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곧 중국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김정은이 이번에 중국을 방문하면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와 2019년 6월에 만난 지 거의 6년 만에 다시 만나는 셈이 되며, 제6차 북중정상회담을 개최하게 되는 것이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도 이날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 80주년) 기념활동’ 준비 상황 브리핑에서 “시진핑 주석의 초청으로 26명의 외국 국가 원수 및 정부 수뇌가 기념 활동에 참석한다”며 김정은이 포함된 참석자 명단을 발표했다.
중국 발표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베트남과 이란, 라오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몽골, 파키스탄, 네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벨라루스 등의 정상이 이번 행사에 참석하기로 결정됐다. 한국은 우원식 국회의장 등 각국 고위급도 참석자 명단에 올랐다.
김정은이 이번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기념행사에 참석함으로써 그의 할아버지 김일성처럼 앞으로 외교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게 될지 주목된다.
그동안 다수의 정상들이 참석하는 국제행사에 모습을 드러내길 꺼렸던 김정은이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기념행사 참석을 결정한 배경으로는 다음과 같이 여섯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로, 북한이 올해 10월 10일의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행사와 내년 노동당 9차 대회를 성대하게 치르려면 중국의 원조가 절실한 상황이어서 10월 10일 기념행사 한 달 전 방중을 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2024년 상반기까지 북한 시장에서 1kg당 5,000원대를 유지하던 쌀 가격이 2025년 6월에 1kg당 10,000원을 넘어섰다. 7월에는 13,000원대로까지 올라 만약 중국으로부터의 대규모 쌀 수입 등이 없으면 북한 지도부는 주민들의 냉담한 반응 속에 두 개의 중요한 행사를 치러야 할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이 항일전쟁 승리 80주년 기념행사에 김정은을 초청함으로써 김정은은 시진핑 총서기와 양국 간의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자연스럽게 경제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이 올해 개장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 대규모로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도 중국공산당 지도부의 협조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중국의 경제 분야 전문가 등이 수십 명 평양에 들어간 점을 고려하면 중국도 북한과의 경제협력 확대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둘째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에 대한 협상이 시작된 점을 고려해 북한도 러-우 전쟁 이후에 대비할 필요가 발생할 수도 있다.
러-우 전쟁 이후에도 북·러 간 협력 분위기는 계속 유지되겠지만, 북한으로서는 지금까지의 ‘특수’가 사라지게 될 것이기 때문에 북·중 관계의 복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셋째로 10월 말~11월 초 경주에서 개최될 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총서기가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과 너무 가까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김정은이 북중 관계 복원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넷째로 김정은의 이번 방중은 이재명 대통령의 방일 및 방미를 계기로 한미일 협력이 강화되는 것에 대한 대응 성격도 있을 것이다.
김정은은 시진핑 총서기 및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과의 회담을 통해 북중러 삼국 협력의 확대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섯째로 김정은의 이번 방중은 트럼프 대통령의 APEC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이루어질 수 있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중러와의 입장 조율 차원의 성격도 있을 수 있다.
김정은은 2018년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전에 시진핑 총서기를 먼저 만났고, 2019년 하노이 정상회담 전에도 중국을 방문해 시 총서기를 만나 양국의 정책공조를 모색한 바 있다.
여섯째로, 김정은은 이번 방중을 통해 이란과 같이 매우 우호적인 국가들과의 협력 확대를 모색할 수 있다. 그러므로 향후 북한과 이란 간의 협력이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 전승절 행사에 한국의 우원식 국회의장도 참석하지만, 김정은과의 의미 있는 대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북한에서 핵보유가 김정은의 최대 업적으로 간주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가 북한에게 ‘비핵화’를 요구하는 한 북한은 남한과의 대화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김정은의 중국 전승절 기념행사 참석을 통해 북·중·러 관계가 더욱 긴밀해지고, 북·중간의 경제협력이 더욱 확대된다면 한국은 더욱 심각한 안보 위협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
북한과 중국이 핵무기를 급속도로 늘려감으로써 동북아에서 핵비확산체제가 이미 붕괴된 상황에서 한국정부가 북한 비핵화 목표에 계속 집착한다면 한국의 안보환경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저작권자 ⓒ 통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