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해야 할 부분과 책임 감수... 중장기 외교적 투자 필요”

한국의 외교적 리더십: 자유주의 국제질서와 인권 수호 위한 전략적 접근

이진우 한반도청년미래포럼 국제지부 대표 | 기사입력 2025/03/21 [15:45]

“희생해야 할 부분과 책임 감수... 중장기 외교적 투자 필요”

한국의 외교적 리더십: 자유주의 국제질서와 인권 수호 위한 전략적 접근

이진우 한반도청년미래포럼 국제지부 대표 | 입력 : 2025/03/21 [15:45]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NED),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국(DRL), 국제공화연구소(IRI) 등의 예산이 대폭 삭감되고, 구조조정이 진행되오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국내외 북한 인권단체들이 심각한 어려움을 겪으며, 일부는 존폐 위기에 직면한 급박한 상황이다.

 


특히 미국 글로벌미디어기구(USAGM)도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그동안 미국의 자유와 인권을 대표하는 목소리로 초당적 지원을 받아온 미국의 소리(VOA)와 자유아시아방송(RFA) 역시 전례 없는 운영 중단 위기를 맞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조치는 전통적인 공화당 외교안보 가치인 자유의 모범을 지향한 레이건주의와는 다른 방향을 제시한다. 대신, 트럼피즘과 레이건주의가 결합된 형태로, 자유민주적 철학이 대폭 축소된, 새로운 방식의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를 추구하며 자유민주주의 수호자로서의 역할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러한 격동의 상황 속일수록 한국 외교는 원칙을 고수하며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원칙과 정체성, 가치가 결여된 실리 외교는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얻지 못한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 국가로서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도움과 혜택을 받아온, 국가적 가치의 명확성이 있는 국가이다. 또한, G7 플러스 외교를 추진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원칙이 모호한 외교 정책 방향은 인도태평양 역내 국가들과 유럽,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상호 신뢰 및 중장기적 파트너십 구축에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다.

 

이러한 외교 방향은 단기적으로 일부 국가와 관계 악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상호 이해와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은 자유주의 국제 질서를 지키고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수호하는 거버넌스를 선도하기 위해, 국제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을 촉진하는 기금을 주도적으로 설립할 필요가 있다.

 

현 정부는 작년부터 북한자유인권펀드 설립을 위한 TF를 추진하고 있으며, 국내외 정치권과 전문가 집단에서 최근 한국판 NED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자유민주주의 국제기금은 북한 인권에만 국한되지 않고, 인도태평양 지역 역내의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 나아가 자유주의 국제 질서의 가치를 지킬 수 있는 방향으로 새롭게 설립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 관련 기금 설립과 기본 기금 마련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여, EU, 일본, 캐나다, 호주 등이 주요국으로 참여하고,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로 회원국의 저변을 넓혀야 한다. 또한 다국적 사무국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개하여 역내 외 자유민주적 가치를 지키고, 역량을 강화하며 협력하여 상호 이해와 의존을 높여야 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그동안 국내 정권 교체와 국제 정치적 영향을 받아온 국내외 인권 단체들이 재정적·전략적 의존성을 줄이고 자율성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관련 생태계를 중장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자유민주주의 국제기금은 참여국 청년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여,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중장기적으로 지키고 강화할 수 있는 차세대 펠로우십과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를 통해 청년 전문가들을 적극적으로 육성함으로써, 관련 생태계를 긍정적으로 유지하며 발전시킬 수 있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존경받는 국가로서,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리더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희생해야 할 부분과 책임을 감수하며, 중장기적인 외교적 투자가 필요하다.

 

정체성과 원칙 없이 실리만을 추구하는 것은 단기적인 대응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한국의 중장기적 외교 신뢰도와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조지타운대학교외교학 석사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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