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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사회간 진정한 통합은 남한사회의 성숙함에 있다”
[인터뷰] 탈북청소년들 위한 직업기술양성 대안학교 해솔직업사관학교 김영우 교장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7/01/26 [13:15]

북한에서 온 청소년들에게 어느 한두 가지 부분만을 보강해 주어서 남한사회에서 잘 성장할 수 있다면 통일시대를 대비한 과제가 어렵다고 할 이유가 없다. 10여 년 전, 북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분단이 10년 이상 지속된다면 남과 북은 신체상 인종이 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실상을 실제로 목격하였기에 의견을 같이 하는 편이다.
그래서 그들이 경험해 보지 못한 전혀 다른 사회인 남한에서 정착할 수 있기 위한 프로그램은 반드시 장기적이어야 하고, 종합적이어야 하고, 대단히 고비용 교육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년 기간의 준비 끝에 ‘아무 연고도 없는 춘천에서 무거운 짐을 스스로 떠안고 긴 여정의 항로를 시작한지 3년이 되었다’는 탈북청년을 위한 대안학교 해솔직업사관학교 김영우 교장의 얘기를 들었다.
▶해솔직업사관학교는 어떤 학교인가?
남한에 입국한 20세에서 30세 미만의 탈북청년 중에서 학교에 다니지 못하거나, 취업을 하지 못해 사회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설립된 직업기술 대안학교이다. 다시 말하면 남한사회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심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자기 정체성을 형성하며, 시민사회에 진출하기 위한 자질함양과 자기만의 고유한 기능·기술을 습득하게 함으로써 새로운 사회의 일원으로 독립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도와주고 있다. 나아가 관련분야 취업을 알선하고, 취업 후 2~3년 기간 멘토링 역할을 함으로써 온전한 남한사회 적응과정까지의 길을 안내한다.
▶탈북민을 상대로 한 봉사는 그렇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19년 전, 북한 함경남도 신포지역에서 경수로원자력발전소 건설현장의 외환은행 지점장으로 2년 동안 근무한 적이 있다. 그 당시 고난의 행군시절로 우리학교 학생들이 3세에서 10세 정도였을 때인데, 그들이 어떻게 성장하였는지를 직접 눈으로 보았다. 그래서 그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남한에서 온전히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려면 많은 도움과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어느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실망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지만 20년 전의 그 상황을 떠올리면 쉽게 참을 수 있고 더 잘 도와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해솔학교가 다른 청소년 대안학교와의 차별성을 밝힌다면.
우리학교의 프로그램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장기적으로 (long term), 한곳에서 (one stop), 개인 맞춤형 ( tailored), 종합적 (full package) 서비스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재학기간이 정해진 바가 없고, 취업 후에도 실제 사후지원을 장기간 계속해 최소 3년에서 5년 이상의 관계를 가진다. 그리고 재학 중에 건강보강, 심리치료, 기초학습, 진로설정, 기술습득, 취업활동 등이 모두 이곳에서 이루어지며, 각 개인별 역량과 강점에 따라 평생 직업을 설계하게 된다.
▶거의 전 인격적인 모든 면에서 지원한다는 이야기인데 그게 가능한가?
북한에서 온 청소년들에게 어느 한두 가지 부분만을 보강해 주어서 남한사회에서 잘 성장할 수 있다면 통일시대를 대비한 과제가 어렵다고 할 이유가 없다. 10여 년 전, 북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앞으로 이런 분단이 10년 이상 지속된다면 남과 북은 신체상 인종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를 했다. 이러한 실상을 실제로 목격한 나로서는 의견을 같이 하는 편이다.
그래서 그들이 경험해 보지 못한 전혀 다른 사회인 남한에서 정착할 수 있기 위한 프로그램은 반드시 장기적이어야 하고 종합적이어야 하고, 대단히 고비용 교육이어야 한다.
 
20세~30세 미만 탈북청년 중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취업을 못해 사회정착에
어려움 겪는 이들 위해 설립된 대안학교
 
심신의 상처 치유하고, 정체성의 형성
사회진출 위한 자질 함양과 기술 습득
사회의 일원으로 역량 갖추게 도와줘
취업 알선하고 2~3년 간 멘토링 역할
남한사회 적응과정까지의 길 안내 해
 
▶그 비용을 우리 사회가 감당할 수 있을까.
초기 고비용에 의하여 그들의 사회적응 역량을 남한청소년에 근접하게 끌어올린다면 오히려 경제효율성은 대단히 높아지는 거다. 만일 우리 학교 학생들이 계속 일정한 직업을 가지지 못하고 그저 사회 주변인으로 머물며 기초생활 수급비 등 사회보장비 수혜대상이라면 평생 국가의 부담이 된다. 그러나 우리 학교를 통하여 전문기능·기술인이 되어 안정적인 가정을 꾸린다면 오히려 세금을 내는 생산인력으로 국가에 기여하는 것이 된다.
우리학교가 2016년 4억5천만 원의 재정으로 20여명의 교육을 꾸렸다. 1인당 2천만 원이 넘는 고비용이다. 그러나 그들이 2년 재학, 4천만 원의 비용 지출 후에 당당한 기술인으로 평생 사회의 플러스 인력으로 생활한다면 얼마나 경제성이 좋은 건가. 진정한 교육의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쉽게 탈북청년들에 대한 교육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 같다.
우리 사회가 지난한 문제에 대한 해법선택을 잘 해야 한다. 결국은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는 일이다. 2016년 로마 교황님의 부활절 메시지에서도 ‘본질적 가치를 지켜야’하며 ‘깨어 있는 행동을 하라’고 했는데 공감했다.
군중속의 고독에 젖어 있는 탈북민들이 가지는 심적 상황은 미래에의 불안감과 자신감의 결여이다. 해솔은 탈북청년들이 살아온 기간에 비하여 ‘기나긴 여정’을 거쳤고, 부모의 유무에 불구하고 ‘정신적 고아’로 정의하며, 사회적응지원의 대목표로 ‘생명력의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 12년 초중등교육 수준의 사회성과 지적 능력제공, 이질적 문화속의 새 직장 적응과정에의 동도, 새 가족 족보세우기 지원 과정이다. 또한 전 인격적, 생애 첫 과정을 새롭게 제공하고,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서의 힘을 기술능력공급으로 만들어 주는 종합적 처방으로 풀어 나가려는 시도이다.
▶해솔학교가 이런 과제를 풀어 나갈 기관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지난 4년간 개인적으로 혼신의 힘을 다한 시간을 보냈다. 교육 프로그램의 완성, 조직업무능력의 정비, 인적자원의 확보 및 양성, social network 구축, 막대한 재원조달 등 총체적 창조와 혁신의 과정이라고 여겼다. 더 힘든 과제는 학교가 문을 열었는데 학생들이 없다는 거다. 춘천이라는 들어 보지도 못한 시골에서 1~2년을 다시 매어 있기에는 그들의 자유가 너무나 소중했다. 마냥 자유롭고 싶었다.
그렇지만 위의 많은 과제를 이제는 거의 풀었다. 구체적인 결실이 나타나고, 학생들이 해솔에 대한 신뢰도 대단하다.
▶학생들에 대한 전형이나 입학자격 같은 것도 있나?
입학자격은 20대 나이의 남자 청년이다. 해솔의 도움이 필요한 청년이면 혹여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청년들도 이곳에서 심신을 치유하며 희망을 두드리는 학교이기를 원한다. 진실로 그들을 위하여 만든 공간이기 때문이다.
다만, 전염성 질환이나 알코홀 중독자는 곤란하다. 여자 청소년들이 훨씬 숫자적으로 많은데 그들을 수용하지 못해 안타깝고, 그들을 위한 별도의 대안학교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해솔의 도움이 필요한 탈북청년들이면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치 못한 청년도
심신 치유하며 희망 찾는 학교이길 원해
진실로 그들 위하여 만든 공간이기 때문
 
▶구체적으로 어떤 진로를 찾아 나간 성공사례가 있나.
그동안 여러 학생들이 해솔을 다녀갔다. 그룹별로 분류해보면 아직 자신의 장래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지 못하고 좀 더 자유를 누리고 싶어 하여 떠나는 그룹, 기본적으로 지적 능력이 부족해 하고 싶어도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자격증 취득을 못한 채로 생산업체의 단순기능인으로 취업해서 나가는 그룹, 자격증이나 능력을 갖추어 제대로 취업해 인턴과정이나 정식직원으로 근무하는 그룹, 좀 더 긴 투자가 필요한 능력 있는 청년을 대상으로 이공계통 대학에 진학시켜 계속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그룹으로 대별 할 수 있다.
자유를 찾아 떠난 그룹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청년들은 계속하여 해솔의 지원과 관리대상이다. 다시 말하면 해솔식구이며 해솔과 운명을 같이 하는 그룹이다.
대학진학은 컴퓨터와 전자공학, 농축산, 치과대학으로의 진출이 특수한 경우이고, 1년제와 2년제 폴리텍 대학이 주종이다. 그곳에서 산업설비, 기계설비, 컴퓨터 프로그램 등으로 진출한다. 무역 자격증 취득 과정, 학원 자격증취득은 건설 중장비, 요리사, 중국어 등 그들이 하고 싶은 분야는 어느 길이든지 제공하려고 한다. 실제 졸업생 중에서는 골프장 설비팀 근무, 중장비 운전기사직, 일류호텔 요리사, 밀링선반 기능사 등이 기술의 길로 접어든 성공사례라고 볼 수 있다.
▶설립자인 학교장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기관인 것 같은데 후원기관이 있는가?
통일부 인가 사단법인이다. 개인적으로 책임을 맡고 있다. 우선 기관이 잘 되려면 안정적인 재원조달이 중요한데, 그 동안은 기적처럼 많은 기관과 개인후원자들께서 지원하여 학생들에게는 부족함이 없는 교육을 할 수 있었다. 정규직원이 8명이 되고, 금년에는 제3국 출생 청년을 10여명 더 수용할 예정으로 학생 수가 30명이 된다. 금년 예산을 5억5천여만원으로 책정했다.
해솔학교의 설립취지와 프로그램이 후원하는 기업들로부터 평가를 잘 받았고, 비록 개인이 운영하는 기관이지만 투명성과 공개성이 큰 힘이 되었다. 앞으로 조직을 어떤 형태로 끌고 갈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나이가 곧 70이 되고 활동무대를 젊은 층에게 넘기는 것도 고려하고 있는데 문제는 이 일을 인수할 후보가 별로 없다는 점이다.
▶새해 해솔이 표방하는 당면과제는 무엇인가.
해솔이 개학 3년 만에 어느 정도 원하는 궤도에 올랐다. 그래서 지난해 11월에 춘천에서 강원도 기관, 기업체 및 개인 후원자들을 모시고 ‘사은의 날’ 행사를 열고 새해 해솔학교 발전방향을 제시했다.
첫째가 학교의 내실을 기하는 일이고, 장기적인 포석에서 해솔의 지배구조를 학교장 개인 중심에서 강원도민이 같이 하는 이사회로 바꾼다고 설명 드렸다. 그래서 과반수에 해당하는 이사님을 춘천의 각계 인사들로 구성하고 운영위원회도 학생들 교육중심으로 은퇴교사님 등 여러 분을 모셨다.
해솔의 장기영속기관으로의 생존을 담보하는 학교부지 구입과 건물신축 계획을 발표했다. 금년에 춘천 시내 거주 지역에 학교를 신축하여 춘천시민들과 공존하는 환경을 조성하려 한다.
진정한 남과 북의 통합은 같이 공존하는데서 출발한다고 믿고 있다. 단순히 대안학교가 존재한다는 것이 아니라 춘천과 강원도민이 같이 운영하며 공존하는 해솔학교를 만들겠다는 것이 바람이다. 그래서 해솔학교가 이런 과정을 잘 거치고 나면 춘천시에 이 학교를 반납하려고 한다. 비영리단체로서 학교신축을 도모하는 일이 어려운 일이지만, 마음과 정성을 모으고 본질에 충실한 해솔이 갈망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기적처럼 많은 기관과 개인후원자들 지원
학생들에게 부족함 없는 교육 하고 있어
정규직원 8명, 제3국 청년10여명 더 수용
학생 수 30명…금년 예산 5억5천만 책정
 
▶이 학교가 춘천에 자리 잡게 된 배경이 있나.
몇 년 전에 강원도 화천에 제2하나원이 설립되고, 강원도청에서 탈북청년들의 사회정착이 힘들다는 현상의 대책 일환으로 기술양성 전문기관을 민간단체 유치를 통해서 실현하고자 일종의 초청형식으로 연락이 왔다. 설립과 운영을 맡고 강원도는 간접적으로 가능한 지원을 하겠다는 의도였다.
▶전문경영인 출신이 대안학교 참여한 계기가 궁금하다.
숙명적으로 탈북청년들과 만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입대 전 외환은행에 입사한 것이 직업이 되어 30년을 봉직했다. 은퇴 당시 부행장으로 근무 중 2003년 11월에 외환은행이 지금도 세간에 회자되고 있는 미국계 투기자본 론스타에 매각됨으로서 투자금 납입일 당일 퇴직을 강요받게 되었다. 경영진 교체로 55세가 못되어 예정에 없던 회사를 떠나 바로 사회복지대학원에 등록하여 사회복지 공부를 했다. 그 즈음 대거 입국하기 시작한 탈북주민 중에 청소년 복지에 해당하는 대안학교 및 민간연구원에서 봉사를 하게 되었다. 벌써 13년의 세월이 흘렀다.
▶독자들에게 하실 말이 있다면?
북한과의 직접적인 인연을 맺고 생활해 온 지도 20년이 되었다. 탈북민 3만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작은 통일실험이 많이 진전되었다고들 이야기 한다. 그리고 현실적인 면에서든 아니면 역사적 당위성에서든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과제이다.
지금에 와서 절실히 깨달은 점 하나는 남한사회와 북한사회와의 진정한 통합은 남한사회의 성숙함에 있는 것이지 북한주민들의 성숙함에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들이 성숙하기에는 이미 너무나 먼 거리에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사실을 인정한다면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이 대단히 크다.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풀어 나가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다. 해솔이 책무를 잘 감당함으로써 역사적 사명의 한 역할을 담당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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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1/26 [13:15]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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