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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광장] 미봉책 ‘특사론’ 경계해야 한다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3/04/22 [16:54]

박영근 한동대 특임교수ㆍ통일교육위원

 

지난 1월 마이크 앞에 나타난 김정은이 신년사를 발표했다. 노동당 제1비서의 자격으로서 육성 신년사를 한 것은 19년 만이라 감동을 받았는지 우리 신문들이 ‘이례적인 일’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다.

김정일 급사 후 권력 실세로 자리매김 한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과 함께 각종 행사에 등장했다. 북한에서 지도자 동지가 부인을 대동하는 것은 보기 드문 광경이어서 외국 유학을 한 김정은은 역시 다르다면서 남한의 종북세력들은 물론 북한문제 전문가들까지도 북한의 변화를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하던 인물과는 달리 한반도를 쑥대밭으로 만든 그의 조부 김일성과, 먼 이국땅에서 근무를 마치고 돌아오던 탑승 여객기 ‘KAL기’를 폭파하여 수백 명의 생명을 앗아간 그의 아버지 김정일의 DNA를 그대로 받아, 하나도 다를 것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았다.

그는 자신이 의도하는 것에 장애되는 세력은 계급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가차 없이 처단하는 잔인성도 갖고 있다.

그의 일련의 행위를 우리는 무분별한 돌출적 행동으로 치부하고 평가절하 했으나 이는 사전에 치밀한 각본에 의하여 진행하는 것으로 대내적으로는 그가 지닌 힘에 저항하는 자는 일도양단으로 처리하겠다는 것을 선언한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나이가 어리고 경륜이 없다하여 무시한다면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것을 암시한 것이다.

김정은이 지금 일으키고 있는 남북관계의 대치상황도 잘 짜여 져 있는 프로그램에 따라 실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하면 이명박 정부에서 철저하게 외면당했던 것을 일격에 뒤엎어 선기를 잡고 정세를 유리하게 끌고 가겠다는 승부수로 봐야 한다.

그 첫 시도가 2013년 신년사다. “남녘 겨레들과… 외국의 벗들에게 새해 인사를 보낸다”고 하였다. 북한 지도자로서는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유화 제스처(gesture)에 남한이 혼미하여 신년사의 이면을 의식적으로 외면하였다.

하지만 그 신년사에서 분명하게 언급한 ‘북남 공동 선언의 존중과 이행’ 즉 김대중의 6ㆍ15 공동선언과 노무현의 10ㆍ4 선언 이행을 촉구하였던 것은 오늘의 긴장국면과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증거 하는 핵폭탄 실험 성공 이후 나타난 그의 자신감 있는 행위다.

김정일 집권기간에도 남북 간에 충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개성공단을 전면 폐쇄할 만큼 무모한 조치는 하지 않았음에도 김정은이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것은 한국정부에 대해 그만큼 기대가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3월 30일, 북한은 전원회의 결의에서도 핵의 발전과 경제발전을 기정사실화 하였다. 핵 포기는 절대불가라는 것을 한국과 미국, 중국에게 분명히 보라는 제스처였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마저도 핵 폐기가 전제되지 않으면 경협이나 원조가 불가하다는 공식 성명에 대해 더 이상 기대는 불가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호전적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국내에서 이 위급한 국면을 타개하기 위하여 많은 의견들이 속출하고 있는데 특히 ‘특사론’을 주장하는 여론이 일부 학자 층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이는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어떤 경우라도 이 시점에서 북한에 머리를 조아리고 들어간다면 돌이킬 수 없는 우를 범하는 결과를 낳고 만다. 그렇다면 방법이 있는가 하고 반문하겠지만 외교는 소리 없는 전쟁이라 하였다. 북한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중국도, 러시아도 있다. 그리고 미국도 간접적으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만약 최악의 경우 아무런 해결책이 없다면 그들과 일전을 불사한다는 각오로 철저한 대비책을 세우고 북한이 타협안을 제시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들이 도전한다하여도 국지전 정도이지 대규모 전쟁을 발발한다면 북한은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는 것쯤은 알기 때문에 바보 같은 짓들은 할 수가 없다.

그 정도의 각오는 우리가 해야지, 사태를 타개한다는 명목으로 조급하게 미봉책을 쓴다면 악습은 계속 되풀이될 것이며, 좌파정권 10년이 낳은 후유증을 청산하는 기회는 영원히 갖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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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4/22 [16:54]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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