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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송도삼절
두견새울음 구슬픈데 산에 달은 나직이 걸렸더라 (182)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6/08/04 [12:43]

“매향언니가 또 개한테 뿔을 달아놓았군요. 큰 잔치라기보다 쇤네가 평생 초례상을 받아보지 못하는 한풀이 삼아 그 애 혼례상을 한번 잘 차려볼랍니다.”
“과시 명월이다운 생각이로다. 하지만 그렇다구 해서 대사날이 박두한 것두 아닌 터에 네가 하루이틀 집을 못 뜰 것까지야 없지 않느냐? 더구나 민정랑이 간곡하게 권하시는 일인데 말이다.”
“……”
진이는 그저 웃을 뿐이였다.
이제야 그들은 술상 앞에 다가앉았다. 흥겨운 술자리가 파해서 진이가 류수아문을 나설 때는 첫닭이 울 무렵이였다.
괴똥이와 이금이의 혼례는 10월 보름으로 날을 잡고 있었다. 아직 근 한 달이나 앞을 두고 있는 그들의 대사가 지금부터 부중의 떠들썩한 이야기거리로 되는 것은 늘 사람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명기인 진이의 집 대사인데다가 색시인 이금이가 부중의 총각들을 너나없이 군침을 흘리며 넘겨다보게 만든 뛰여난 절색인 까닭도 있지만 그보다도 잔치를 준비하는 진이의 어벌찬 잡도리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기 때문이였다.
아무리 법이 무른 세상이라고 하더라도 다리가 부러져서 부릴 수 없노라는 ‘절각소지’를 올려 관가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 감히 멱을 따지 못하는 소를 두 마리나 잡고 중송아지만한 절구를 대여섯 마리나 잡아 매치리라는 소문은 진이네 집의 단골 육고집에서 흘러나온 소리였다.
떡이 몇 섬에 술이 몇 독에 마른어물 진어물이 여차여차하리라는 소문은 미리 진이네 집에서 맞춤을 받은 떡집, 술집, 어물전들에서 흘러나온 소리였다. 그것만 해도 한갓 기생집에서 드난을 사는 비천한 계집의 잔치로는 주제넘다리만큼 정도가 지나쳐서 입을 딱 벌릴 만한데, 진이네 집 매질군들이 벌써부터 어깨바람이 나서 골목들을 누비며 혼례 날 벌릴 홰쌈의 홰군들을 모으느라고 뒤설레를 치고 다니니 온 부중이 괴똥이와 이금이의 잔치 이야기로 떠들썩할 만도 한 일이였다.
진이의 말이라면 소금성을 물로 끌라고 해도 군말이 없던 할멈조차 진이의 엄청난 잡도리에 하품을 하고 나앉았다.
“아니 그 애들 잔치에 온 부중을 다 겪으실라우?”
“왜 부중 안 사람만 겪겠나요. 성밖 사람들두 오겠다는 사람은 다 청하지.”
“원, 그것들 잔치 끝에 아씨하구 나하군 쪽박차구 나앉게 되겠수다.”
“세상에 보란 듯이 그 애들 잔치를 크게 차려줘서 평생 초례상을 받아보지 못한 할멈하구 내 한풀이만 된다문 그까짓 쪽박 차구 나앉게 된다구 해두 원이 없겠어요.”
“흥, 죽 쑤어 개바라지 하는 일이라오. 그것들이 후에 아씨의 그런 은공을 알기나 할테라구?”
“누가 은공을 알아 달라구 하는 일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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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8/04 [12:43]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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