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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수기 45] 탈북자들은 나를 브로커라고 부른다
영화 '크로싱'의 실제 인물 유상준-2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3/08/26 [15:57]

나는 영옥과 갈량에게 3~40미터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라고 하고는 은심의 손을 잡고 앞장서서 걸어갔다. 내가 공중전화소의 문을 열어보니 책상과 전화기가 모두 없어지고 폭격 맞은 집 같았는데 순간적으로 무엇인가 스산하고 불길한 예감이 온몸을 감싸는 것이었다. 내가 길가에 다시 나오니 은심이가 옷을 앞으로 하고 두 팔을 낀 채 “선생님“하고 큰소리로 부르며 달려오고 있었다. 옷차림이 우스꽝스럽고 웃으며 달려오는 모습이 천진스럽고 귀염스러웠지만 나는 그를 외면한 채 옷을 똑바로 입으라고 면박을 주고 함께 걸었다.

이곳은 마지막 국경지역이라 옷차림과 손 짐 까지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일일이 살펴보아야 한다. 내 작은 가방에 갈아입을 속옷 한 벌과 간단한 세면도구, 확대경과 군용나침판. 볼펜과 연필 한 자루가 전부였다. 손 짐을 여관에 맡기자, 그곳의 주인아주머니가 생긴 것처럼 상냥하고 인심이 후하다. 그리고 신분증을 보자고 아니하고 값도 비교적 싸다. 우리가 여관으로 향하고 있을 때 길가에 한 남자가 자기네 여관에 들란다.

중국에서 늘 보아오는 호객행위로 보고 나는 생각 없이 볼일이 있다고 대답하고 가는데 또 다른 사람이 자기네 여관에 들란다. 나는 그에게 아무 응답도 하지 않고 가다가 이상한 생각이 들어 뒤를 돌아보는 순간 몇 명의 남자가 영옥이와 갈량이를 붙잡는 것이다.

‘아, 무엇이 잘못 되였구나,’ 하고 돌아서려는 순간 무엇이 나를 뒤에서 덮치듯 끌어안는 것이었다. 은심이 뒤에 있던 키가 큰 남자가 어린 새 마냥 가냘픈 은심을 와락 잡아당기면서 끌어안는다. 은심은 찍소리도 못하고 얼굴이 새까맣게 질려버렸다.

나의 등 뒤에서 “네가 북한을 도주하여 한국가고 지금 탈북자 나르는가?”하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본능적으로 “쩐머즈도?”(어떻게 아는가?)고 물으니 조선족이 고발했단다.

바로 나의 앞에서는 은심이가 자기는 조선족이라고 딱 잡아떼면서 우악스러운 손아귀에서 빠져나오려고 힘껏 몸부림 치고 있다. 상상도 못할 모든 일들이 순간에 일어난 것이다.

이미 대기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이베코 중형 버스가 금방 우리 쪽으로 와서 강제로 일행들을 마구 잡이로 밀어 붙여 차에 태운다. 버스는 내가 여러 번 정찰한 경험이 있는 골목길을 따라 서서히 가더니 변방공안 지대(변방대)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방안에 들어온 장교가 나에게 신분증을 달라고 하기에 순순히 여권을 내밀었더니 이것저것 살펴보면서 왜 이런 일을 하는 가고 묻는다. 조금 있으니 나를 끄러 안았던 자가 들어오더니 자기 방으로 가잔다. 그의 방은 바로 옆방이었으며 편수책상 한 개와 두개의 소파가 있고, 한 남자가 내가 들어오는 것을 빤히 쳐다보면서 담배를 들이 빨고 있다. 그는 장교에게 기다렸던 것처럼 이사람인가고 묻고 장교는 무엇이라고 대답하는지 중얼거리고 있다.

나는 소파에 앉은 남자에게 중국어로 “네가 한족이냐? 조선족이냐?” 고 물으니 자기는 조선족이며 연길에 살다가 장사하기 위하여 이련으로 왔으며 이름은 허영호라고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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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8/26 [15:57]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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