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의 문제점과 회복방안

서정욱 변호사 | 기사입력 2022/12/01 [19:03]

[포럼]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의 문제점과 회복방안

서정욱 변호사 | 입력 : 2022/12/01 [19:03]
 

▲ 서정욱 변호사     ©통일신문

대공수사권은 국가전복이나 대한민국 정부의 정통성 및 국체(國體)를 훼손하려는 불법단체나 조직 등을 상대로 한다는 점에서 '방어적(전투적) 민주주의'의 실체적 구현 수단이다.


특히 김정은의 3대 세습 정권, 시진핑의 영구 황제 정권, 푸틴의 종신 차르 정권을 주적으로 하고 있는 우리 안보 환경에서 헌법 체제를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보를 지켜내는 대공수사권은 자유대한민국 체제 유지의 핵심이다.

 

(지구상 어디에도 국체를 위협하는 사상이나 활동을 용인하는 나라는 없다. 미국의 애국법, 독일의 헌법보호법, 일본의 파괴방지법 등이 모두 국체 보존을 위한 장치들이다)


그동안 북한은 대남 적화혁명을 방해하는 반(反)혁명역량으로 주한미군·국군·대공수사기관 및 국가보안법을 설정하고 이를 무력화하는 데 주력해 왔다. 그중에서도 국정원의 대공수사권과 국가보안법의 폐지는 북한 간첩 공작 부서의 숙원 과제였다. 정찰총국과 같은 북한의 간첩 공작 부서가 70년 넘게 대남 공작을 전개하면서 극복하지 못한 상대가 바로 국정원의 대공수사국이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대남 간첩 공작의 핵심 억지력인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폐지하고, 더 나아가 대공수사권을 이관 받는 경찰의 안보수사 역량을 강화하긴 커녕 안보수사 인력 20%를 줄이고 예산도 감축하는 등 사실상 안보 이적행위를 했다.

 

결국 문재인 정부는 국정원을 개혁한다는 미명하에 이전 정권의 정보활동을 ‘적폐’로 규정하여 범죄시하고 정보기관을 일개 ‘행정기관’으로 전락시켰다. 그 결과 정보기관의 눈과 귀, 팔과 다리를 불구화하여 상실케 함으로써, 막대한 국가정보역량의 훼손을 초래한 것이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존치 이유

 

대공수사는 국가의 존립과 자유민주 체제를 수호하는 수사로 결코 밥그릇 싸움이나 조직 이기주의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며 오로지 "국익'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기존에는 국정원, 검찰과 경찰, 군이 '균형과 견제'의 원리에 따라 수사권을 발동해 왔다. 그런데 검찰청법과 국정원법 개정으로 군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경찰이 대공수사권을 독점하게 되었다. '검수완박’에 이어 국정원의 수사권까지 '국수완박'이 되면 어느 기관이 경찰의 무소불위의 권한을 견제할 수 있는가. 14만 명에 달하는 공룡 조직이 수사·정보를 한 손에 거머쥐게 되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강화된 경찰권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철칙은 수사권에도 당연히 적용될 것이다.

 

첫째, 대공수사는 과학·사이버 등 모든 정보가 유기적으로 융합된 분야다. 또한 인간정보(HUMINT), 기술정보(TECHINT) 등 다양한 채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직접 남파가 아니라 제3국을 통한 우회 침투가 많아지면서 해외 정보기관과의 공조 수사도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해외에 조직과 정보망이 없는 경찰이 과연 이를 수행할 수 있을까.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다.

 

둘째, 북한의 간첩 공작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배합해 정교하게 구사되는 마당에 간첩 통신 감청, 해독, 사이버 교신 등 대북 과학 정보와 방첩 정보 수집 및 분석 역량도 경찰은 거의 없다. 실제 경찰 내부에서도 승진과 인사이동이 어려운 대공 수사 분야를 꺼리는 분위기가 역력한데 어떻게 전문가를 양성할 것인가.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의 RO조직 및 내란음모 행위는 3년간의 내사와 감청 등을 거쳐 검거했고 노무현 정권 하의 일심회 간첩사건은 9년간의 추적조사, 무하마드 깐수 간첩은 15년간 교수 신분으로 활동했지만 정보수집, 도청, 추적조사로 검거했는데 인사이동이 잦은 경찰에서 이와 같은 장기간의 수사는 불가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가안보와 국익 보호를 위해 합법과 비합법 영역을 가리지 않고 간첩 활동을 탐지하고 제어해야 하지만 합법 활동 조직인 경찰에서 이를 수행할 수 있겠는가. 즉 오늘날 세계 각국의 정보기관은 자국의 안보와 국익을 위태롭게 하는 나라나 세력이 있다면 도청·절취·매수·역정보·해킹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수행하는데 이를 경찰이 수행하기는 불가능한 것이다.

 

국가안전보장과 같은 핵심 영역의 경우 다층구조 속에서 중첩적으로 운용되는 가외성의 원칙이 반드시 필요하다. 마치 자동차의 브레이크가 하나일 때보다 2개 이상 이중 장치가 되어 있으면 훨씬 안전운행이 보장되는 것처럼 오류의 발생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문재인 정부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전면 폐지하고 경찰에 전속적 관할권을 부여하여 국정원 ‧ 검찰 ‧ 경찰이 이중 ‧ 삼중, 중첩 ‧ 보완적으로 해오던 대공수사를 경찰 한 기관이 혼자서 처리하게 하는 것은 국가안전보장의 근본 틀을 훼손하는 심각한 안보 자해행위다. 경찰이 본연의 임무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때 이를 시정 내지 보완할 어떠한 수단도 없기 때문이다.

 

홍보활동 등 구체적인 실천방안

 

현실적으로 제21대 국회의 의석 분포상 대공수사권을 회복시키는 국정원법 일부 개정안이 다시 통과되긴 어렵다. 어쩔 수 없이 2024년 제22대 국회에서 여당이 다수당이 되면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부활시킬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도록 기다릴 수는 없는 것, 지금부터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활동이다. 지금의 안보 수사 체계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왜 다시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이 회복되어야 하는지 적극적인 여론전이 필요하다. 발제자가 대공수사권 회복과 관련하여 대통령의 의지, 즉 통치권의 방향이 매우 중요한데 통치권의 자유의지적 선택을 이끄는 가장 중요한 토대가 '국민 대중의 지성'이라고 강조한 것과 동일한 맥락이다.

 

둘째, 집권당의 총선 공약에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부활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 대공수사권 폐지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간 상태에서 수적 우위를 가진 민주당이 일방 처리했다는 점에서 이를 바로 잡는 공약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에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회복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아쉬운 점이다.

 

셋째, 국회에서 법 개정 상황이 조성될 때까지 경찰청 안보수사력을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안보수사국을 국가수사본부에서 독립시켜 국가안보수사본부 체제로 운영해 활동의 독립성을 확보해주고 인력·예산·장비·교육훈련 등을 강화해야 한다. (경찰의 안보수사 인력은 2018년 478명으로 2017년 576명보다 98명 줄었다. 2020년 451명까지 줄었다. 이후 2021년에는 안보수사 인력이 566명으로 크게 늘었지만, 경찰 외사국이 담당하던 대테러·산업보안 등 인력 105명이 추가된 영향 때문이다)

 

넷째, 야당의 극렬 반대나 총선 결과에 따라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부활이 사실상 어려울 경우 대통령 소속의 ‘국가안보수사청’ 신설 등 다른 대안으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예컨대, 21세기 초국가 안보위협에 직면한 상황에서 미국의 연방수사국(FBI)과 같이 간첩, 방첩, 대테러, 사이버 테러, 첨단산업보안 관련 안보수사를 통합적으로 독립 수행하는 안보수사기관을 신설해 국가안보 대응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논리는 충분히 대국민 설득이 가능할 것이다.

 

‘자유의 적에게는 자유가 없다(생 쥐스트)’

 

서정욱 법무법인 민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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