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복된 ‘북한 핵보유국’ 발언이 북한의 관여를 유도하기 위한 협상 전략의 일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전략적 발언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정부의 대북정책 목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헤리티지재단은 지난 3월 1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또 다시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라고 언급한 데 대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다른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해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평가하는 차원에서 그렇게 표현한 것이지, 북한을 공식적으로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하거나 수용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1월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같은 발언을 했지만, 그동안 국무장관, 국방장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고위 당국자들이 잇따라 ‘북한 비핵화’가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임을 재확인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의 회동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뉴클리어 파워’ 지도자라고 부르며,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재구축할 용의가 있음을 거듭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일인 지난 1월 20일에도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라고 지칭하며 “나는 북한과 잘 지냈다”고 밝힌 바 있는데, 또다시 같은 발언을 한 것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반복적인 발언에 ‘전략적 의도’가 내포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표현엔 북한의 핵무기 입장을 인정함으로써 미국과 북한 간 또 다른 대화의 기회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일종의 호의를 얻으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1기 때 강대강 전략을 통해 북한과의 협상 테이블을 마련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과거 친분을 바탕으로 이른바 ‘당근’을 제시하며 북한의 재관여를 유도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핵 보유국’ 발언을 반복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재관여’라는 분명한 동기를 바탕으로 이 같은 발언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과 악수를 하고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 직접 대면해 대화를 나눴다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 명백한 성공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이번 임기에서도 이를 반복하려는 상당한 의지가 있으며, 참모들 역시 어떤 부분에서 과거의 성공을 반복할 수 있을지를 모색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그런 차원에서 북한이 관심을 끌만한 발언을 화두로 던지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북한 핵보유국’ 발언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거듭 분명히 밝히고 있는 미국 정부의 입장과 충돌하는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핵보유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해서 대북정책의 변화를 시사한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갖고 있는 현실을 언급했을 뿐이며, 어차피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그러한 현실을 인정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추구한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더 이상 비핵화를 달성할 수 없으며, 이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한다면, 그것은 미국 정책에 있어 매우 큰 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정권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을 피하는 것도 향후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통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