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후원의 밤이 열리던 날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이 일어났습니다. 2010년 11월 23일입니다. 이 단체 창립멤버로, 후원금을 챙겨 들고 가던 도중에 북한의 포격 뉴스를 들었습니다”
서울에서 온 이갑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 회장이 9월 27일 LA리아타운에 있는 더원뱅큇 연회장에서 강연을 이렇게 시작했다.
이갑산 회장은 “이로 인해 후원의 밤에는 긴 침묵이 흘렀다”고 회고했다. 우리 민족을 돕자고 북한돕기 후원 모금을 하던 날, 북한이 감행한 도발에 수백 명의 참여자들이 할 말을 잊었다는 얘기였다.
후원의 밤은 마포에 있는 서강대의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침묵을 깬 사람은 인명진 목사였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아이들과 민족을 도와야 한다”며 “북한돕기를 호소해 행사를 마무리 지었다”고 이갑산 회장은 말했다.
이갑산 회장의 강연은 LA한인축제 개막 이튿날인 9월 27일 저녁에 열렸다. 그는 LA코리아타운에 있는 더원뱅큇 연회장에서 ‘민간차원의 대북인도적 지원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이날 강연은 민주평통LA협의회(회장 이용태)와 범사련이 공동으로 개최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2024 한미평화심포지엄’의 메인 프로그램이었다.
심포지엄에는 LA 민주평통 위원들과 미주범사련, 남가주월남참전전우회, 3.1여성동지회, 한국에서 방문한 범사련의 시민단체장 30명 등 150여 명이 참여했다.
시애틀에서 온 정정이 서북미 한국학교 이사장과 LA에 거주하는 정주현 미주대한체육회장 및 세계한인체육회총연합회장, 정동완 LA한인상공회의소 회장, 오렌지카운티에서 온 이규성 전 미주대한체육회장 등도 내빈으로 참여했다.
강연장의 한 켠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8.15 통일독트린 337정책을 적극 지지합니다’라고 쓴 플래카드도 걸려있었다. LA 민주평통에서 내건 현수막이다.
“최근 한 종교단체 대표가 찾아와 하소연했습니다. 북한에 병원을 지어주고, 아이들 분유도 지원해왔던 단체 대표였습니다. 그는 윤석열 정부 들어서 대북관계가 두절돼 북한과 대화할 길이 없어 손 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갑산 회장은 “최근 야당에서 북한과 통일하지 말자, 30년은 통일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그렇게 해서는 통일이 됐을 때 우리가 무엇을 했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면서 “민간차원의 인도적 지원과 교류의 문은 늘 열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 중도 진보 의견을 가진 시민들이 한 테이블에 앉아 상대방의 의견을 듣는 연습을 합니다. 북한을 어떻게 볼 것인가? 대북인도적지원사업은 계속해야 하나 등의 주제로 서로의 생각을 털어놓습니다. 지난 7년간 전국을 돌며 8천 명의 시민들과 함께했습니다”
이갑산 회장은 “동경과 북경, LA, 시애틀 등 해외에서도 이 행사를 개최했다”면서 “해야 할 일을 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LA 유학 시절부터 40년 이상 알고 지낸 이용태 민주평통 LA협의회장이 북한 돕기라는 민감한 문제를 함께 논하는 오늘 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해준 용기에 감사드린다”면서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