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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평화로 가는 길에 ‘민화협’이 횃불들어 밝히겠다
[통일을 준비하는 사람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김홍걸 상임의장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7/12/28 [14:18]

북한의 평화적 공세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우리 주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고자 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방향을 목표로 핵문제와 남북교류를 분리해 논의하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이하 민화협) 신임대표상임의장이 2018년 새해 남북관계 발전의 획기적 전환을 기대했다. 김대중 대통령의 3남인 그는 아버지의 뜻으로 만들어진 민화협의 출범 취지대로 민간차원의 남북교류의 물꼬를 여는 것이 곧 한반도 위기 해소의 해법임을 강조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방법은 다소 변화될 수 있지만, 사회문화, 개발협력분야, 인도지원 등 민간차원의 다양한 교류를 통해 한반도평화와 통일의 밑거름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신념에서다. “교류만이 답이다. 길이 없다면 길을 내서라도 가야 한다. 설득이 어렵다면 설득 될 때까지 해야 한다”며 남북대화와 협력의 길을 새롭게 다지는 김홍걸 의장을 만나 한반도정세에 따른 민화협 역할론에 대해 들었다.

▶민화협 취임 소감과 앞으로의 각오는.

민화협은 지난 98년 아버지(김대중 대통령)께서 이념을 뛰어넘어 한반도 평화와 민족화해, 그리고 통일준비를 위한 남북 간 민간교류 활성화를 목표로 종교, 시민단체, 정당 등 각계각층을 아우르는 평화단체들과 만든 범국민적 상설통일운동협의체이다. 남북 간 교류가 잘 안 되고 있던 시기에 민간 교류 물꼬를 터보자는 거였고, 그 물결의 흐름에서 만들어진 것이 민화협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역사가 반복돼 정부 대 정부 간 교류는 현재도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당시 민화협 태동 때처럼 민간교류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때,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을 맡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제가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민화협 역할과 위상에 대한 비전은 어떤 것인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방법은 다소 변할 수 있지만, 햇볕정책의 기본 정신은 반드시 계승 발전해야 한다.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소중한 정신을 한반도 통일의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 아쉬운 것은 앞서 평화와 통일에 대한 국민의 염원과 관계자 여러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소중한 정신이 계속 이어지지 못한 점이다. 한순간에 공든 탑이 무너지듯, 긴 세월, 많은 노력과 희생이 너무 쉽게 무너지고, 위기를 맞게 되어 참 가슴 아프고 답답했다.

북과 대화를 해봐야 소용없다며 ‘대화 무용론’을 내놓는 분들이 있지만, 우리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대화는 해야 한다. 대화하는데 손해날 것이 없다. 지금처럼 안보상황이 안 좋고 우발적 충돌과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오해에 대해 무력충돌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에서는 거듭된 대화를 통해 긴장관계를 녹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화는 시간 낭비가 아닌 전쟁을 막는 교두보다.

이제 민화협이 민간차원에서 남북대화와 협력의 길을 새롭게 열겠다. 길이 없으면 길을 내서 가야 한다. 남북교류가 정부 대 정부 간 대화가 막혀있을 때, 민간에서라도 교류와 협력의 물꼬를 터야 한다. 그것이 19년 전 민화협이 만들어진 이유이다. 인도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도적으로 남북민간교류의 길을 여는 데 노력하겠다.

▶교류가 답이라고 강조했는데, 부연한다면.

예컨대 6.15 정상회담 하고 나서 북측에서 우리가 보내준 물자에 한국 출처의 글자가 써져 있는 것도 지우지 않고 그걸 그대로 상용화 할 정도로 남한에 대한 경계심이 많이 풀어져 있다. 이것이 발전되면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었을 텐데. 오히려 지난 9년 동안 퇴행하게 만든 점이 아쉽다.

개성공단을 닫은 것도 금강산과 함께 남북교류를 할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사실상 유일한 교류의 장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우리 스스로 닫아버린 점이 아쉽다. 북측은 김정일 위원장의 유업이기 때문에 그것을 절대 먼저 닫자는 말을 못하는 데 우리가 스스로 북쪽안의 남한의 전진기지를 만들었던 것을 스스로 포기하고 나온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북측에서 무리한 요구를 해도 우리가 약속위반이란 말을 할 수 없게 됐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민간교류 활성화를 위한 추진 계획은 있는가?

지금 당장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과거의 가능한 것들이 지금은 막힌 부분이 상당히 있고 북한주민에게 인도적 지원을 하는 문제도 예전처럼 쉽진 않다. 그럼에도 인도적 지원을 비롯해 남북교류협력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민간 차원의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 정부 대 정부 간 대화가 안 되고 있고 민간 차원에서라도 교류의 물꼬를 터야 하는 상황이다.

유엔의 대북제재나 5·24조치 등으로 여러 가지 제약이 있지만, 결핵을 앓는 어린이에게 약품을 지원하는 등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민생과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유엔 제재와 무관한 것으로 안다 그런 식(대북 인도적 지원)으로 방법을 찾아 나갈 계획이다.

무엇보다 북한 정권과는 별개로 북한 주민들은 우리가 도와야 할 동포들이다. 먼 훗날 통일을 가정할 때 북한주민들이 남쪽 국민들에 대해서 동질감을 갖고 호감을 갖게 해야 하는 것은 지금부터 차근차근 해야 될 일이기 때문에 당장 상황이 나쁘다고 해서 포기할 수는 없다.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그것을 구제해주는 것보다 더 시급한, 더 인권문제가 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이유로 해서 반대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유류제재 강화 등 대북제재 수위를 높였다. 북한제재효과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지.

북한에 결정적 타격을 줄 수 있는 그런 고강도의 제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본다. 북한이 과거에도 고난의 행군이라든가, 어려운 시기를 겪었지만 굴복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제재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 제 생각이다. 특히 중국이나 러시아가 그 부분에 적극 참여해주지 않은 한 결국 유엔에서 어떤 형태의 제재를 결의한다 해도 의미가 없다고 본다.

결국 유엔제재라는 것도 국내 언론에서는 잘 다루지는 않지만 제재가 목적이 아니고 제재를 통해 북한이 협상테이블로 나오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런데 만약 북측이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하고,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이제 핵 무력을 완성했으니 앞으로는 평화적 해결을 위해 협상을 본격적으로 하자, 이렇게 나올 경우 과연 그 제재가 계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북한의 평화공세에 대한 대처와 더불어 한반도 정세 관련해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을 것 같다.

북측은 미사일 실험을 계속 한 것도 그렇고, 평화공세를 한다고 가정한다 해도 자기들이 치밀하게 계산한 계획에 의해 나온 건데 미국의 트럼프 정권은 아직까지도 북핵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일관된 해법을 가지지 못한 상황이다. 때문에 미국 측이 어떻게 나올지가 염려스러운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의 워딩도 수시로 바뀌는데다 국무부 동아시아 문제를 다루는 핵심 차관보 자리도 공석이고, 확실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국제사회가 지금 불안하게 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 심지어 미국 내에서조차 트럼프 정권의 대북 정책에 대해 그렇게 신뢰하지 않는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내년에 평창올림픽이 개최되고, 그것을 계기로 평화적 해결을 할 수도 있는 기회가 올수도 있는데, 문제는 한국과 미국이 그 기회를 살릴 것이냐이다. 기회라는 것을 살리지 못하면 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의 평화공세 등 다각도의 대처 방안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정책의 핵심은 무엇으로 보는지와 제언하고픈 것이 있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신 베를린 선언에서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한 정부의 5대 원칙을 제시했다.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으로의 복귀와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방향의 한반도비핵화, 항구적 평화체제를 위한 평화협정체결,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구상 그리고 비정치적 교류협력 사업의 추진이 그 내용이다. 그중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오직 평화이며 평화로 가는 길은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국정철학은 무엇보다 민화협이 새기고 나아가야 할 첫 번째 원칙이라 생각한다.

결국 6.15와 10.4정신으로 돌아가서 북과 교류를 해야 되지 않을까, 그것만이 북측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명분이 된다고 본다. 미국이 북핵문제에 대해 확실하게 중심을 잡지 못하고 오락가락 하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미국만 믿고 갈 수는 없게 됐다. 집권 전부터 얘기 나왔던 대로 우리가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있어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그런 자세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께서 사드문제 때문에 악화됐던 한중관계를 어느 정도 회복시킨 것을 보면 과거에 얘기 나왔던 균형외교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하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 일단 미국을 포함한 주변국들에게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왜 중요한지를 잘 설득하고 그들에게 지지를 얻어내 우리가 좀 더 주도적으로 나서는 그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남북관계 개선 전환을 전략적 돌파구로 보는 것은.

핵문제와 남북교류는 분리해서 논의해야 한다. 이른 바 투 트랙 전략으로 가자는 것이다. 핵을 순식간에 없앨 수만 있다면 그것이 최선이겠지만 핵을 무조건 먼저 포기하라고 하면 북쪽에서 응할 일이 없고 대화자체가 시작 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우리가 손해다.

때문에 차선책으로 핵문제는 핵문제로 논의하되 그것 때문에 다른 분야의 남북교류까지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교류와 대화로써 남북관계를 개선시키고, 핵문제는 장기적인 과제로 남겨놓되 군사적으로 위험한 선택을 하지 않도록 일단 남북관계를 개선시켜놓는 것이 급선무다.

▶평창동계올림픽과 남북관계 개선 전망. 어떻게 내다보는지.

평창올림픽에는 북한 선수단이 오지 못할 수도 있지만 패럴림픽에는 참석할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 올림픽을 방해하는 분위기를 깨는 것은 북측이 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리수용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도 평창 동계올림픽을 방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는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남북교류의 재개가 이뤄지고, 민간교류를 복원하는 계기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 정상들까지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동북아 평화 무드 조성에 힘을 싣게 되는, 그런 훌륭한 평화올림픽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바람을 걸어본다.

한반도 위기감을 가라앉히고 평화정착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 한반도에 결코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민화협에 참여하는 시민사회단체에 평창평화올림픽 기간에 국제반전 평화연대 회의를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국제반전 평화운동에 함께 참여해 주시길 바란다.

▶이번 기회에 통일철학에 대해서도 듣고 싶다.

통일이 단기간 내에 될 것이라고 생각 않지만 역설적으로 분단을 먼저 인정해야 통일도 올 수 있다고 본다.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이 상대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91년도에 남북한이 동시에 합법정부로서 유엔가입을 할 때를 돌이킨다면, 그 정신대로 한반도에 두 개의 정부가 있다는 사실을 서로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상대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해줄 때 평화가 오는 것이고 평화가 와야 통일도 될 수 있는 것이다.

북한 붕괴론과 흡수통일 등을 얘기하는 분도 있는데 북한이 갑자기 붕괴됐을 때 그 혼란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때문에 사회 경제적으로 심각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 하루아침에 통일이 될 수도 없고, 갑작스런 통일은 바람직하지도 않다.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서는 긴장완화가 되고 평화적인 교류가 되면서 단계적 교류의 물꼬를 트는 것이 곧 미래 통일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본다.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올해는 남북 민간교류에서 의미 있는 일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다. 북측에서도 6.15와 10.4 정신에 대해 계승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의가 없는 만큼 저희 쪽에서 대화와 교류를 제안했을 때 북측도 거부하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

민간교류가 남북 간 긴장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국민들께 보여드리고 싶다. 특히 젊은 세대는 남북 간의 교류협력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인데 그것은 그들이 자라날 때 6.15같은 긍정적인 사건보다는 북의 핵실험 미사일 이런 도발 같은 부정적인 것들만 지난 십년간 봐왔기 때문일 것으로 본다. 이런 부정적인 인식을 바꿔 미래통일준비를 위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데도 노력할 계획이다. 또한, 민화협을 통해 한반도 평화라는 원대한 꿈을 실현시키고자 한다. 민화협은 진보, 보수의 틀 없이 모든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하는 곳이다. 의견이 다르고 정치적인 견해가 다를지라도 평화를 향한 꿈이 다를 수는 없다.

평화를 제도화하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고자 하는 정부의 정책방향에 민화협이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민화협과 민족화해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오신 여러 대표님과 회원단체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한다. 모두 힘을 합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소중한 정신을 계승하고,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통일의 밑거름이 되기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 드린다. 윤진석 기자 38tongi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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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2/28 [14:18]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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