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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축구대회 10년…“남북이 스포츠로 하나 되는 순간 연출 할 것”
[인터뷰] 푸드스마일즈 우양재단 최종문 이사장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8/01/04 [15:02]

최종문(74) 푸드스마일즈 우양재단 이사장은 이타주의적 삶의 척도를 가슴에 품고 탈북민 인식개선 과 좋은 먹거리 나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탈북민 등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시선 등 낙인효과를 경계하는 그는 동질감 회복을 향한 다양한 탈북민 지원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한주민의 삶과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 생활밀착형 우양평화교육은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ESD) 공식프로젝트로 탈북청년교사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있다. 또 통일축구대회, 탈북청년 외국어 말하기대회, 탈북청년들의 학업과 결혼 등 다양한 지원 사업에 힘써오고 있다.

무엇보다 물리적 결합을 넘어 화학적 결합이 됐을 때 통일 밑거름이 마련되고 진정한 탈북민 사회통합이 이뤄진다는 소신을 견지하고 있다. 교육, 직장, 결혼 지원을 통해 탈북민이 남한사회 공동체 일원이자 통일리더로 정체성 확립에 주력하고 있는 최종문 이사장을 서울 마포구 우양사무실에서 만나 재단의 탈북민 지원 사업에 대해 들었다. 

▶탈북민 지원 사업에 대해 개략적으로 설명해 달라.

푸드스마일즈 우양은 1983년부터 장학 사업을 시작으로 다양한 소외계층을 지원하면서 탈북민의 남한사회의 정착과 자립 문제에 관심을 갖고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대학 및 대학원생 장학 사업뿐 아니라, 탈북리더모임을 통해 청년들에게 도서구입 비용을 지급해왔다. 한 부모 가정을 비롯한 탈북 저소득 가정에는 정서적 지원과 함께 매달 양질의 먹거리도 지원하고 있다. 또 결혼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을 위해 웨딩컨설팅업체와 제휴해 매년 예식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축구를 통해 남북청년이 화합하는 우양 배 통일축구대회는 2009년부터 대한축구협회와 협력해 성황리에 진행하고 있는 행사로 통일을 염원하는 아마추어 대회로서의 전통과 권위를 자랑한다.

또한 오랫동안 푸드스마일즈 우양이 가족으로 여기는 독거어르신과 더 많은 보살핌이 필요한 모자가정 아이들이 우리가 만나는 이웃이다. 1999년부터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독거어르신 및 저소득 빈곤가정을 찾아가 쌀과 먹거리 꾸러미를 전하는 활동을 하고 있으며 현재 21개의 지역파트너 단체와 함께 먹거리 나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탈북리더모임 청년들 도서구입비용 지원

저소득 탈북 가정에 양질의 먹거리 제공

결혼 비용 부담 줄여주는 예식 지원 등

남한 정착과 자립, 정체성 확립에 주력

 

▶재능기부형태로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인생을 살아가는 데 결국은 이타적인 삶이었느냐, 아니냐. 그것이 인생 소신이며 척도이고 기준점이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기회가 되면 고아원 등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했고, 젊을 때는 공부에 열의를 둔 어려운 청소년들을 돕는 야학 활동을 했다. 작은 보탬이지만 함께 나누고 실천하고 성장하는 것. 그래야 이 사회, 인류가 따스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삶이 곧 나를 위한 길이라고 믿고 그 가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급여를 받지 않고 이사장직을 맡게 된 연유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2004년부터 우양재단 이사로 있었는데, 지난해 초 우양재단 설립자이신 우양 정의승 명예이사장님께서 맡아달라고 제의를 하셨다. 평소 삶의 모습을 통해 정 명예 이사장님이 보여준 이타주의적 철학과 인생관, 그리고 독실한 기독교 신앙을 뿌리로 둔 겸양과 섬김의 자세에 많은 감명을 받아 고민 끝에 맡게 됐다. 호텔CEO, 대학교수, 학장 등을 지낸 시간이 제 인생의 4막이라면 지금은 재단 이사장, 사회복지법인 엔젤스헤이븐 이사, 경영연구소 이사 등을 맡으며 인생 5막을 연 셈이다.

 

탈북청년교사들과 함께하는 우양평화교육

통일 과제로 남겨놓은 분단 이후 세대에게

반드시 필요한 이질감 해소 및 인식개선과정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 프로젝트이기도

 

▲ 최종문 푸드스마일즈우양 이사장 © 통일신문

 

▶우양평화교육이 인상적이다. 교육 목표와 내용, 성과를 말한다면.

탈북청년 강사가 진행하는 평화교육은 비폭력 중심의 평화교육이면서 사람 중심의 통일준비 교육이다. 체제가 다른 북한에서 남한으로 온 탈북민은 평화통일을 소망하는 우리사회의 보물과 같은 존재들이다. 북한을 증오하고 편견을 고착시키는 교육이 아닌,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삶의 이해를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통일을 과제로 남겨놓은 분단 이후 세대에게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이를 위해 우양평화교육은 남북의 이질감 해소와 우리사회 소수자인 탈북민에 대한 인식개선 및 공익적 역할 부여라는 사업 목표를 갖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첫째, 북에서 살다온 청년의 경험과 다양한 방식의 수업기법을 통해 생활밀착형 이해를 돕는 동질감 회복에 나서고 있다. 둘째, 개인적인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은 탈북민은 한국에서 역시 편견의 피해자이자, 인권을 걱정해야 하는 소수자이다. 이들을 한국사회의 필요한 공간에서 피스빌더로 세움으로써 스스로에게 북한 출신 이민자도 우리사회 공동체의 떳떳한 일원이라는 자긍심을 갖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셋째, 편견 해소라는 교육 콘텐츠를 통해 도와줘야 하는 대상에서 더불어 살아가야하는 이웃이라는 대중의 인식도 함께 개선해 나가고 있다.

2009년 시작된 우양평화교육은 현재까지 전국에서 963차시 교육을 통해 약 2만9천여 명의 학생들과 만나 평화의 씨앗을 나누었다. 현재는 30여명의 탈북청년강사들이 함께하고 있다. 사후평가를 근거로 통일 및 북한 그리고 탈북민에 대한 인식개선에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특히 우양평화교육은 통일, 북한 관련 사업 중 유일의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ESD) 공식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세계시민교육 취지에 적합하고, 문화다양성을 비롯해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교육적 헌신과 노력이라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의 ESD제도 취지에도 부합해 2015년부터 공식프로젝트로 선정된 점도 단연 주목할 만한 성과다.

▶평소 생각한 통일 철학, 소신이 있다면 말씀해 달라.

물리적 결합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차원을 뛰어넘은 화학적 결합을 이뤄야 진정한 통합, 통일이 된다고 본다. 예컨대 설탕이 확 녹고 완전히 해체돼 새롭게 나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남 대표 북 대표 만나 사진 찍고 이런 게 아닌, 남 사람은 북 사람 속에 들어가고 북 사람은 남한 사람 속에 들어가는 것이 곧 정체성을 확립하는 통합의 전제조건이 되는 화학적 결합이다. 통일운동도 종국엔 화학적 결합으로 포인트를 두는 방향으로 전개되기를 바란다.

그런 점에서 남북통일에 관한 소견은 너무 서두르지 말자는 것이다. 서두르다 보면 뭔가 작용(作用)을 해야 하고 작용을 하면 반드시 반작용(反作用)이 생기기 마련이다. 즉 조급성을 버렸으면 좋겠다.

 

▲ 최종문 푸드스마일즈 우양 이사장    © 통일신문

 

▶그동안 많은 탈북민을 만나면서 느낀 생각은.

우양에서 진행하는 행사에서 우리 청년들을 만날 때마다 느끼는 것은 과거의 어려움이 분명히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학업에 대한 열의가 그렇게 대단할 줄은 생각을 못했다. 이질적인 남한사회 정착과 학교생활 적응을 하는데도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 중국어 말하기대회와 영어 말하기대회에 가서 만나보니 실력들이 정말 대단했다. 그리고 탈북청년들은 뭔가 특별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만나다 보면 탈북청년들도 대학 졸업 후 좋은 직장을 구하고 훌륭한 배우자를 만나 안정적인 가정을 만드는 것은 남한청년들이 갖고 있는 고민과 똑같음을 알 수 있다.

 

특별대우로 인한 낙인효과 때론 더 무서워

통일의 주역, 리더로 세우는 것 중요하지만

우리사회 평범한 공동체 일원으로 바라봐야

 

 ▶탈북민의 안정적 사회통합을 위해 제언하고픈 것이 있다면.

물질적 지원 못지않게 인식개선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북한에 대한 좋지 않은 뉴스가 나올 때마다 대중의 부정적 시선이 탈북민 사회로 향하는 모습을 본다. 사람은 시선을 먹고 마시며 산다. 현장에 계신 분들은 탈북민을 ‘먼저 온 통일, 통일의 주역 혹은 역군’으로 세워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만큼 중요한 일은 우리 사회 소시민으로 함께 어우러져가는 과정이다. 우리사회에서 이분들이 ‘탈북민’ ‘소수자’ ‘클라이언트’란 이름으로 도드라지지 않는 평범한 공동체의 일원이 될 때 우리 곁에 통일이 조금 더 가까이 왔다고 말할 수 있다.

특별대우로 인한 낙인효과가 때로는 더 무섭다. 그런 점에서 탈북민이라고 구분하는 것 자체가 편견이기 때문에 지칭을 새롭게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 통일신문 애독자들은 북한 출신 시민들과 청년들, 그리고 어렵고 딱한 처지에 놓여있는 이웃들을 별난 사람으로 특별 대우하지 말고 그냥 그렇고 그런 평범한 이웃으로 여겨 주시기 바란다.

더불어 북에서 온 이들이 남한에 와서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하게 되기 바란다. 그것이 곧 성공적 사회통합이며, 이는 다른 게 아닌, 교육, 직장, 결혼을 통해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것이다. 정착의 기본은 딴 거 없다. 첫째, 공부 두 번째 직장, 세 번째 결혼, 이 세 가지가 잘 갖춰지면 정체성은 자연스럽게 확립된다. 공부하고 직장 얻고 결혼할 때까지는 돕자는 게 제 생각이다. 그랬을 때 하나로 나아가는 화학적 결합도 가능해질 것이다.

▶탈북민 지원에 대한 역차별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혈혈단신 남한으로 온 탈북민들은 연고가 없다. 가족도 선후배도 없이 자신을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없다. 외롭기 짝이 없지 않다. 남한주민들 중 어려운 분들도 많다. 그런 분들을 바라보는 따스한 관점으로 탈북민들도 바라봐주면 좋겠다. 정말 어렵게 먹고 살길을 찾아 내려온 분들이 많다. 낯선 사회 환경에 정착해야 하는 이의 어려운 심정을 따스한 눈길로 바라봐주셨으면 좋겠다. 그 또한 더불어 사는 우리의 직분이자 권리요, 의무이다.

젊은 시절 존경하던 한 법철학 교수님께서 권리와 의무를 통합해 직분이란 말을 만드셨다. 권리와 의무라는 직분, 이는 동전의 양면이다. 권리가 있으면 의무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중 균형이 맞지 않아 권리를 지나치게 강조해도 갑질, 의무를 지나치게 강조해도 갑질이 된다. 어느 하나에 치우침 없이 도와주는 데 인색함 없는 공동체 일원으로서 직분을 다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무연고 탈북청년 및 한부모가정 자녀에게

매월 건강한 먹거리로 지원하는 것이 목표

통일징검다리 잇고 학업 집중할 수 있도록

모금활동 등 재단 재원확보 최선 다할 것

 

▲  최종문 푸드스마일즈우양 이사장   ©통일신문

▶최근 국민대 한반도미래연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어떤 내용인가.

국내 거주하고 있는 탈북민의 안정적인 정착과 남북한 주민들의 통일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은 국민대학교 한반도미래연구원과 우양의 공동 목표다. 이에 양 기간이 힘을 모아 탈북민 학업 및 문화 활동 관련 다양한 지원을 하려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우선 우양은 남북주민들이 스포츠 교류를 통해 현장에서 서로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9년째 남북주민 통일축구대회를 진행해 오고 있다. 대회장소를 연구원에서 후원 하고 우양은 연구원에서 추천한 탈북청년들에게 학업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2018년은 통일축구대회 10주년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 있게 행사를 준비하려고 한다.

지난번 연구원과 함께 국민대 그린필드에서 결승전 할 때는 대한축구협회에서도 응원해주고, 남북주민이 스포츠로 하나 되는 정말 멋진 순간이었다. 이는 재단 혼자서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우리는 순수 민간재단이다.

우양재단과 함께 좋은 일을 하고픈 분들에게는 언제든 마음이 열려있다. 함께 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 힘은 더 커질 것이다.

▶탈북민 지원 관련 새로 구상중인 신년계획이 궁금하다.

2018년에는 두 개의 새로운 사업을 시도해 보려고 한다. 먼저 무연고 및 한부모가정 탈북청년에게 매월 쌀, 유정란 등의 먹거리를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탈북 하는 과정에서 가족해체로 인한 무연고 탈북청년들이 적지 않다. 이들에게 매월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그리고 탈북청년들로 구성된 단체와 대학생 동아리들이 스스로 계획한 활동들을 잘 펼칠 수 있도록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지원해 통일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데 기여하려고 한다. 또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안정적 추진을 목표로 모금활동 등 재원 마련 확보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재단 사무국 중심으로 진행하는 여러 단기 사업은 현상유지 중심으로 추진하되 중장기 사업계획에 대한 로드맵을 수립하고자 한다. 올해는 재단비전창출을 위해 배울 것은 배우고 시도할 것은 시도하는 부단한 노력의 해가 될 것이다.

▶별도의 수익사업은 있는가.

현재 우양은 현금 100%에 대한 은행 이자로 활동하는 것 외에 일체의 수익사업을 갖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활발한 지원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뿐 아니라 단기사업의 지속가능 여부마저 지극히 불투명한 형편이다. 게다가 기업의 사회적 공헌사업이나 일반시민들의 기부심리의 급속한 위축까지 심각수준으로 현실화되고 있어 합리적 미래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는 우양만의 고민을 넘어 모금활동을 하는 여러 사회복지단체의 고민이기도 하다.

최근 모금 현황이 어렵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전해지고 있다. 정확한 현황은 아니지만, 듣기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우도 30프로 수준밖에 되지 않을 만큼 기부 모금 사정이 좋지 않다고 들었다. 구세군 모금 경우는 젊은 사람들이 현금을 안 갖고 다니니까, 생각다 못해 명동하고 몇 군데 카드인식기를 갖다 놓기도 했다. 카드를 갖다 대면 2천 원이 찍히고 만원 내고 싶으면 다섯 번 찍으면 된다. 이렇게까지 아이디어를 냈지만, 모금 현황이 50프로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요컨대 새해의 각오는 이 엄혹한 수익악화의 시대, 외부 기부단절시대의 극복전략 수립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윤진석 기자38tongi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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