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잃어버린 꿈...그리고 빼앗긴 미래

박준규 한반도청년미래포럼 대표 | 기사입력 2026/06/22 [15:57]

청년들이 잃어버린 꿈...그리고 빼앗긴 미래

박준규 한반도청년미래포럼 대표 | 입력 : 2026/06/22 [15:57]

 한때 청년들에게 미래는 선택의 문제였다. 어떤 직업을 가질지, 어디에서 살지, 어떤 삶을 살아갈지 고민했다. 미래는 불확실했지만 적어도 상상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청년들에게 미래는 점점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 되어가고 있다.

 

  박준규  남북평화회의 청년위원장

취업 준비는 길어지고, 어렵게 취업에 성공해도 불안은 사라지지 않는다. 월급은 오르지만 집값과 생활비는 더 빠르게 오른다. 언제 잘릴지 불안하다. 결혼과 출산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 결단의 문제가 되었다. 독립조차 쉽지 않은 현실 속에서 많은 청년들은 주식과 코인을 찾으며 오늘을 버티는 데 에너지를 쏟고 있다.

 

노력과 미래가 연결되지 않는 감각

 

청년들에게 꿈을 물어보면 대답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꿈이 없어서가 아니다. 꿈을 이야기하기 전에 해결해야 할 현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청년들은 힘들었다. 그러나 적어도 노력하면 삶이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은 존재했다. 지금 청년들이 느끼는 위기는 단순한 경제적 어려움이 아니다. 노력과 미래가 연결되지 않는다는 감각이다. 열심히 공부해도 불안하고, 취업해도 불안하고, 직장을 얻어도 불안하다. 그래서 오늘날 청년세대의 가장 큰 문제는 가난이 아니라 불안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끝이 보이지 않는 불안이다.

 

이 불안은 청년들을 점점 더 생존의 영역으로 몰아넣는다.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은지 보다 이번 달 물가와 월세, 집 마련을 걱정하고, 국가의 미래보다 자신의 미래를 먼저 걱정하게 된다. 그것은 청년들이 이기적이어서가 아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다. 문제는 이것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라는 점이다.

 

대한민국은 청년들에게 더 좋은 대학, 더 많은 자격증, 더 높은 스펙과 경력을 요구한다. 하지만 정작 그 경쟁의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청년들은 게으른 세대가 아니다. 오히려 역사상 가장 치열한 경쟁을 경험한 세대에 가깝다. 문제는 노력의 부족이 아니라 노력과 미래를 연결해 주는 사회적 사다리가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데 있다.

 

약해지고 있는 개인을 지탱해 줄 공동체

 

오늘날 청년들은 기술적으로 SNS, AI와 같은 역사상 가장 많은 연결 수단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가장 큰 고립을 경험하고 있다. 경쟁은 늘어났지만 신뢰는 줄어들었고, 연결은 많아졌지만 관계는 얕아졌다. 사회는 개인에게 책임을 요구하지만 개인을 지탱해 줄 공동체는 점점 약해지고 있다. 정치권은 청년을 이야기하고 정부도 청년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청년들이 가장 듣고 싶은 질문에 대한 답은 여전히 부족하다.

 

성장을 이야기하지만 그 결과는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기회를 이야기하지만 그 기회는 얼마나 공정하게 주어지는가. 미래를 이야기하지만 왜 청년들은 미래를 상상하기 어려워지는가. 이러한 현실은 한반도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영향을 미친다.

 

청년들이 남북관계나 통일문제에 거리를 두는 이유는 무관심 때문만은 아니다. 자신의 삶조차 불확실한 상황에서 국가적 미래를 이야기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것이다.

 

청년들에게 대한민국의 약속은 무엇인가

 

청년들이 국가보다 생존을 먼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단순한 세대 현상이 아니다. 그것은 대한민국이 미래세대와 맺고 있던 사회적 계약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미래를 상상할 수 없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사회에서 민주주의도, 공동체도, 평화도 힘을 얻기 어렵다.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경쟁이 아니라 노력하면 삶이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다시 미래를 계획할 수 있다는 희망이다.

 

청년들은 꿈을 포기한 것이 아니다. 다만 미래를 상상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 놓여 있을 뿐이다. 대한민국은 청년들에게 무엇을 약속할 수 있는가. 어쩌면 지금 우리 사회가 가장 먼저 답해야 할 질문은 바로 이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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