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93명의 실향민 1세대 어르신들의 애환이 녹아있는 인터뷰가 담겼다. 어쩌면 평범한 월남 1세 어르신들의 애절한 이야기가 고향을 잊어가는 젊은 세대들에게 좀 더 리얼하게 다가갈 수 있겠다는 생각도 쉽게 든다.
무엇보다 떠나 온 고향을 아프게 기억하고 월남했을 때 겪었던 일, 월남 후 지난 세월 치열하게 살아오신 이야기를 후세에게 전할 수 있는 실향1세 어르신들이 점점 세상을 떠나고 있다는 사실에 직시했다. 뭔가 기록을 하고 싶었다.
평안남도 제21대 명예시장, 군수들이 주축이 되어 ‘두고 온 고향...’ 발간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1년 동안 꾸준하게 작업을 해왔다. 인터뷰하는 동안 감정이 북받쳐 눈시울을 적시는 분도, 소리 내어 우시는 분들도 있었다고 한다.
인터뷰에 참여한 모든 분들이 고향을 사무치게 그리워했고 꿈에서도 잊지 못한다고 하였다. 사랑하는 가족을 두고 떠나왔던 그 시절부터 어언 70여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고향을 회상할 때는 20세 안팎의 나이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월남 후 아무 연고도 없는 남한 땅에서 역경을 딛고 강인한 이북도민의 정신력으로 새로운 삶을 개척하여 군인으로서, 교사로, 공무원으로 또한 기업인으로 자유민주 사회 남한 땅에 굳건하게 뿌리를 내린 실향민 1세대 어르신들이다.
그들의 삶의 이야기를 정리하며 숙연해지고 자랑스러웠다고 한다. 한 분 한 분의 삶이 곧 해방 후 우리나라 삶의 역사라고 생각된다. 귀하고 자랑스러운 이들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서 후세에 전할 수 있어 다행이다.
이명우 제18대 평안남도지사가 발간사를 맡았다. 조명철 평안남도지사, 최용호 이북도민회중앙연합회장,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이 축사를 썼다. 책자는 1·2권으로 되었고 모두 93명의 월남 1세대 어르신들의 심층인터뷰가 들어있다.
책에는 부록 ▲평남인의 기질과 인물 ▲평남무형문화재와 평남출신 전통문화예술인 ▲월남 1세대와 이북도민 수 ▲해방 이후와 6·25전후 주요사건 연표로 되어있다. 이 책의 구상과 추진 경과도 생동하게 기록했다.
분단과 전쟁의 아픔을 누구보다 생생하게 경험한 실향민들의 애환을 담은 도서 ‘두고 온 고향 남기고 싶은 이야기’는 1권 641쪽, 2권 557쪽이다. 편집은 이명우, 박영철, 은예린. 대성인쇄사가 펴냈다.
림일 객원기자 <저작권자 ⓒ 통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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