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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광장] 무책임한 北 붕괴론을 경계하라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7/01/12 [15:41]

<정복규 통일전문기자>
북한 붕괴론은 북한의 주요 정치적 격변이 일어날 때마다 있었다. 실제로 북한에서 대형 사건이 터지면“북한 무너진다”라는 말이 자주 나왔다. 북한 붕괴론이 수면위로 올라온 때는 1994년 김일성 사망 직후였다.
김정일은 김일성의 강력한 카리스마 공백을 메우기에는 부족했다. 그래서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선전 문구를 내세웠다. 국가 주석 등 김일성의 공식 직책을 승계하지 않았다. 다만‘유훈통치(遺勳統治)’등 김일성의 영향력을 최대한 활용했다.
그 뒤 세계적으로 사회주의 붕괴가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북한에는 심각한 가뭄과 홍수로 황폐해졌다. 결국 1990년대‘고난의 행군’이라 불리는 대기근에 시달렸다. 사회주의 체제의 핵심인 배급제가 무너졌다. 주민들은 먹을 것을 찾아 떠돌거나 공장 설비를 뜯어내 장마당에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
당시 최대 10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다. 결국 고난의 행군으로‘북한은 5년 안에 망할 것’이라는 말이 퍼져나갔다. 그러나 북한은 무너지지 않았다. 잠잠하던 북한 붕괴론은 2011년 김정일이 사망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김정은은 세계 역사상 전례가 없는 3대 세습을 통해 집권했다. 당시 북한 엘리트들이 기꺼이 김정은에게 과연 충성을 맹세할 것인지는 매우 회의적이었다. 결국‘북한은 체제 불확실성으로 5년 안에 무너진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그 뒤 2013년 12월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처참하게 처형된다.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등 핵심 인사들의 숙청이 이어졌다. 이때부터는‘체제 불확실성에 따른 북한 붕괴’가능성을 점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국제사회의 제재가 한층 강화되었다. 그러면서‘이번엔 북한이 무너진다’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북한주민들의 생존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지금의 북한주민들은 1990년대‘고난의 행군’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다. 대북제재로 사정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고난의 행군 시절보다는 나은 편이다. 북한주민들은 그만큼 고생에도 익숙해 있다.
북한이 경제를 발전시키고 인민 생활을 향상시키려면 개방 정책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개방이 이루어지면 60여 년 동안 다져온 유일 영도 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 김정은의 북한 정권은 김일성-김정일의 뒤를 이었다는 점을 정통성의 핵심 근거로 내세운다. 이런 상황에서 개방은 과거를 부정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북한은 비민주적이고 생산성도 극히 낮은 체제임에 틀림없다. 체제 유지의 핵심인 유일 영도체제가 흔들릴 경우 구소련처럼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그래서 북한은 개방 대신‘자강력(自强力) 제일주의’를 최고로 내세운다. 북한은 경제적으로 궁핍해도 살아남는다.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철저히 고립되어 있다.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국제적인 트러블 메이커이다. 북한은 분명‘실패한 국가’다. 그러나 5년 안에 무너질 정도로 기반이 취약하지 않다. 북한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세계 유일의 3대 세습 국가다.
북한은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철저히 구축했다. 물론 그 대가로 외교적 고립과 경제난을 치르고 있다. 그러나 이 조차도 수십 년 째 고립된 삶을 사는 북한주민들에게는 익숙한 일이다.
북한 붕괴론은 대한민국의‘희망사항’일 뿐이다. 자칫 북한 붕괴론은 남북관계에 엄청난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북한을 붕괴시켜야 한다는 발상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먼저 북한주민의 대량 탈출과 체제 붕괴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북한 붕괴론은 결국 치밀한 정보 수집과 분석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
북한은 예전에 비해 중국과의 관계가 상당히 멀어졌다. 그러나 우호 관계는 여전히 유지된다. 중국은 국익을 위해 수십 년째 대북 현상유지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편견과 무지에서 비롯되어서는 안 된다. 북한은 붕괴할 것이고, 또 붕괴해야만 한다는 말은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런 인식은 남북관계개선에 도움이 안 된다.
통일은 도둑 같이 올 것이다. 물론 희망적이고 듣기 좋은 말이다. 실제로 통일은 뜻밖에 올 수 있다. 한밤의 도둑처럼 느닷없이 닥쳐 올 수 있다. 주민들의 불만이 체제 불안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내부 붕괴 가능성은 희박하다. 실체도 근거도 없는 ‘북한붕괴론’을 경계해야 한다. 북한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북한 붕괴론은 위험한 발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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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1/12 [15:41]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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