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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북한인권시민연합은 국제강제실종자의 날(8월 30일)을 기념, 8월 28일부터 30일까지 인사동 고트(KOTE)에서 북한 정치범 수용소와 강제실종의 현실을 조명하는 VR 전시 ‘북에서 온 속삭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현실과 그곳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상현실(VR), 그림, 증언을 통해 보다 가까이에서 마주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외부와 철저히 단절된 정치범 수용소의 특성상 수용소 내부의 현실을 직접 보고 생존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쉽지 않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보이지 않는 현실을 VR이라는 매체를 통해 관람객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한다.
□아홉 살 혁이의 눈으로 마주하는 정치범 수용소
전시의 중심에는 평양에서 정치범 수용소(관리소)로 끌려간 아홉살 ‘혁이’의 이야기가 있다. 관람객은 VR을 통해 혁이의 경험을 따라가며, 아이의 시선을 통해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이번 VR 콘텐츠는 요덕 제 15호 관리소의 과거 수감자였던 북한전략센터 강철환 대표의 경험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북창 제 18호 관리소 구금 생존자인 김혜숙 작가의 그림을 활용해 수용소의 공간과 기억을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실제 수용소를 직접 경험한 생존자의 기억과 증언, 그리고 또 다른 수용소 생존자의 그림이 VR이라는 기술과 결합해 관람객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던 공간과 이야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단순히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실태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관람객은 한 사람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통계나 보고서 속 숫자로는 쉽게 느낄 수 없었던 한 사람의 삶과 상실을 마주하게 된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인권침해를 한 사람의 경험으로 바라볼 때, 보이지 않던 존재는 비로소 우리에게 구체적인 사람으로 다가온다.
□ VR을 넘어, 생존자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자리
전시 기간 동안 정치범 수용소 생존자를 직접 만나 그들의 경험과 기억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특별한 자리도 마련된다.
8월 28일 오전 10시 30분에는 북창 제18호 관리소 구금 생존자인 김혜숙 작가가 관람객을 만나 자신의 경험과 작품에 담긴 이야기를 소개한다. 8월 30일 오후 2시에는 요덕 제15호 관리소 생존자인 강철환 대표가 직접 이야기를 나눈다.
□ 사라진 사람들을 기억하는 것에서 시작되는 변화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갇힌 사람들의 삶은 외부 세계에 쉽게 알려지기 않는다. 관리소는 외부와 철저히 단절되어 있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를 직접 목격하거나 생존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 역시 쉽지 않다.
북한에서 정치범으로 간주된 사람들은 어느 날 갑자기 사회로부터 격리되어 ‘사라진 사람’으로 처벌된다. 이들의 생사와 행방을 묻는 것 또한 정치 범죄로 간주될 수 있으므로, 그 가족조차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 이러한 강제실종은 북한 당국이 공포를 통해 사회를 통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중요 통치 수단 중 하나이다.
국제강제실종자의 날은 강제실종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강제실종의 근절과 진상규명을 촉구하기 위한 날이다. 북한에서는 정치범 수용소를 비롯해 국가에 의해 강제로 끌려간 뒤 행방과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들의 가족들은 오랜 시간 사랑하는 사람의 생사조차 알 수 없는 고통을 겪어왔다.
‘북에서 온 속삭임’은 이러한 ‘사라진 사람들’의 존재를 인지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람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누군가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없다고 해서 그 사람이 겪은 고통까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이 혁이의 목소리를 따라가며 ‘존재하지만 느낄 수 없었던 사람들’의 현실을 마주하고, 공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한 관심이 모아지기를 바라며 준비되었다.
관계자는 “아주 작은 목소리라도 우리가 귀 기울인다면 그들의 존재를 기억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전시가 작은 공감을 넘어 북한의 강제실종과 정치범 수용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관심과 행동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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