은 언젠가는 재개될 ‘북-미 북한 비핵화 협상’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핵에 대한 집착과 개발 의지는 핵무기 개발 초기부터 현재까지 일관되었지만, 역대 우리 정부와 정치 세력들만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했을 뿐이다. 즉, 정치적 이해관계의 유불리에 따라 ‘북한의 핵 집착증’을 방임 또는 애써 외면했던 것이다. 그 결과 정말 인정하기 싫지만 북한 핵무기는 전략·전술적으로 고도화되어 우리의 목전에 다가온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북한의 핵 위협을 해소하기 위해 두 가지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우리 국민 모두가 현명하게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북한은 남한 정부 성향과는 무관하게, 또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진전과는 별도로 자신들의 전략시간표에 따라 핵무기 개발 및 고도화를 추진해 왔다. 앞으로도 수령 유일 지배체제가 유지되는 한 이 관성(慣性)은 유지될 것이다. 하지만 김정은 총비서를 비롯한 북한 핵심세력이 수만 발의 핵탄두와 미사일을 보유하고도 체제 붕괴와 함께 연방이 해체된 구소련처럼 ‘핵무력’이 절대로 체제와 권력을 지켜주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또 북한 주민이 ‘핵무력’이 ‘자신들을 지켜주는 보검’이 아니라 ‘고난의 행군’과 ‘자력갱생’으로 내모는 원흉임을 자각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 시간이 얼마가 될지 모르지만, 우리 국민, 특히 정치권은 순진하고 무지하게 ‘북한 비핵화’에 목매지 말고 현실 직시와 함께 근본적인 고뇌와 정책을 끄집어내야 한다. 여기에는 친북 좌파가 아닌 이상 보수와 진보가 따로 있어서는 안 된다.

 

두 번째는 첫 번째 ‘기다림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세 가지의 조건이 필요하다. 먼저 핵심 사항으로 북한 ‘핵무력’ 위협을 실질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미국의 확장억제력을 현실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7월 ‘전승기념일’ 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국방장관 발언을 “핵보유국의 턱밑에서 살아야 하는 숙명적인 불안감으로부터 출발한 것” “저들이 실제로 제일 두려워하는 절대병기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 국가를 상대로 군사적 행동을 운운한다는 것은 가당치도 않은 것”으로 치부했다.

 

재래식 전력에서는 우리 군이 북한군을 압도하는 무기를 많이 보유하고 있지만 핵무기는 어떤 재래식 무기와 비교할 수 없는 절대적 비대칭무기다.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핵무기에는 핵무기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핵보유국 북한의 턱밑”에서 살아야 할 우리의 현실이다. 현재로서 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고 ‘기다림의 시간’을 확보 할 수 있는 방법은 ‘동맹국 미국의 핵 억제력’이 유일할 것이다.

 

다음으로 북한 도발에는 우리의 우세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강대강 대응’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굴종적’이라고 할 만큼 친북한 정책을 편 문재인 정부기간 북한은 가장 많은 미사일 도발을 했다. ‘저자세 일방적 양보’가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지난 6월 5일 북한이 8발의 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응해 한미 연합군도 미사일 8발을 발사하였다. 그 후 북한은 8월 17일 한미연합 훈련에 대응한 순항미사일 발사 외에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 향후에도 이 원칙적 맞대응 전략 기조는 그나마 ‘불안한 평화’라도 유지하는 데 더 유효한 전략이 될 것이다.

 

끝으로 상호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지속적인 ‘담대한 조치’가 필요하다. 우리가 북한 의도를 믿을 수 없는 것과 같이 북한 또한 우리 의도를 불신할 수 있다. 따라서 핵 문제를 비롯한 군사·안보 문제에서는 ‘상호비례원칙과 행동대행동 원칙’을 준수하되,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은 전쟁이 아닌 한 ‘담대히 조건 없는 지원’을 간단없이 병행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날의 대한민국 국체(國體)가 최상의 것은 아닐지 모르지만, 적어도 세습된 수령 유일 독재체제인 북한의 국체와는 비교할 바가 아니므로 이를 잘 지켜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 우리 모두는 슬기롭게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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