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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칼럼] 흥진호와 인도주의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7/11/16 [15:22]

<도희윤 (사) 행복한통일로 대표>

주말을 맞아 친구들과 사전에 약속을 했던 지방으로의 작은 여행길에 올랐다.

때마침 대한민국 국방부 앞을 지나게 되었는데 그곳에서는 꽤 규모가 있는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집회 탓인지는 몰라도 차량들이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을 무렵, 창밖으로 들려오는 시위대의 구호 소리에 차안에 있던 모두에게서 일제히 탄식소리가 터져 나왔다.

어리둥절해하며 시위대를 향해 눈길을 돌리는 순간, 학창시절 인연 아닌 인연이 있었던 문규현 신부를 비롯하여 꽤나 이름을 날리는 소위 진보진영의 몇몇이 눈에 띄었다. 그들이 당당하게 외치고 있던 구호는 놀랍게도 예전의 것이 아니었다. 여성 선도자의 선창에 따라 외치는 구호의 핵심은 한미동맹 반대였다.

지금껏 그들은 이런 자신들의 속내를 순진한 대중들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온갖 술수로 위장을 해왔는데, 그게 바로 적폐청산이었고, 구호로는 전쟁반대, 사드반대, 원전반대 등이었지만, 새 정부가 들어선지 수개월도 안 되어 이들의 구호는 점차 좌파 본연의 색깔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우리 모두가 어쩌면 당연한 상황이 도래했음을 인식하며 탄식을 공유하는 사이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열흘 가까이 청와대조차 몰랐다는 복어 잡이 배 흥진호가 북한의 선처(?)에 힘입어 무사 귀환한 것에 간단한 멘트를 부탁한다는 평소 알고 지내던 기자의 인터뷰 요청 문의였다.

그 기자분의 질문은 흥진호 사건에 대해 대부분의 언론들이 북한당국의 인도적 조치를 환영한다는 내용 일색인데 여기에 대해 필자의 의견을 듣고 싶다는 것이었다.

방금 국방부 앞을 지나오면서 도를 넘는 반미구호를 접한 터였고, 흥진호 사건에 대해서도 조금은 의아해하고 있던 상황이라 필자의 대답은 단순하게 전달되었다.

첫째, 필자는 그게 왜 지금 이야기가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인도적 조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 같다. 자국의 영해를 침범한 어선일지라도 합당한 조치이후는 국제법적으로도 당연히 송환하는 게 맞는 것이기에 일상적인 송환조치일 뿐이다.

둘째, 북한당국이 보여주고자 했던 인도적 조치라 함은, 과거 흥진호와 마찬가지로 북한해역 내지 심지어 공해상에서 조업하던 수많은 어선들과 함께 졸지에 가족과 생이별하여 수십 년 간 불법 억류된 납치피해자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고, 6.25 전쟁시기 민간인 납북자, 국군포로들의 송환을 단행한다면 그것이 바로 인도적 조치로 환영받을 일이지 않겠는가 하고 말이다.

필자는 세간에서 점점 의혹을 더하고 있는 흥진호 미스터리를 언급하려는 게 결코 아니다. 지금 하고 있는 북한당국의 치졸한 생색내기 행태와 이에 덩달아 맞장구를 치고 있는 한심한 언론과 정부에 일침을 가하고 싶을 뿐이다.

지난 10월 영국의 첼튼햄 지역에서 유서 깊은 문학축제가 열렸는데 그곳에서의 북 토크에 참가했을 때의 일이다.

북한 내부의 작가가 쓴 작품을 읽고 그 먼 길을 애타게 달려왔을 6.25 전쟁 영국군 참전용사 두 분을 필자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분들이 떨리는 목소리로 부르짖던 절규의 메시지를 가슴깊이 새기고 살아 갈 것이다.

‘이제 주님 곁으로 가야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지만 당시를 떠올리면 참으로 소중한 삶을 살아왔다. 만약 그때 북한 인민군의 포로가 되었다면 살아서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을까.

2년여의 중공군 포로생활을 마치고 본국으로 귀환했지만, 아직도 나의 전우들이 북한에 억류되어있다는 소식은 나를 너무도 슬프게 한다. 그래서 나는 하루라도 빨리 한반도가 통일이 되기를 누구보다 열심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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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1/16 [15:22]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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