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일부 구간 폭파
폭파 위험반경 500m…수십 개 구덩이마다 TNT 수십㎏ 묻어
합동참모본부, MDL에서 10m 떨어진 지점에 가림막 설치 감행
송두록 기자 | 입력 : 2024/10/15 [18:53]
북한이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일부 구간을 폭파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15일 밝혔다.
합참은 이날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북한군은 오늘 정오께 경의선 및 동해선 일대에서 (남북) 연결도로 차단 목적으로 추정되는 폭파 행위를 자행했으며, 현재는 중장비를 투입해 추가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15일 군사분계선(MDL) 10m 앞에서 TNT를 터뜨려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를 파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은 MDL 이남까지 영향이 미치는 이 폭파가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자위권 차원에서 북쪽을 향한 대응 사격을 MDL 이남 지역에 실시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경의선과 동해선 모두 MDL에서 약 10m 떨어진 지점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그 너머에서 폭파를 감행했다.
북한은 폭이 20m 정도인 두 도로에서 경의선은 70m, 동해선은 그보다 약간 짧은 길이에 걸쳐 폭약을 설치했다. 두 도로에 구덩이 수십 개를 각각 파고, 그 안에 TNT 수십㎏를 넣어 터뜨렸다고 한다. 도합 수천㎏에 이를 수 있는 양인데, 군 관계자는 "도로 아스팔트를 걷어낼 목적으로 볼 때 그리 많은 양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군 관계자는 "수십m 길이 도로에서 작업하는 것으로 봐서 어마어마한 양을 넣어 폭파하려나 추측했는데 오늘 실제로 한 것을 보니 '보여주기 쇼'였던 것 같다"며 "그들이 주장하는 단절 조치를 가시화해서 보여준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처음에 관측할 때는 도로 전체를 폭약으로 뒤덮어 완전히 없애버리는 수준의 폭파가 예측됐지만, 실제로는 도로 중간중간 부분을 폭약으로 깨고는 굴삭기와 덤프트럭으로 파편을 걷어낸 정도라고 한다.
구덩이 형성 작업은 북한군 총참모부가 '남북 완전 단절과 요새화'를 9일 발표한 직후부터 인원이 투입되면서 개시됐다.
경의선과 동해선에 각 100여 명이 투입됐고, 흔히 도로에 구멍을 낼 때 쓰는 전동 드릴 등 장비 없이 오로지 곡괭이로 찍고 삽으로 퍼내는 식으로 작업했으며 이후 폭약을 채우고 흙으로 덮는 장면들이 포착됐다.
북한은 지난 1월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 일대에 지뢰를 매설한 바 있다. 지뢰는 도로 좌·우측 등 사람이 도로로 접근할 수 있는 지점에 주로 묻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연합뉴스는 알렸다.
군 관계자는 "지뢰 등으로 도로의 폐쇄는 이미 됐던 것이고 이번에 도로 자체를 날려버린 것"이라며 "북한이 지속해온 남북 단절 조치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고, 극적인 드라마 같은 효과를 노렸다고 생각한다"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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