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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보면 통일에 대한 열의가 없으며 지쳐있다”
[단국대학교 해외 유학생에게 듣는다] 한반도 통일을 어떻게 보는가?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5/07/13 [12:04]

국제적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우리나라 대학, 대학원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의 숫자가 9만 여명에 달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한류 영향에 힘입어 단순히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대학교 부설 국제어학원을 찾던 수준을 넘어 한국의 정치, 경제, 문화를 전문으로 전공하는 해외학생들이 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통일신문에서는 단국대학교에서 한국의 정치, 경제, 문화를 연구하기 위해 유학 중인 외국인 학생들을 만나 그들의 시각에서 보고 느낀 한반도 통일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학생들은 남북분단에 대해 알고 있었으며, 한국에 머물면서 느꼈던 통일에 대한 의견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김봉기 통일신문 부사장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회에는 베쓰 바엘(Elizabeth Baer, 21 미국, ISS 학생) 왕망달(Wang, Wangda, 25 중국, 단국대 상경대 무역학과 학사 졸업, 무역경영 석사 수료) 애쉬튼 버드(Ashton Budd, 23 영국, ISS 학생) 네릭 오로스코(Nerik Orozco, 26 미국, 단국대 국제학부 조교, 정치외교학과 비교정치 석사과정) 차베스(Alfonso Chavez, 34 멕시코, ISS 학생) 리베카 베터(Rebecca Vetter, 28 미국, ISS 학생)등 6명이 참석했다. 단국대학교 이가온 홍보팀장이 통역을 맡아 진행을 도왔다.


▶참석해 주신 것 감사하다. 외국에서 보면 남북이 서로 대치하고 있어 한반도에서 전쟁이 날지도 모른다는 뉴스 보도가 있었을 텐데 와서 보니 실제로 어떤 느낌을 가지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 왕망달(중국)= 연평도 포격 사건과 천안함 사태가 벌어졌을 때 한국에 있었다. 그때 텔레비전이나 신문에서 전쟁이 곧 일어날 것처럼 보도가 많이 나왔을 때 실제로 고향에 있는 부모님이 많이 걱정하며 전화를 했다.

그런데 여기 사람들 보니 평소대로 일상생활을 하고 있고, 특별히 전쟁에 대해 거의 걱정 안 하는 것을 보고 ‘아! 언론이 좀 과장보도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현재 전 세계가 다 평화공존의 시대로 가고 있는데 특별히 한반도에서만 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통역=부연 설명을 드리자면 여기 있는 외국 친구들이 다 한국의 일반 역사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오기 전에 미리 남북대치상황 같은 한반도의 특수한 상황에 대해 불안하지 않은지를 물어 봤는데, 전혀 불안하지 않다고들 한다. ‘북한은 현재 세계적으로 고립돼있고 이런 불리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전쟁을 도발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큰 걱정은 안한다고 한다.

▶한국에 살면서 안보상황이나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것을 직접 체험하거나 경험한 적이 있는지?

-베쓰 바엘(미국) 지리적으로 북한과 좀 떨어져 있는 죽전에 살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주변에 군부대도 많이 보이고 해서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한국인 친구나 미군에 근무하는 친구들로부터 대한민국이 안전하다고 이야기를 들어서 그리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

▶북한에 대한 인상과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면?

-차베스(멕시코) 최근에 이슈가 되었던 ‘인터뷰’라는 북한 김정은 암살을 소재로 한 미국 코미디 영화가 먼저 떠오른다. 직접 영화는 안 봤다.

▶혹시 김정은이 암살 될 것이라고 생각해 본적은 있나?

-리베카 베터(미국) 북한의 붕괴는 김정은이 암살이 된다고 해서 이뤄지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김정은 한 개인이 없어진다고 북한이 변화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독재체제 즉, 사회시스템 자체가 변화되어야 한다고 본다.

-네릭 오로스코(미국) 현재 김정은이 북한의 고위층 인사들을 무작위로 숙청하고 사형 시키는 것은 오히려 김정은의 위치가 확고하지 않다는 반증으로 보인다. 즉 이런 공포정치를 통해 자신의 위상을 높이고 독재체제를 확고히 하려는 의도 같다.


▶김정은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베쓰(미국) 김정은을 보면 할아버지인 김일성과 아버지인 김정일이 먼저 떠오른다. 김일성과 김정일도 독재자로서 좋은 평가를 내릴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 두 사람은 국가지도자로서는 나름의 역할을 했다고 본다.

그러나 김정은 같은 경우는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오르다 보니 모든 면에서 좀 미숙하고 준비가 덜 된 것 같다. 성격적으로는 자기중심적이고, 권력욕이 지나쳐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한 순간에 모든 권력을 상실할까봐 많이 불안해하는 것 같다.

▶북한에 대해 상당히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언제 북한에 대한 공부를 했는지?

-베쓰(미국) 미국에 있을 때 한국 뉴스미디어와 정치 분야를 연구하는 지도교수님으로부터 북한의 주체사상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북한영상 자료, 인쇄자료를 찾아서 스스로 공부하는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정보나 지식도 얻었다.

-네릭(미국) 미국에서 김정은이나 북한에 대한 뉴스가 주로 악화된 경제상황, 테러 관련소식, 힘든 노동을 하는 북한주민과 같은 부정적인 보도가 대부분이다.

북한은 과거에도 많은 도발을 했고 현재도 진행 중인데, 오랜 기간 동안 이런 문제들이 왜 해결되지 않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UN은 북한관련 문제해결에 왜 적극 나서지 않는지 의아하고 좀 당혹스러운 감정이다.

▶결국 북한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뉴스보도로 인해 북한에 대한 이미지도 부정적으로 흐르는 것 같다.

-리베카(미국) 북한주민들에 대한 긍정적인 면도 언급하고 싶다. TV 다큐멘타리를 통해 본 탈북민들이 한국에 정착해 살면서 자기들끼리 서로 도와주고 챙겨주려고 하는 모습은 보기 좋아 보인다. 북한에서 어렵게 살았고 탈북과정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한국에 와서도 탈북민들 끼리 서로 협력하고 사는 것 같다.

▶탈북민을 만나본 경험은 있는지?

-네릭(미국) 몽고를 거쳐서 한국으로 들어온 친구를 한번 만나서 이야기 해본 적이 있다. (5명 모두 만나본적이 없다고 했다.)

▶한반도 통일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듣고 싶다.

-애쉬튼 버드(영국) 김정은이 사라져야 통일이 가능하지 않을까? 그리고 통일에 필요한 경제적 비용도 한국이 고려해봐야 한다.

엄청난 통일비용이 소모될 텐데 한국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따라서 통일이 불가능 하다고는 보지 않지만 매우 어렵다는 생각이다.

-베쓰(미국) 통일은 아주 힘들 것이다. 먼저 남북한 간의 경제적 문화적인 격차가 너무 벌어져 있다고 본다.

또한 처음 한국에 도착해서 여기 학생들과 통일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통일에 대한 생각이 모두 다르다는 점을 느꼈다. 통일을 원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네릭(미국) 통일은 북한의 입장에서는 부유한 남한의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득이 되겠지만 남한의 입장에서는 낙후된 북한 경제를 개발하기 위해 막대한 경제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손해일 것이다.

현재 남북한 정부의 통일에 대한 정책이나 시각에 큰 차이가 있다. 한반도 주변의 미국, 러시아, 중국 등과의 정치 외교적인 관계도 정리해야 하기 때문에 통일은 좀 먼 미래에나 가능할 것 같다.

▶정리하자면 학생들은 현재의 국내외적인 상황을 보면 당장 통일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 장기적인 측면, 한민족으로서의 당위성 등을 볼 때 통일이 언젠가는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맞는가?

-왕망달(중국) 통일은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전제조건으로 통일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경제적인 문제와 함께 한반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들과의 협력 관계가 이뤄져야 통일의 실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네릭(미국) 남북한의 통일은 어렵다고 본다. 현재 한국 내에서도 신세대 구세대간에 통일에 대한 의견 차이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보수 진보간의 차이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반도 통일은 미국과 중국 간에 전쟁이 벌어질 때 가능하다는 생각이고 미중 전쟁은 21세기가 가기 전에 반드시 일어날 것이다.

그 이유로 현재 남한의 통일에 대한 동기부여가 약한 것을 지적하고 싶다. 좋게 좋게 이뤄지는 통일은 없다. 통일과정에서 누군가는 피해를 보고 손실을 당하겠지만 통일 후에 거두는 결실은 통일 전보다는 크다.

만약 통일에 대한 열의가 강했다면 긴 세월 동안 통일에 대한 작은 성과라도 나왔을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구세대이건 신세대이건 통일에 대한 열의, 동기부여가 약하다는 것이다.

통일에 대한 동기부여가 약한 것을 한반도의 역사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아시다시피 역사적으로 일본 과 중국과의 틈바구니에서 수많은 전쟁을 치르면서 ‘한국국민들이 많은 상처를 받고 지쳐있는 것은 아닌가?’ 이런 사고가 통일문제에도 은연중에 나타나 무력을 써서라도 강하게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열의 또는 동기부여가 약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한반도 통일이 가능 할 것인가에 대해 각자 생각을 요약해서 말해 달라.

-베쓰(미국) 통일이 되려면 먼저 북한주민이 먼저 깨어나야 한다. 그래야 내부에서 주민들이 반정부 활동도 할 수 있어 개혁이 일어난다. 지금 암암리에 북한 곳곳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통일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북한주민들로 하여금 자발적인 개혁이 발생하도록 유도하여 독재정권을 스스로 무너뜨리게 해야 한다.

북한주민들이 이런 역량을 구비하도록 한국과 미국 당국이 사전에 긴밀하게 협력해야 하고 미국이 한반도 문제에 적극 개입하게 되면 자연스레 서유럽 국가의 지원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다만 북한내부의 개혁으로 인한 통일과정에서 중국의 개입이 우려되지만 이 경우, 한국의 동맹국인 미국이 중국의 한반도 개입을 수수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걱정스런 것은 이 과정에서 미중간의 무력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왕망달(중국) 한국과 중국이 지금처럼 친밀한 관계를 이어 나간다면 이런 분위기가 분명 한반도 통일문제에 좋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차베스(멕시코) 국제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 여학생이 이야기한 북한주민이 깨어나게 하는 노력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

-베쓰(미국) 한국사회의 통일열망을 더 높여야 한다. 그동안 수십년간 한국사회가 통일을 외쳤지만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였지 않은가? 왜 그런지를 묻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진정으로 한국은 통일을 원하고 있는가? 한국사회의 젊은이들이 앞장서야 한다.

통일신문에서는 좌담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판문점(JSA)를 방문할 수 있게 초청했다.
정리=황의만<통역: 이가온-단국대학교 홍보팀 사회: 김봉기-부사장>
 기자 emhwang3@han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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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7/13 [12:04]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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