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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칼럼] 북한판 ‘아랍의 봄’은 오고 있다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7/11/16 [15:24]

<류경화 전 동부산대학교 총장>

2017년 11월 7일로 러시아 혁명 100주년을 맞았다. 1917년 11월 7일 노동자 농민이 주동이 된 혁명으로 일컬어지는 러시아 혁명 또는 볼셰비키 혁명은 ‘인류 역사상 최대의 실험’으로 평가됐던 혁명이다. 러시아 혁명으로 태어난 소련은 한 때 세계 절반을 호령한 공산주의 종주국이었다.

그러나 공산주의는 이론과 현실적 괴리로 인해 공산주의 이상을 성공시키지 못하고 전 세계에 깊은 상처만 남긴 채 74년 만에 역사 속으로 조용히 매몰되어 버렸다.

이러한 역사적 교훈에서 볼 때 북한의 공산주의가 실패한 것은 필연적 결과로 인식된다. 때문에 북한은 2009년 김정일이 헌법을 개정하면서 공산주의라는 단어를 모두 삭제하고 사회주의를 제대로 해보겠다고 공언했지만 북한판 사회주의 역시 현실적으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2011년 김정은이 집권하면서 북한사회주의 민주화가 성공하지 못하면 2010년 튀니지에서 촉발된 ‘아랍의 봄’과 같은 북한의 반정부 민주화 혁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시 북한의 이 같은 상황을 근거로 해서 한국에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공사가 11월 1일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북한판 ‘아랍의 봄’이 온다는 증언을 했다. 아랍권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이 촉발된 배경은 이렇게 진행됐다.

2010년 12월 17일 튀니지 소도시의 한 시장에서 청과물 노점상 청년이 유일한 생계수단인 수레를 경찰에 빼앗기자 분신으로 저항했다. 이것이 튀니지 혁명으로 이어졌으며 그 불꽃은 이집트와 예멘, 바레인, 시리아, 리비아로 번져 정치 민주화로 확산됐다.

북한도 김정일 사망 이후 집권한 김정은 체제 전망이 극도로 불안하면서 주민들의 저항과 일탈현상이 결국 북한판 ‘아랍의 봄이’이 촉발될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에 망명한 태영호 공사는 미 하원 청문회에서 “김정은 정권의 공포통치에도 북한 내부에 증대하고 예측하지 못했던 변화, 즉 ‘아랍의 봄’이 일어날 수 있다”고 증언했다. 비록 태영호 공사의 증언이 아니라도 김정은 체제에서 ‘아랍의 봄’과 같은 과거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주민들의 봉기가 촉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북한주민들의 민주화를 위한 집단행동 가능성은 몇 가지 측면에서 예견할 수 있다. 첫째, 김정은 공포통치에 따른 민심일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 6년간 장성택을 비롯한 권력 엘리트 계층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과 숙청으로 수많은 핵심세력들이 희생당했다. 지난 50년 이상 북한정부에 대를 이어 충성했던 엘리트 핵심세력들에 대한 정치적 탄압은 김정은 체제가 스스로 정체성을 유린한 폭거라는 점에서 민심일탈은 물론 앞으로 심각한 정치적 위기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틀림없다.

둘째, 김정은 체제가 핵무기를 보유하는 과정에서 정권위기를 심화시켰다는 점이다.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보유로 김정은 체제가 일시적으로 반짝 효과를 거둘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대외경제, 외교적 압력으로 정권유지가 어려울 것이 자명하다. 이에 따라 북한주민들이 ‘핵을 가지고 살 수 없다’는 반발이 조직화될 경우 김정은 체제는 체제위기에 봉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셋째, 북한 사회변동이 다양화되면서 북한민주화 요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의 사회변동 가운데 민주화를 촉발시킬 수 있는 요인은 장마당(시장)과 휴대전화로 인한 정보유통이 주민들의 민주화 의식의 불씨를 빠르게 전파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1994년 김일성의 사망과 김정일 체제가 등장하면서 1990년대 말 ‘고난의 행군’ 시절 배급만 기다렸던 사람들은 100만 명 이상 굶어 죽었지만 공터에 나가 집에 있는 옷가지라도 내다팔았던 사람들은 살아남았다. 이것이 불씨가 되어 김정일 17년 통치기간 동안 북한 전역에 200여개의 장마당이 개설됐다. 김정은 집권 6년 동안 공식 장마당이 450여 곳에 이를 정도로 북한 경제를 움직이는 동력(動力)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김정은 집권 이후 오히려 장마당을 풀어주는 방식으로 주민생활을 다소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정보유통으로 체제를 위협하는 핵심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이 2008년 개통시킨 휴대전화 서비스 가입자가 현재 250만 명을 넘었다는 것은 휴대전화로 인한 새로운 정보유통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북한민주화 촉발의 심각한 요인이 되고 있다. 결국 이 같은 부정적 요인들을 통해 북한판 ‘아랍의 봄’은 오고 있다는 결론이다. 따라서 김정은 정권은 민주화를 통한 정권말기의 비극을 막기 위해서 핵 포기는 물론 북한주민들의 행복권을 보장하는 선정(善政)을 베풀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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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1/16 [15:24]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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