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위장 취업과 진화되는 북 해커

정복규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5/10/10 [10:29]

북한의 위장 취업과 진화되는 북 해커

정복규 논설위원 | 입력 : 2025/10/10 [10:29]

AI를 악용하는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북한이다. 북한은 정찰총국 산하에 해커 부대를 두고 있다. 북한이 배후로 추정되는 해커 조직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사이버 공격이나, 해외 위장취업까지 시도하고 있다.

 

▲ 정복규 논설위원     

북한 해커들은 단순한 위장 취업을 넘어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사이버 침투를 시도하고 있다. 미국의 생성형 인공지능 기업 앤스로픽도 자사의 AI 모델이 해킹에 악용됐다.

 

북한은 이를 외화벌이에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벌인 복잡하고 장기간에 걸친 위장취업 사기 사건이다. 그리고 여기에 클로드(생성형AI)가 관련돼 있다.

 

위장 취업을 해온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북한에서 고도로 훈련받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북한 내 관련 대학을 나오고, 타국의 언어적 맥락과 문화적 배경을 갖춰야 했다. 면접을 통과하고 실제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술 역량도 필요했다. 그런데 바로 이 부분이 클로드와 같은 AI 시스템의 등장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북한 해커들은 인공지능 AI를 활용해 가짜 신원을 정교하게 만들었다. 채용 이후 실제업무도 AI로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어로 전문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운 북한 해커들이 기술 인터뷰를 통과하고 업무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도 AI의 도움 덕분이었다.

 

전문직인 IT인력이 갖지 못했던 제약 요건들을 생성형 AI가 적극적으로 도움을 줌으로써 그들에게 활동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혀주었다. 북한은 일찌감치 국가 차원에서 정보통신기술, IT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해왔다.

 

1980년대, 경제가 침체되자 인도의 사례를 참고해 IT 산업, 그중에서도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해 경제회생을 시도했다. 그 첫걸음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IT 분야 영재교육의 본격적인 추진이었다.

 

전국에서 선발한 과학 영재들이 평양 제1중학교, 금성학원 등에 집중 배치돼 조기 교육을 받았고 이후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등으로 진학시켜 전문 IT 인력으로 키워졌다. 1998, 정찰총국 산하에 '121부대'라는 해커 부대가 전격 창설됐고 엘리트 코스를 밟은 북한 IT 인력들은 본격적인 해킹 요원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북한 해커들은 북한 내부의 제한적이고 폐쇄적인 IT 환경에 따라 해외 파견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제3국 등 세계 각국에 흩어진 북한의 해커 조직들은 당국의 지령에 따라 불법 해킹과 가상자산 탈취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9년의 '7.7 디도스' 공격이다. 당시 우리나라의 청와대와 국회는 물론 미국 재무부와 국토안보부 등 한미 주요 기관의 전산망이 동시에 마비됐다. 이런 북한 해커들의 범죄는 점점 더 대담해지고 기술적으로도 고도화되고 있다. 정교한 사이버 기술을 바탕으로 거액의 암호 화폐를 탈취하는 수법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최근 북한은 AI 기술에 본격적으로 주목하며 대학에 관련 학과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김일성종합대학과 중앙과학기술통보사에선 챗GPT 사용 정황도 포착되면서 이를 해킹에 악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한국에서도 북한 배후로 추정되는 해킹 그룹이 AI로 만든 딥페이크 이미지를 이용해 사이버 공격을 시도한 사례가 포착됐다.

 

북한의 지능화되는 사이버 공격에 맞서기 위해 철저한 보안 대비와 국제사회의 긴밀한 공조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많다.

 

  • 도배방지 이미지

천연생태계와 명승의 절묘한 조화 이룬 명산 금강산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