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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경제성 없는 한국의 울창한 수목들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7/04/20 [14:33]

<전대열 전북대 초빙교수>

우리나라의 수목은 세계적으로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았다. 그러기에 삼천리금수강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백두산에서 한라산에 이르기까지 조선의 땅은 울창한 나무에 뒤덮여 있었다. 어디를 가나 낙락장송이요 울울창창이었던 조선 땅이 일제강점기 36년을 지내면서 헤성헤성해졌다.

결정적으로 벌거숭이로 변하게 된 것은 6.25전쟁을 겪으면서다. 동족끼리 총을 겨누고 300만 명이 죽어야했던 이 전쟁에서 조국의 산하는 피폐할 대로 피폐해졌다. 혼란스런 사회질서 속에서 나무를 베어 판잣집을 짓고 밥을 해먹으며 온돌을 덥히는 것은 누구도 거역하기 어려운 전쟁의 후유증이었다.

박정희가 5.16군사쿠데타를 일으킨 다음 맨 처음 착수한 것이 산업을 통한 경제중흥이었지만 치산치수를 내건 산림녹화사업은 국가의 인프라를 조성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산의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연료대체가 시급했다. 석탄을 이용한 십구공탄의 공급은 가스중독 사고를 유발했지만 산림보호에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본다.

한 때 금강산 관광으로 배를 타거나 육로로 북한에 다녀올 수 있었다. 이 때 목격한 북한의 산천은 목불인견이었다. 금강산 구월산 칠보산 묘향산 같은 유명산에는 그나마 나무가 울창했지만 대부분의 야산에는 한국의 50년대와 60년대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벌거숭이다.

중국을 여행하는 한국 사람들이 단동을 거쳐 연길 통화를 통하면서 압록강과 두만강 연변의 북한 땅을 바라보게 되는데 북한과 중국의 나라경계는 산에 나무가 많으면 중국이요 없으면 북한이어서 너무나 대조적이다.

북한정권은 3대 세습을 이어오면서 국가경영의 기본인 치산치수조차 소홀히 하고 오직 원자탄과 미사일 만들기에 광분하고 있으니 인민의 삶은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한국의 산하는 산림녹화에만 치중했을 뿐 나무가 가지고 있는 경제적 가치에는 미쳐 눈을 뜨지 못했다.

우선 벌거숭이를 면해보자는 일구월심으로 먼 미래를 내다본 장기적인 경제성장의 몫을 놓쳤다. 나무를 심을 때에는 어떤 나무가 가치 있는 수종인지를 살펴야 했다. 지금 우리 산에는 별로 가치가 없는 잡목이 대부분이다. 집을 짓거나 펄프로 사용할 수 있는 나무여야 하는데 천려일실(千慮一失)이었다. 이제부터라도 체계적인 식목계획을 세워야 한다.

지역의 특성과 기후를 살펴 품종별로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빨리 자라는 수종도 많겠지만 성목(成木)이 된 후 단단하고 무거워야만 값이 나간다. 무른 나무는 쓸모가 없다. 나무의 사용처는 무궁무진하다. 단지별로 수종을 정하여 식목한다면 이쪽에서 베어내고 저쪽에서 번갈아가며 심을 수 있는 순환이 이뤄져 끊임없는 재생산이 가능할 것이다.

정부는 획기적인 예산배정과 체계적인 산림계획으로 4차 산업보다도 더 쉽고 알찬 산림정책을 시행해야만 한다. 요즘은 대선정국이다. 후보들마다 표를 얻기 위해서 일시적인 인기영합 복지정책을 내세우고 있으나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산림정책에 대해서 말하는 이는 없다.

한국의 산지는 67%다. 4계절 기온은 나무성장에 적합하다. 오스트리아는 남한보다 작은 나라면서도 일찍이 임산물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체계적인 산림정책을 편 결과 지금은 목재로만 4조8,000억원의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진이 심한 일본은 울창한 산림 덕분에 산사태를 방지한다.

경주에서 5.8진도의 지진이 난 이후 400여 차례 여진이 발생하고 있어 주민의 불안감이 크다. 자연재해를 예방하는데 산림은 소중하다. 숭례문이 불탔을 때 복원하기 위해서 아름드리 소나무를 베어왔다. 아주 귀하고 좋은 나무라고 언론에서도 관심을 가졌다.

그런데 이 나무를 뒤로 빼돌리고 평범한 나무를 사용했다고 해서 대목장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좋은 나무는 이처럼 값도 비싸고 귀중한 곳에 쓰인다.

나무의 자람은 사람의 성장과 비유된다. 대선을 앞두고 창조적인 성장으로 미래를 제시하는 거목과 같은 인재가 출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국의 산림(山林)과 비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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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4/20 [14:33]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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