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시기 미국의 외교를 주도하며 대통령에 필적하는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29일(현지시간) 타계했다. 향년 100세.
1923년 독일 퓌르트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난 고인은 모교인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던 1969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학자의 길에서 현실 외교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1973년 그는 미국과 남·북 베트남 사이 종전을 선언하는 파리평화협정을 도출했다는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77년 국무장관에서 물러난 뒤 공직을 맡은 적이 없지만, 미 행정부와 외교가에 대한 영향력은 줄어들지 않았다. 자신의 이름을 딴 컨설팅 기업을 기반으로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의 여러 공공·민간 기관에 자문을 제공하기도 했다.
고인은 왕성한 저술 및 강연 활동을 지속해 왔다. 최근까지도 100세의 고령에도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문제는 물론 인공지능(AI) 기술의 국제정치학적 함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글을 남겼다.
대표 저서로는 올해 한국에서 첫 완역본이 나온 <헨리 키신저의 외교>를 비롯해 <세계 질서> <중국 이야기> <리더십> <선택의 필요성> <핵무기와 외교정책> 등이 있다. 고인은 모두 21권의 저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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