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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에게 안보는 이념이 아니다. 내 가족이 다치지 않는 것, 나라를 지키러 간 군인이 살아서 돌아오는 것이다. 국민과 장병의 생명을 지킬 방어체계를 갖추고, 그 위에서 충돌을 막기 위해 대화하는 것. 이것이 우리가 원하는 안보의 기본이다.
그 기본이 지금 DMZ에서 흔들리고 있다. 지난 21일 서부전선 DMZ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우리 군 간부들이 지뢰 추정 폭발로 다쳤다. 수색대대장은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국가를 지키는 사람이 임무를 수행하다 자신의 신체 일부를 잃었다. 이 사실보다 먼저 되는 정치적 계산은 없다.
무엇이 폭발했는지, 누구의 지뢰인지 지금 단정할 수 없다. 사고 지역은 MDL에 인접한 고위험 지역이고 정확한 폭발원인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추측이 아니다. 신속한 조사와 정확한 설명이다. 정부의 대국민 신뢰도를 위해서라도 이 점이 시급하다.
문제는 그 사이 벌어지는 일이다. 조사는 진행되고 있지만 국민의 불안이 가라앉을 만큼 조사 과정과 확인된 사실에 대한 정보는 충분하지 않다. 언론은 묻고 국민은 기다린다. 그런데 정치권은 조사속도와 대응을 놓고 또 싸운다. 그 사이 불안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된다.
안보에서 설명의 공백은 곧 불안이 된다. 국민은 모든 군사기밀을 공개하라는 것이 아니다. 무엇이 확인됐고 무엇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는지, 국가는 무엇을 조사하고 있는지 알고 싶은 것이다. 우리 장병이 크게 다쳤다면 그 정도 설명을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더구나 이번 사고는 아무런 징후도 없던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다. 북한은 최근 DMZ 일대에서 이른바 국경화·요새화 작업을 계속해왔다. 지뢰를 매설하고 불모지를 조성하며 방벽을 세웠다. 작업과정에서 북한군이 MDL을 반복적으로 넘나드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런 움직임이 이어지던 중 우리 장병의 중상 사고까지 발생했다. 국민이 불안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DMZ는 원래부터 위험한 곳이다. 수많은 지뢰가 묻혀 있고 남북의 무장병력이 맞닿아 있다. 그런데 북한의 최근 국경화 작업은 그 위험을 더욱 키웠다. 원래 위험했던 곳이 더 위험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대비도 달라져야 한다.
질문은 단순하다. 북한이 DMZ를 바꾸는 동안 우리는 얼마나 준비했는가. 북한이 지뢰와 방벽을 늘리고 현장의 위험이 달라졌다면 우리 군의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 과거의 정보와 작전방식만 믿고 장병을 최전선에 투입해서는 안 된다.
MDL 인접 지역의 위험정보부터 다시 점검해야 한다. 지뢰 탐지와 방호장비는 충분한지, 수색 절차와 장병 투입기준은 달라진 환경에 맞는지 따져야 한다. 위험이 커졌다면 대비는 더 강해져야 한다. 장병에게 위험을 감수하라고 명령하기 전에 국가가 그 위험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국민과 장병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정치적 계산이 들어갈 이유는 없다. 이것은 진보와 보수의 문제도 아니다. 정치권은 책임 공방보다 사실 확인과 대책 마련에 힘을 모아야 한다. 최소한 국민과 장병의 생명 앞에서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대화도 필요하다. 그러나 국민과 장병을 지킬 방어체계를 갖추는 것이 먼저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는 단호하게 대비해야 한다. 동시에 작은 오판이 충돌로, 충돌이 더 큰 전쟁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도 계속해야 한다. 방어와 대화는 반대말이 아니다. 모두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다.
청년들이 원하는 안보는 복잡하지 않다. 우리 가족을 지켜달라는 것이다. 나라를 지키러 간 군인이 살아서 돌아오게 해달라는 것이다. 부모와 가족이 전쟁을 걱정하지 않고 일상을 살아갈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이것보다 먼저인 정치도 이념도 없다.
북한의 책임이 확인되면 단호하게 대응하면 된다. 우리의 대비가 부족했다면 숨기지 말고 고치면 된다. 사실은 사실대로 밝히고 부족한 것은 보완해야 한다. 국민과 장병의 생명을 지키는 문제에 다른 계산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
북한은 DMZ를 바꾸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도 달라져야 한다. 정치가 싸우는 순간에도 장병들은 최전선에 서 있다. 국민과 장병의 생명을 지키는 일에는 여야도, 이념도 따로 있을 수 없다. 그것이 안보이고,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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