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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가 중국서 공안(경찰)을 피해 숨어사는 처지가 비참하다. 포상금에 중국인들이 공안에 고발하기도 한다. ‘나라 없는 백성은 상갓집 개만도 못하다’는 소리가 꼭 맞다. 그러나 탈북민이 남한 국민이 되어 한국여권을 갖고 중국으로 여행을 가면 대접을 받는다. 대한민국 국민임에 감사하여 탈북민들은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 금천구에서 ‘따뜻한마음봉사단’ 지금옥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자신을 소개해준다면. 함경남도 함흥에서 1959년 3월에 출생했다. 부친은 자동차사업소 운전수였고 모친은 주부였다. 1975년 8월, 양강도 혜산서 고등중학교를 졸업했다. 의학대학을 가려고 했으나 토대(부친의 해방 후 신민당 입당 이력)가 나빠서 못 갔다. 양강도 체신관리국 산하 체신기능공학교(1년제)를 졸업, 전신전화국에서 근무했다.
- 탈북이유는 무엇인가. 1990년대부터 직장서는 배급과 월급이 없었다. 장사를 해야만 굶지 않았다. 중국과 밀수를 하던 중 브로커와 약속하고 친구의 딸을 중국 친척집으로 보내주었다. 훗날 중국으로 간 딸과 고향 언니의 전화통화를 보위부가 감청했다. 탈북자문제는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정치범으로 보는 보위부다. 친구가 밤중에 달려와 그 사실을 알려주었고 한 달여간 피신과 고민을 하다 중 탈북을 하였다. 보위부감옥에는 가고 싶지 않았고 살자면 그 방법 밖에는 없었다.
- 언제 한국으로 왔는가. 중국에서는 탈북자들을 피해 다녔다. 탈북자 중에는 북한보위부 밀정(스파이)이 많다. 3개월 후 조선족집사를 통해 우연히 한국의 선교단체(예수제자훈련원)를 알게 되었다. 정말 행운이었다. 우선 공안단속을 피해 안전한 은신처가 있었으니 말이다. 다소 불안했으나 그 곳에서 1년 남짓 합숙하면서 성경공부와 신앙생활을 했고 이후 캄보디아, 태국을 거쳐 2014년 1월 서울로 왔다.
- 남한 생활 초기 어떻게 보냈나. 요양보호사 자격을 따고 서울에서 간병인으로 근무했다. 일하는 보람이 컸다. 동료의 소개로 어느 날 탈북민 봉사단체인 ‘목발사랑나눔봉사단’(지성호 탈북의원과 함께 하는 봉사모임)에 나가서 처음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노인요양병원 방문과 환경미화 활동, 홍수피해 현장지원 등이 너무나 좋았다. 우리 탈북민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감사했다. 탈북민들이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것이 봉사활동이라고 생각한다.
- ‘따뜻한마음봉사단’은 언제 생겼는가. 지난 2023년 11월 서울서 설립했다. 우리 탈북민들은 대부분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를 갖고 산다. 생이별을 한 가족친척과 그리운 고향에 대한 향수, 중국서 강제 북송되어 보위부감옥 고문을 경험한 탈북민들의 고통은 말로 다 표현을 못한다. 이런 정신적 고통서 벗어나는 좋은 일 중에 하나가 봉사활동이라고 본다.
- 그동안 어떤 봉사활동을 하였나. 탈북민 대안학교를 찾아가 청소 및 빨래 봉사를 했다. 탈북민 학생들 중에는 북한에서 고아가 되었거나 중국에서 엄마가 북송되어 혼자가 된 경우가 많다. 자식을 낳아 키워본 어머니의 심정에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10여 명의 회원들인 우리가 해주는 빨래가 제 엄마가 해주는 것만 못하겠지만 그래도 우리를 친어머니로 편하게 생각하여 힘들 때면 전화도 하라고 당부하였다. 아이들에게는 무엇보다 엄마의 사랑이 절실히 필요하지 않겠는가.
- 또 다른 활동이 있었다면. 취약계층에 있는 탈북독거노인, 장애인 등의 가정을 방문하여 방안 정리와 세탁 등을 해준다. 대부분 10평대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탈북노인들은 지체가 불편한 분들이 많다. 북한감옥 고문후유증, 북한과 중국에서 생긴 질병 등이다. 어느 독거노인은 수년째 알코올 중독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일도 있는데 정말 안타깝다. 그런 모습은 사실 북한에 있는 가족을 두 번 죽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본다. - 좋은 사례도 있었는가. 한때 우울증에 걸렸던 탈북민이 2년 후에는 우리 단체 임원이 되었다. 이제는 남보다 앞장서서 탈북독거노인들을 찾아내고 그들에게 다가가서 친절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노인들에게는 말을 걸어주고 들어주는 것이 우선이다. 지역 탈북민들의 자조모임도 작년과 올해 두 차례 가졌다. 여기서는 서울과 경기도 명소를 탐방하면서 힐링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회원들끼리 어느 집에 모여 북한음식도 만들어 먹으면서 담소와 고향의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 어떤 효과가 있는가. 사람은 나이가 들면 유년시절이 더 그립고 고향에 대한 향수도 깊어진다. 노인들이 고향사람들과 한자리서 맛있는 음식도 나누며 장기와 윷놀이 등으로 시간을 보내니 우울증, 스트레스 등이 없어진다. 웃음이 보약이니 억지라도 웃어야 할 것이다. 탈북노인들은 모두 건강해서 꼭 통일 후 자식들이 있는 고향으로 가야 한다.
-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나. 우리 ‘따뜻한마음봉사단’ 활동의 주요사업 중의 하나가 독거 탈북노인을 적극 찾아내는 일이다. 탈북노인들 중에는 탈북민단체가 있는 줄도 처음으로 안다는 분도 적지 않다. 그만큼 소외되고 독수공방 은둔생활을 하여왔다는 징표이다. 우리가 바쁘다고, 또 직접연관이 없다고 해서 방치하는 탈북독거노인은 그만큼 고립될 것이며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우리도 누구나 노인이 된다. 우리의 모습을 후대들이 보고 따라할 것이니 모범을 보여야 한다. <저작권자 ⓒ 통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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