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서 100만 성도 운집...북 동포위해 기도하는 것 바램입니다”

[인터뷰] 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 임현수 원로목사

림일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3/10/25 [14:35]

“광화문 광장서 100만 성도 운집...북 동포위해 기도하는 것 바램입니다”

[인터뷰] 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 임현수 원로목사

림일 객원기자 | 입력 : 2023/10/25 [14:35]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10일부터 일주일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러시아(연해주 지역, 대표적 도시 블라디보스토크)를 공식 방문했다. 코로나19 이후 첫 외국방문으로 역대 해외방문 중 체류 일정이 가장 길었다.

수령인 김정은의 러시아 공식방문을 TV로 보면서 북한주민들의 우선 관심은 식량이었다. “원수님(김정은)께서 이번에 러시아에 가서 밀가루라도 좀 가져오지 않겠나?” “이제야 숨통을 조금 트이게 되었다등의 유언비어가 허다했다.

인터넷이 당국에 의해 차단되어 세상 밖을 모르고 사는 북한주민들은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소식을 관영 언론인 노동신문조선중앙TV’를 통해 접했다. 수십 년 식량부족 고통과 당국의 정치(사상) 통제를 받고 사는 그들이다.

이런 억울하고 불행한 인민들 못지않게 과거 북한의 감옥에서 949일간 억류되어 고난과 시련을 겪은 사람이 있다. 캐나다 시민권자인 토론토 큰빛교회 임현수 원로목사다. 최근 인천광역시 논현동에서 임현수 목사와 만났다.

 

 -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어떻게 보았는가.

세세연연 인민들은 혹독한 굶주림에 허덕이는데 최고지도자는 전혀 딴 나라 사람 같이 보였다.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은 주로 우주연구기지, 군용비행장, 함대(해군)기지 등 군사 관련 부문을 참관했다. 저들의 침공으로 시작한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이다.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을 제공한다는 정보는 예전부터 있었다.

- 무기 제공 대가는 뭐라고 보나.

북한서 무기를 지원받은 푸틴은 김정은에게 식량 수만 톤 주었을 것이다. 푸틴이 평양에 2020년처럼 밀가루 5만 톤 무료제공 뜻을 밝혔으나 김정은이 평양상황이 나쁘지 않다며 거절했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왔다. 김정은의 체면을 살려주려 한 선한 거짓말로 보인다. 언론을 완벽히 통제하는 독재사회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 아니겠는가. 러시아서 지원받은 밀가루는 군부나 간부들에게 배급할 것이다.

- 북한·러시아 군사협력이 가속화 될 것이라 생각하나.

그렇게 보인다. 일부 사람들은 북한의 군사비지출이 클수록 김정은 체제가 빨리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한다. 그것은 북한을 잘 몰라서 하는 소리다. 김정은 체제가 그렇게 허술한 시스템이 아니다. ·러 군사협력이 강화될수록 더 힘들어질 2천만 인민이다. 문제는 김정은이 인민들의 고통은 외부(미국, 남한)에 있다고 보는 강한 인식이다.

- 진짜 그렇게만 볼까.

집무실과 관저에서 인민들 몰래 CNN, BBC, NHK, 남한신문 등 세계 유수언론을 속속 들여다보는 김정은이 자기가 나쁘다(부정:negation)는 것을 왜 모르겠는가. 어쩌면 자신과의 싸움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인민의 고통은 외부에 있다고 보는 게 속이 편하지 않을까? 어차피 자기가 그 고통을 해결할 방도나 능력도 전혀 없는 이상 말이다.

 

북의 군사비 지출 클수록 김정은 체제가

망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은 문제가 있어

북 체제 허술한 시스템이 아니며 북·

군사협력이 강화될수록 2천만 인민들은

더 힘들어져...김정은이 인민들 고통은

·미에 있다고 보는 강한 인식이 문제

 

 - 자신을 소개해 달라.

1955216일 서울 명동에서 태어났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똑같은 생일이다. 북에서 수령의 생일은 민족최대의 명절이다. 덕분에 휴일이어서 기도는 많이 했다. 모친은 황해도 해주 태생인데 해방 전 서울의 숙명여자중학교로 유학을 내려왔고 지금도 살아계시며 올해 97세다. 나는 1986년 캐나다로 이주, 1990년 토론토 큰빛교회(교인 수 약 3천명) 2대 담임목사로 부임했고 약 30년간 목회를 했다.

- 언제부터 북한을 왕래했나.

고난의 행군초기인 1997년부터이다. 어떻게든 굶주림에 허덕이는 동포를 살려야겠다는 마음이 불쑥 들었다. 북녘 동포들이 수령을 잘못 만난 탓에, 거기에 무정한 남한 국민들로 인해 생계고통이 지속된다면 이는 더 말할 필요 없이 후대와 역사 앞에 죄를 짓는 것이다. 그동안 5천만 달러(한화 550억 원) 상당의 각종 생활물품을 무상으로 북한에 지원했다. 18년간 모두 150회 북한을 왕래했다.

 - 북한에서 활동은 어려웠을 텐데.

김정일의 친필증서를 받았다. “이 사람이 원하는 곳은 어디든지 가게 하라. 누구든지 만나게 하라! 김정일.” 이란 글귀인데 나는 김정일이 대단한 사람임은 이 증서를 받고 알았다. 언제 어디서든 무사통과이고 최고의 예우와 대우를 받았다. 쉽게 말하면 김정일 외 모든 간부와 인민들이 나를 깍듯이 대해주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캐나다 이주, 90년 토론토 큰빛교회

2대 담임목사로 부임해 30년간 목회

 

고난의 행군초기 97년부터 굶주림에

허덕이는 동포들 살리겠다는 마음에

5천만 달러(한화550억원) 상당의 각종

생활물품들을 무상으로 북한에 지원

18년 간 모두 150여회 북한을 왕래

 

- 어떤 품목을 지원해주었는가.

함북도 라진선봉 지역 등에 이불 3만장과 시력이 나쁜 주민들 위해 안경 80만개(2천만 원 상당)를 지원했다. 또한 육아용 암(우유)가루, 설탕, 콩기름(식용유) 등을 애육원에 보내주었다. 2011년 이후 김정일 직속의 기동타격대 군용차량(5톤 급) 300대를 지원받았다. 우리가 중국에서 준비한 차량까지 도합 1,300대에 강냉이를 가득 싣고 북한 여러 지역을 다녔다. 식량포대에 성경구절, 십자가까지 그려 넣었다.

 

 

 어려운 북한동포 돕다 북 감옥에서 캐나다 정부의 도움으로 살아 돌아온 임현수 목사.


- 가장 안쓰러웠던 부분은.

굶주림에 허덕이는 애육(고아)원의 아이들이다. 1997년 이후 황주, 해주, 사리원, 원산, 함흥, 종성, 청진, 라진선봉 등 10곳의 애육원에 10년간 1350명의 고아들을 입양했다. 1개 애육원에 보통 300명의 고아가 있었다. 다소 놀라운 것은 고난의 행군이 끝난 2000년에 애육원이 기존의 10배 이상으로 늘어났다는 점이다.

 

함북 라진선봉 지역에 이불 3만장과

시력이 나쁜 주민 위해 안경 80만개

육아용 우유가루, 설탕, 식용유 지원

 

2011년 김정일 직속의 기동타격대와

군용차량 300대를 지원받아 중국에서

준비한 차량까지 도합 1,300대 식량

강냉이를 가득 싣고 북한 지역 다녀

 

 - 북한당국의 불신을 사게 된 계기 무엇인가.

20137월 북미 지역 40여개 선교단체 연합 집회가 있었고 북한이 못사는 것은 수령의 동상이 많기 때문이다. 그것이 하루속히 없어져야 한다는 내용의 설교를 했다. 그 장면을 누군가 몰래 집회규칙을 어기고 휴대폰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렸다. 북한의 보위부나 통전부 같은 대남기관에서 들여다보는 인터넷이다.

 - 체포된 경위를 말해 달라.

2015128, 함북 나선에 우리가 지어준 2,000명 수용능력의 대형목욕탕 개소식에 참여했다. 이후 북측 관계자가 평양의 무역상(장관)이 림 목사를 남북경협문제 조언 받을 일로 급히 찾는다며 평양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흔한 일이어서 별의심이 없었다. 함흥을 지나 평양에 도착하여 호텔에 들었다. 저녁식사 마치고 방에서 쉬는데 검은 양복을 입은 요원 8명이 들여 닥쳤고 즉석에서 수갑이 채워졌다.

 

20137월 북미 지역 40여개 선교단체

연합 집회에서 북이 못사는 것은 수령의

동상이 많기 때문이다. 그것이 하루속히

없어져야 한다는 내용의 설교 장면을

누군가 휴대폰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려

 

- 어디로 갔으며, 그 곳에서의 생활은.

평양 주변 외국인 수용소로 느껴졌다. 나 혼자 수감된 수용소 관리자는 50명이다. 심문 2개월 지나서 매일 8시간씩 강제노동을 했다. 겨울에는 언 석탄을 곡괭이로 깨는 일을 했고 여름에는 농작물, 거름주기, 풀베기 등을 했다. 양손이 모두 터지고 양발가락은 영양부족으로 시커멓게 변했다. 식사는 매끼 돌이 섞인 밥 한 공기, 염장양배추, 된장물이 전부다. 그렇게 949일간 보내니 체중이 27kg 빠지더라.

- 회유, 협박, 고문 등은 없었나.

내가 외국인(캐나다 시민권자)이니 고문 같은 것은 없었다. 심문은 허 부장이라는 특수조사관이 담당했다. 눈에 독기가 오른 그가 날보고 우리의 최고 존엄을 모독한 림 목사 당신을 당장 고사포로 쏴 죽이고 싶다고 했다. 그러다가도 어떤 때는 내가 당신이 이번 죄만 없다면 친한 친구로 사귀고 싶다고도 했다.

 

2015년 평양호텔에서 저녁식사 마치고

쉬는데 검은 양복을 입은 요원 8명이

들어와 수갑 채워...혼자 수감된 곳은

평양 주변 외국인 수용소로 느껴져

 

 심문 2개월 지나 매일 8시간 강제노동

양손이터지고 양발가락은 영양부족으로

시커멓게 변해..식사는 매끼 돌이 섞인

밥 한 공기, 염장양배추, 된장물이 전부

949일간 보내다보니 체중이 27kg 빠져

 

 -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은.

18년간 150회 왕래하면서도 잘 몰랐던 북한제체를 똑바로 알고 싶었다. ‘김일성 회고록’(1~8), ‘인민들 속에서’, ‘항일 빨치산들의 회상기등 북한주민들이 필독하는 서적을 요구했고 열독했다. 서적 내용은 100% 거짓이었다. 어쩌면 북한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종교에 빠진 2천만 광신도가 사는 사회라고 보면 맞다.

- 석방과 추방 경위를 소개해 달라.

최고존엄모독죄로 받은 사형선고는 이후 무기징역형으로 바뀌었다. 죄목은 특대형국가전복음모죄’, ‘탈북자 반동들 도운 죄’(캐나다 체류 탈북자 600명의 영주권 발급도움) 등이다. 평양 주재 스웨덴대사관이 내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북한당국은 미국 CNN과의 인터뷰를 허락했고 삭발에 죄수복을 입은 내 모습이 전세계에 중계되었다. 캐나다 정부와 세계 종교계가 나의 석방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UN에 제출했다.

 

북한제체 똑바로 알기위해 김일성 회고록

항일 빨치산들의 회상기등 주민들의 필독

서적을 요구했고 열독...내용은 100% 거짓

북한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종교에 빠진

2천만 광신도가 사는 사회라 보면 맞을 것

 

 - 캐나다 정부인사가 평양방문에 함께 나왔던데.

201788일 캐나다 정부 국가안보보좌관이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특사로 평양에 도착했고 북한 측과 모종의 협상을 가졌다. 다음날 북한당국은 교화 중에 있던 카나다 공민 림현수가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병 보석되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10일 총리 전용기 2대를 급파하여 나를 안전하게 데려온 캐나다 정부다.

- 949일 억류 사건이 생겼다고 보는가.

개인적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나의 북한에서 지원활동을 협조해준 해외동포원호위원회가 있으면 반드시 알게 모르게 나를 감시하는 국가보위부도 있다. 두 특수기관의 업무성격은 서로 다르며 분명한 것은 자기 업무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아마도 나를 놓고 두 기관의 상부 충성경쟁이 서로 충돌하지 않았을까 짐작한다.

 

20178월 캐나다 정부 국가안보보좌관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특사로 평양에 도착

북한 측과 모종의 협상...북한은교화 중에

있던 카나다 공민 림현수가 병 보석되었다

공식 발표, 이튿날 총리 전용기 2대를 급파

북한에서 안전하게 데리고 온 캐나다 정부

 

- 한국 내 탈북민 사역에 열성이던데.

1년 중 반은 캐나다와 해외서, 반은 한국서 보낸다. 통일을 위해서 남한 국민들은 북한동포 사랑하는 마음을 3만 탈북민부터 가져야 한다. 현재 탈북민 목사는 70, 신학생은 150여 명이다. 통일은 어느 날 도둑처럼 올수도 있다. 순수한 북한사람들은 남한의 온갖 사이비, 이단 종교 등에 현혹되어 심한 고통을 받을 수 있다. 그때를 대비해서 탈북민 전도특공대(500명 규모)를 준비하자는 것이 목표다.

- 6명의 한국인 선교사가 아직 평양에 갇혀있다.

김정욱, 최춘길, 김국기 등 한국인 선교사들의 북한 억류 10년째다. 한국 정부가 적극 나서 그들의 생사를 확인하고 석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지 못하면 무엇에 필요하겠는가. 한국은 미국과 캐나다의 모범을 배워야 한다. 두 나라는 지난 10년간 10명의 억류자를 석방·귀환시켰다.

 

1년 중 반은 캐나다와 해외서 거주

통일을 위해서라면  남한 국민들은

탈북민부터 사랑하는 마음 가져야

 

현재 탈북민 목사 70, 신학생 150

순수한 북한사람들이 남한의 사이비

종교에 현혹되어 고통 받을 수 있어

그때를 대비 전도특공대 준비가 목표

 

- 통일사역에서 바라는 것이 있다면.

북녘 동포들이 저렇게 3대 독재통치의 고통 속에 사는 것은 동포인 우리의 책임도 분명 있다. 1960~90년대 서울 여의도광장서 기독교 성도(국민) 100만 명씩 모여 민족복음화, 경제부흥, 통일된 나라 건설을 위해 금식하고 철야기도 했던 우리 국민들이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100만 국민이 평화! 자유! 통일!”, “김정은 독재 반대!”를 외치며 헐벗고 굶주리는 북녘 동포들을 위해 통성으로 기도하면 좋겠다.

- 김정은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소불위의 막강한 권력을 가진 그 어마어마한 수령 직무가 단순히 자신에게 차려진 운명적인 행운이라고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당신을 받들고 따르는 인민이 있기에 그 수령 자리도 있는 것 아닌가. 부디 인민을 하늘처럼 받드는 지도자가 되라. 당신이 진정 인민에게서 존경을 받는 지도자가 되면 하나님도 크게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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