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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주민 어울림이 통일…탈북민 일자리 창출에 한 몫”
[인터뷰] 다사랑웰빙 나라 김명희 대표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7/11/23 [15:19]

충남 부여의 공동브랜드인 굿뜨래 인증을 받고, 신선한 과일채소 웰빙즙을 만들고 있는 다사랑웰빙나라 김명희(45)대표는 자체개발한 저온공법과 100% 원재료를 이용해 맛과 영양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4년 한국일보 베스트신상품으로 선정, 온오프라인 판매를 통해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성공한 탈북민으로 귀감이 되고 있다.

남북한주민의 어울림이 곧 통일이라는 그는 탈북민과 지역민을 위한 일자리 창출을 도울 것 이라고 말한다.

통일 후에는 고향에 돌아가 북한주민들에게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든든한 일터로 키우겠다는 큰 소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북송된 이후 생사를 알 수 없는 여동생을 찾아야 하는 절박함도 있다. 부여군 사업장에서 김명희 대표를 만났다.

▶어떤 계기로 탈북하게 됐나.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던 97년도였어요. 작가지망을 꿈꾸며 청진의 제2사범대학에서 국문학과를 졸업한 스물다섯 살 때였어요. 아버지는 함경북도 청진역사박물관 기술부관장을 하셨는데, 공무원들에게도 배급을 못 주다보니 가세가 기울기 시작했지요. 동창들도, 중학교 때 선생님도 시장에 나가서 품팔이하는 것을 보면서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어요. 과연 이 나라가 우리가 결혼하고 아이 낳고 후손까지 책임질 나라인가, 위기감이 들었지요.

다행히 중국에 친척들이 있어 식량원조도 해주고 돈도 갖다 주셨지요. 그때 친척 분들이 ‘중국이 이북보다 못살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더 잘 산다. 근데 한국에 가면 더 잘산다고 하더라. 그러지 말고 중국으로 오라’고 했어요.

그렇다고 처음부터 가족이 탈북을 생각한 것은 아니었어요. 아버지께서 오랫동안 공직생활을 하셨고, 애국심이 크셨어요. 감히 나라를 버리고 간다는 생각은 못하고 어려워도 사회주의를 지킨다고는 생각이었지요.

여동생과 두만강을 건넌 때는 97년 9월 29일이었는데 브로커들이 친척집 인근에 데려다주겠다며 접근해왔어요. 근데 알고 보니 이들은 부모 잃은 꽃제비 소녀들을 중국에 팔아넘기는 인신매매 범들이었어요. 열일곱 살인데도 먹지를 못해 초경도 못하는 그런 아이가 얼굴이 누렇게 뜬 마흔 넘은 노총각에게 팔려가는 모습에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우리는 다행이 중국에 연고가 있어 브로커들이 약속한대로 돈을 받고 친척집 인근에 데려다주더군요. 하지만 눈앞에서 어린소녀들이 강제로 팔려가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던 처참한 상황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 지금도 그들 위해 기도하고, 가끔 안보강의 할 때 당시의 상황을 전하면서 어디에 있는지 모르지만 불쌍한 그 아이들을 위해 기도를 좀 해달라고 부탁해요.

▶중국에서는 어떻게 생활했는지.

동생은 중국 시골서 결혼했고, 저도 인근에 살았어요. 자녀 둘이 한꺼번에 없어졌으니 얼마나 고통스러웠겠어요. 자식을 금 쪽같이 아끼셨던 부모님이셨기에 절망을 이기지 못하고 목숨을 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항상 엄습했어요.

그런 어느 날,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어요. 한낮한시에 약속이나 한 듯이 연변 할머니 집에 있는데 부모님이 거기 오신 거예요. 삼촌이‘너희 아버지, 어머니 오셨다’라고 할 때 저는 혼이 나가서는 미친 사람처럼 막 소리를 지르고 정신없이 방안을 뛰어다녔어요.

▶너무 놀라서인가.

그렇지요. 그때 처음 깨달았어요. 제 아무리 강한 사람이어도 정신력에 한계가 있다는 걸. 북송될 수 있다는 공포가 너무 커 한순간 혼을 빼간 거였어요. 이런 순간에 어머니, 아버지가 문 앞에 와계시다니,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할 수 없었지요. 그때 종교는 없었지만 신이 우리를 도왔구나, 생각했어요.

▶이후 한국엔 어떻게 오게 됐나.

저와 동생을 북에 있는 집으로 데려가기 위해 탈북을 감행하셨던 부모님께서도 상황이 여의치 않음을 아시곤 이미 결혼해 출산한 동생과 시골에 계셨어요. 99년 북경에서 조선족이 운영하는 양복점에서 2년 동안 미싱 일을 했어요.

그 뒤 한국 현대상선 북경지점에서 일했는데, 이때 만해도 북한에서 남한에 대한 교육을 안 좋게 받았던 터라, 남한 사람과 함께 일을 하게 된 것에 무서움이 컸었지요.

당시 업무가 손님 오면 커피 드리는 것부터 간단한 사무직이었는데,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남한 사람들은 북에서 배웠던 것과 달리 매너도 좋고, 엄청 따뜻해 존경심이 들기 시작했어요. 조선족인줄로만 아셨던, 지점장님이 같은 민족이라고 반기며 선의를 베풀며 잘 챙겨주셨지요.

차츰 남한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남한 관련 신문은 죄다 읽어 내려갔어요. 특히 한때 작가지망생이었던 저로서는 언론의 자유가 있는 남한사회의 모습이 굉장히 부러웠지요.

▶한국에서의 정착생활 과정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은데.

2006년 3월 부여에 정착했는데, 집안 뿌리가 그곳이기 때문이예요. 함경북도 청진이 고향이이지만 제 친할머니 고향은 부여군 임천면이고, 친할아버지는 경상북도 예천이예요. 부여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듣고 자랐어요.

교회를 다니면서 지금에 남편을 만났어요. 건강원을 운영하던 남편에게 방울토마토 등 부여공동브랜드인 굿뜨래 농산물을 활용한 즙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제공했어요. 당시 남편이 저온공법의 100% 수제과일채소 웰빙즙 전문인 다사랑웰빙나라를 운영하고 있어 정착생활에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경제활동을 하고 싶었어요. 돈도 돈이지만 남한에 와서 당당히 사회의 일원이 되고 싶었지요. 나름의 경제활동을 찾던 중 ‘바깥에서 할 거 뭐있냐, 남편이 운영 중인 건강원에서 영업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더군요. 이후 굿뜨래 농업대학, 사이버연구회, 군청 등 무료로 하는 수업은 다 배운 것 같아요.

원래 건강원 주판매품목이 생 칡즙이었는데, 산에서 캔 거라 굿뜨래 농산품 인증을 받기는 어려웠어요.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고 암, 당뇨, 혈압에도 좋은 건강식에 속하는 방울토마토의 전국 생산량 1위가 부여란 점에 착안, 2013년도부터 본격적으로 굿뜨래 인증을 받고 더웰시아라는 브랜드로 상품화하기 시작했어요.

질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심혈을 쏟고 있지요. 이를 위해 남편이 개발한 저온공법을 활용, 단시간 내 가공해 맛과 영양을 모두 잡았어요. 여기에 토마토 주원료 100%를 통째로 갈아 맛과 향, 색깔과 농도 면에서 탁월한 웰빙즙을 만드는 데 성공했지요.

더불어 안정적인 토마토주스 공급을 위해 생산부터 제조 판매까지 원스톱시스템 구축에 힘쓰는 가운데 블루베리즙 등으로 나아가며 품목상품화에도 적극 나섰어요. 발품 팔며 열심히 홍보에 노력했지요.

덕분에 중기청의 도움을 받아 11번가, 옥션 등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판매처를 확대해나갈 수 있었어요. 이후 2014년도에는 충남도에서 운영하는 쇼핑몰에서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었고, 같은 해 한국일보의 베스트신상품브랜드로 선정되기도 했구요.

▶앞으로의 계획과 꿈은 무엇인가.

내년쯤에 공장을 지을 예정인데 탈북민들 성공적인 정착에 조금이라도 일조하고 싶어요. 북한에서 국문학을 전공했지만 이곳에서 써 먹기 어려웠듯이, 여전히 상당수 탈북민들이 취직하기 쉽지 않고, 막상 취직이 되어도 문화적 차이 때문에 정착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 형편이라는 것 알아요.

이에 다사랑웰빙나라 사업을 번창시켜, 탈북민이 일할 수 있는 든든한 일터를 만들고 싶어요.

삼팔선이 열리고 장벽이 무너져야만 한 통일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런 거창한 통일이 아니어도 지금 남북한 주민이 함께 어울리고 소통하며 살아가는 것이 통일 아닌가요. 작은 통일이 한민족 통일의 준비라고 생각해요. 윤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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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1/23 [15:19]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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