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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과 함께하는 북한인권 기록의지…정부 결심에 달렸다”
[통일을 준비하는 사람들]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윤여상 소장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8/01/11 [16:03]

모든 인권 문제의 출발은 피해자 관점에서 고통 받는 사람의 호소, 고통 받는 사람의 절규에 귀를 기울이는 것부터 시작한다. 지금껏 11만여 건의 데이터베이스 축적, 20년의 활동 기록, 북한인권 사건은 기록되고 있다. 독재와 인권탄압은 기록을 이길 수 없다. 기록은 독재와 인권탄압을 막을 수 있다.

이는 북한인권정보센터 산하 북한인권기록보존소의 정신이자, 윤여상 소장이 밝힌 강조점이다. 그간 센터는 기록보존소를 중심으로 인권실태조사, 백서발간, 정책제언 등 다각도 활동을 통해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 북한인권실상을 알리는 데 주력해왔다. 이를 통해 국제공조에 의한 유엔인권결의안 채택, 유엔인권이사회 산하 서울사무소의 설치 등 많은 성과를 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어떤 국면에서도 인권 개선의 노력은 사각지대에 놓이지도, 희생되지도 말아야 한다. 북한정권과의 외교적 문제에 민감하고 전략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는 정부에만 이를 맡기기는 어려운 이유다. 해결책이 필요한 가운데 윤여상 북한인권기록보존소장을 충무로 사무실에서 만나 기록보존의 중요성 등에 대해 들었다.

 

▶17 북한인권백서를 발간했다. 소감이 어떤가.

북한인권기록보존소 활동 이래 가장 어려운 한해였다. 열한 번째 백서는 가장 어려운 해, 가장 어렵게 만든 셈이다. 2016년 북한인권법이 통과된 후 정부가 민간에서 해오던 북한인권기록업무를 단독으로 전담하면서 줄곧 해오던 일이 일종에 통제받는 상황이 됐다. 때문에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까, 백서가 발행될 수 있을까.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백서를 발행한 것이다. 앞으로 더 나은 상황이 될지도 장담할 없다. 그렇기에 감회가 크다.

현재까지 기록보존소는 열한 번째 백서를 통해 전체사건규모 68,940건과 전체인물규모 40,932명을 포함, 총 11만여 건의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했다. 최대 규모의 데이터베이스화인 셈이다. 이는 동독 내 인권침해 실태를 기록한 서독의 잘츠기터 중앙기록보존소가 1961년부터 30여 년간 기록 보유한 41,390건을 훨씬 능가하는 수치다.

기록은 남한에 체류하는 3만여 명의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면접조사와 중국 등 제3국의 북한주민을 대상으로 한 현지 조사를 통해 이뤄진다. 북한인권 침해기록의 80.9%는 직접목격과 경험을 바탕으로 제공돼 정보와 신뢰성 면에서 매우 높다. 이번 2017년 백서에는 덜 주목받고 있는 부분들을 특별판으로 추가했다.

 

사건 68,940건 전체인물 40,932명

11만여 건 데이터베이스 축적 보유

잘츠기터 기록보존소 4만 여건 앞서

유엔인권결의안 등 국제공조 성과

 

▶기록보존소와 북한인권정보센터 활동에 대해 개략적으로 소개해 달라.

북한인권정보센터는 산하에 세 가지 기관을 갖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기록보존소이다. 센터가 2003년 설립됐고, 기록보존소는 2007년 만들어졌다. 북한에서 발생한 인권피해사건을 조사 분석하고 그것을 데이터베이스화해 보관 축적하는 일을 한다. 또 자료를 백서 형태로 발간하고 단행본 형태나 세미나를 통해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정책제언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제공조에 의한 유엔인권결의안 채택, 유엔인권이사회 산하 서울사무소의 설치,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보고서 발간 및 북한체제 책임자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 제소권고 등 많은 성과가 있었다. 그밖에 센터 산하에는 남북사회통합교육이 또 있다. 북한인권이나 통일 대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네 개의 아카데미를 하반기, 십주 연속하고 있다. 또한 고문피해 장기억류자, 비보호 탈북자 등의 정착지원을 돕고 있다.

▶비보호 탈북민이라고 하는데 생소하다?

법령에 나와 있는데 탈북자 중 정부 보호에서 제외되는 분들이 있다. 한국 온지 일 년 이상 됐다가 탈북자라고 신고하는 이들이 일 년에 몇 십 명가량 발생한다. 이분들은 주민등록증만 받고 아무 지원이 없다. 그분들에 대한 정착 지원을 돕는다. 또 군 포로와 납북자 출신자들이 한국에 오면 남한출신이기 때문에 별도의 하나원 교육도 없고 사회적응교육도 없다. 그렇지만 북한에서 수십 년 살았기 때문에 완전히 북한 사람이다. 이들에 대한 여러 사회적응교육과 사회정착을 돕고 있다.

▶북한 내부 주민 인권의 변화 양상은 어떻게 되나.

일단 북한 내부의 상황에 변화에 주목한다. 90년대 2000년대 초반에 식량난 가장 열악했던 상황은 개선되는 상황에 있다. 경제적 사회분야 교육 식량 건강 보건 이런 부분은 개선되는 측면이 상당히 많다. 북한 경제상황이 나아진 것이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시기 이후 북한정권의 배급능력 고갈됨에 따라 자구책으로 태동시킨 장마당경제가 확산되고 있고 자본주의적 생활양식과 사고방식의 기초가 자리잡아가고 다는 것은 무엇보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경제사정이 좋아지는 데에는 북한 주민들의 선택이 결정적이었다고 본다. 배급제에 익숙해져있던 사람들이 대규모 아사사태를 경험하면서 북한 당국을 믿지 않고 자력으로 삶을 추구하는 것이 일반화되면서 실제적으로 가능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호전되는 것이다.

 

인권문제 제기로 공개처형 등 감소

북인권실태 70여 년간 평시적 발생

서독 잘츠기터 경우 인권예방 기여

 

▲ 윤여상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소장     © 통일신문

 

▶인권실태 관련 개선된 점은 어떤 부분인지.

1990년대 이후 북한은 극심한 식량부족, 경제난, 대규모 탈북자와 강제송환자 발생, 생계형 범죄자 증가로 공개처형 같은 극단적 처벌의 비중이 높았다. 그러다 2000년대 이후 식량부족과 경제적 어려움이 다소 회복되고 사회질서와 치안유지 정책이 강화되는 한편 국제사회의 인권문제 제기 등이 영향을 미쳐 공개처형 등 생명권 침해 사건이 다소 감소하는 소강국면을 보이고 있다.
반면 시민적 자유권적 권리, 구금시설에서의 인권문제, 비밀 처형 등의 문제는 거의 개선이 안 되고 있다. 불법체포와 불법구금 고문 및 폭행, 주민 이주와 주거에 대한 단속과 통제는 2000년 대 이후 더욱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탈북자들을 민족반역죄로 처벌함으로써 정치범수용소에 수용되는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그 규모가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회경제적 환경 하에 북한주민들이 인권에 새롭게 눈 뜨게 하고 더 나아가 자유민주주의 가치관이 뿌리를 내릴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우리가 전심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소명의식이다. 또한 그것이 우리 민족의 염원인 남북 간의 통합을 이루는 길이라 믿는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주민이 스스로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존중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통일을 염원하는 상황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 점이 북한 인권에 대한 감시와 개선노력을 지속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계 인권문제와 비교해 북한 인권 실태의 심각성은 어느 정도인가.

2014년의 유엔의 공식보고서에도 밝혀져 있지만 북한의 인권문제는 현재시점에서 다른 어떤 국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가장 최악의 인권 상황에 놓여있다. 이것이 유엔 공식보고서의 결론이고 백서를 통해 도출된 결과이다. 세계적으로 여러 인권문제가 있다. 근데 대체적으로 국제이슈로 부각되는 것은 일시적인 내전이라든가, 일시적인 정치적 박해 등 단기간에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그런 경우다.

북한은 예외적으로 70여 년 동안 평시에 지속적으로 국가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가장 심각한 인권침해가 발생하고 있다. 공개처형, 정치범수용소, 연좌제, 고문, 강간, 임의구금, 강제실종, 몰살, 집단노예화, 강제이주, 박해 등 반인도적 유린이 70여 년 간 지속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유엔 조사위원회가 여러 번 구성됐지만 이런 평시에 인권침해사건위원회를 구성한 것도 처음 있는 일로 그만큼의 심각성에 대한 반증이다.

▶북한 인권 문제제기의 중요성은. 개선 효과의 실효성 면에서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북한정권 반응에서도 알 수 있다. 국제사회 인권문제제기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관련형법 개정 및 구금시설에서의 가혹행위 규제지시, 유엔 보편적 정례검토 권고사항에 대한 부분적인 수용 등 형식적으로라도 반응하고 있다. 동독 공산 정권과 서독 내 좌파 정당의 극렬한 반대를 이기며 설립된 서독의 잘츠기터 중앙기록보존소의 경우도 동독 내부에서의 인권침해 사건을 예방하는 효과를 불러일으켰다고 평가되고 있다. 우리도 북한 인권실태를 지속적으로 조사 분석하고, 북한인권 백서의 발간, 세미나 개최, 국제적 연대 구축 등 중단 없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

▶인권문제를 비판함으로 인해 국가 간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왜 인권이 국가와 국가 간의 문제이기만 한가. 그건 국가주의적 이야기다. 인권은 전 세계의 문제, 모든 국가, 모든 개개인의 문제다. 독재자가 부담스러워한다고 인권 문제를 논의하면 안 된다, 라는 주장은 독재자를 옹호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과거 서독정부도 동독정부와 교류함에 있어서도 동독 내 인권개선노력을 포기하거나 희생시키지 않았다.

 

▲ 윤여상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소장 © 통일신문

 

▶ 전쟁 등 우려로 평화프레임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다. 

북한 인권을 개선할 수만 있다면 어떤 담론이든 무슨 관계가 있겠나. 모두 말장난으로, 말의 성찬으로 끝나는 것이 문제인 것이지, 실질적으로 북한 인권을 개선하려는 노력과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어떤 담론이든, 그것이 전쟁과 같은, 또 다른 인권을 더 참혹한 수단이 아니라면 어떤 담론이든 형성가능하다는 것이 제 생각이다. 뭐는 하지 말라, 뭐는 해라. 그건 오히려 인권적이지 않다. 그런데 누가 인권을 평화 안에 넣으라고 했나. 누가 그런 권한을 부여했나. 북한 인권 피해자들이 그렇게 그것을 원하는 것인가. 무엇을 위한 평화인가. 극단적 이분법인 것이다. 북한 인권을 논의하는 것이 전쟁의 우려를 불러온다는 얘기는 감기 걸리면 바로 사망이라고 언급하는 것과 같다. 강조하건대 인권 문제의 관점은 가해자나 해결의 주체 관점이 아닌, 피해자의 관점에서 봐야 하지 않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인권가해자들을 편안하게 그들의 주장을 모두 받아주면서 개선된 사례는 없다는 것이다. 인권 가해자가 불편하지 않고, 그들을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방법으로 개선되는 역사는 없었다. 기본은 피해자의 관점에서 보아야 하는 것이라고, 적어도 인권연구나 인권연구자는 그렇게 봐야한다고, 저는 그렇게 본다.

▶ 북한 주민 주도의 민주화 움직임에 대한 기대는.

북한은 한 가족 전체가 수용되거나 한 가족 자체가 사라지는 환경에서 그런 활동을 기대하는 것은 지나치게 남한 사람들이 이기적인 것이다. 돌 던질 자유마저 없는 체제 속의 북한 주민 상황과 우리를 동일하게 비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쉽지 않은 것이고, 건강하게 잘 살기만을 바랄 뿐이다.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북한주민들은 실제로 식량 부족으로 고통 받고 있다. 세계식량계획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아동 4명 중 1명이 영양결핍으로 인한 발유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장차 통일을 고려해도 좋지 않은 문제다. 임산부, 수유부, 빈곤노인층들에 대한 북한 정부의 보고서를 종합해 고려할 때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식량 원조, 식량 확보의 필요성은 명확하다. 문제는 원조의 투명성 여부다. 센터 조사결과에 따르면 41퍼센트 달하는 탈북민이 북한 거주 당시 북한에 식량이 지원되는 것을 몰랐고, 전체의 4퍼센트만이 원조식량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이 점이 원조에 있어 딜레마다. 때문에 원조의 투명성을 담보해내는 것, 식량을 원조하면 지배층에서 독식하지 않고 주민들에게 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아이러니하게도 식량원조가 북한이 가장 위협적으로 여기는 나라가 잘살고 있음을 역으로 보여주는 계기로 이어지기도 한다. 미국은 2016년과 2017년 사이에 155만 달러 상당의 원조를 제공했다. 한국도 지금까지 국제사회 대북지원 사업에 2740억을 지출했다. 이 같은 원조규모의 상당 부분이 원래 의도했던 수혜자가 아닌 북한 지배층에 의해 다시금 시장으로 흘러들어간다. 그런데 여기서 원래 수혜자인 일반 북한 주민들에게 원조 쌀이 흘러들어가지는 못하지만 U.S.A나 대한민국이라고 쓰인 빈 쌀자루의 존재는 시장을 통해 북한 주민이 인식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미국과 한국은 자국민을 먹여 살릴 능력이 충분할 뿐 아니라 다른 나라를 원조할 정도의 경제적 여력이 있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

 

▶북한인권 개선 노력 관련 정부에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느 역대 정부도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거의 다루지 않았다. 별 차이가 없었다. 이제껏 통일보다는 분단관리. 평화에 대한 강조의 프레임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프레임에 북한주민들의 고통, 생명을 잃어가는 피해자들을 구하려는 부분, 이에 대한 직접적 해결이나 개입 의지는 매우 적었다. 이것이 한국정부와 한국정치인들의 한계이고, 한국사회의 구조적인 한계일지 모른다. 때문에 많은 인권활동가들이 국제사회, 유엔, 시민사회에 변화를 기대하고, 오히려 정부에는 방해하지 말라고 얘기한다. 어떤 제안을 할 만큼 기대를 걸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기회가 될 때마다 말씀드리고 싶다.

인권운동이든 인권연구든 인권정책이든 모든 인권 문제의 출발은 고통 받는 사람의 호소, 고통 받는 사람의 절규에 귀를 기울이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것으로부터 시작해서 연구로서 기여하고, 정책으로서 기여하고, 활동으로서 기여한다. 고통 받는 사람의 호소는 객관적 실체를 의미하는 것이다. 진실로 그 실체가 얼마나 열악한지 왜 그런 것인지 이런 것들을 파악함으로써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나가야 한다. 그러려면 객관적 자료를 확보해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제공하는 역할이 필요하다.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한국의 정권교체에 영향을 받지 않고 통일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공정하게 자료를 확보해나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

 

북한인권 문제는 피해자 관점에서 봐야

서독 교류시 인권개선노력 포기 안 해

아동 4명 중 1명 영양결핍 식량부족

인도적 지원필요…투명성 고민해야

 

▲ 윤여상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소장     © 통일신문

 

▶민간의 역할이 중요할 듯하다.

그렇다. 정부가 이런 역할을 맡는 것은 남북관계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당장 남북대화를 하게 될 시 북한당국에서 인권문제제기를 하지 말라고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정부에서 관련 활동을 중단하거나 소극적으로 축소할 수밖에 없다. 지리멸렬해지는 것이다.

실상 2016년 북한인권법 제정 이후 통일부에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추진 중인 북한인권재단은 정치권 갈등에 좌초돼 출범여부조차 불투명, 오리무중 상태이다. 또 통일부에서 북한인권 증진을 위해 정보를 수집 기록하기 위해 북한인권기록센터를 설립, 법무부에 두 번 기록이관 등 활동을 하고는 있지만 평창올림픽 등과 연계한 남북화해분위기 조성 등의 변화에 따라 행동반경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부 단독 운영의 한계인 것이다.

때문에 20년간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이 일을 해왔던, 가장 많은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기록보존소에서 여타의 정세변화에 눈치 보지 않고, 전문적, 안정적으로 일관되게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정책적 환경이 조성되기만을 바란다. 이는 정부의 결심의 문제다. 실상 북한 인권법 제정 전까지는 그 역할을 했는데 인권법이 제정되면서 그 영역을 통일부가 단독운영의 의지를 보임으로 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탁받을 수 없나. 민간 활동을 담보해낼 수 있는 해결책이 있다면.

위탁받을 수 있다. 북한인권법에는 북한인권기록센터를 외부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지금처럼 북한인권 조사 작업의 주체가 정부와 민간으로 이원화됨을 넘어 민간의 힘까지 잃게 만드는 상황은 결국 북한인권 개선이라는 본래의 목적마저 상실될 수 있음을 그 우려에 대해 정부도 함께 공감해줬으면 한다.

또한 지금처럼 정부의 단독 운영으로 민간의 앞날마저 유명무실화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 장차 세계사적 통일의 발판을 마련하고, 민족 화합 및 후대를 위해 서로 협력해 더욱 더 많은 자료를 확보해나갈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이 상호보완적 역할을 해나가기를 바란다. 정부와 민간, 유엔과 국제사회가 각각에 특성에 맞게 서로 협력하고 조화롭게 조사가 진행되고, 자료를 활용하는 등 진정으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서로 협력하는 방안이 강구되었으면 한다.

정부가 그런 방향으로 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북한인권 기록활동 관련 정부와 민간의 협력방안을 잘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인권문제에 관심 갖게 된 계기는.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유일한 계기가 있다면 고통 받는 사람의 호소에 귀를 기울인 것이 제 활동의 시작이다. 저수지에 빠진 사람이 살려달라고 외치면, 지나가던 사람이 그 소리를 들으면, 그 고통에 반드시 반응을 하게 돼있다. 누구는 수영해서 도와주려하고, 누구는 로프를 던지고, 누구는 119신고 등 뭐라도 하려 할 것이다. 북한인권 피해자들의 호소가 제게는 좀 더 강하게 들려왔다.

▶강조하고픈 말이 있다면.

한 번은 EU에 재정지원 신청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OECD 가입 국가라 신청자격이 없다고 했다. 경제사이즈가 큰 한국 같은 나라의 단체가 왜 신청하러 오느냐며 관계자가 묻는데 얼굴이 화끈거렸다. 북한인권 단체의 어려움 등 한국적 상황을 설명해도 부끄러움은 감출 수 없었다.

현재 재정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 어렵지만 후원자들을 최대로 확보하는 것이다. 북한인권 개선에 동참해 줄 후원자 한 분 한 분이 늘어나기를 소망한다. 또 기존 후원자 분들, 함께하는 구성원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사명감을 갖고 어려움을 함께 헤쳐 나가는 동료들이 희망이고 힘이다. 이런 힘들이 모여 여전히 20년의 활동기록은 계속되고 있다. 북한인권 사건은 기록되고 있다. 독재와 인권탄압은 기록을 이길 수 없다. 기록은 독재와 인권탄압을 막을 수 있다.

윤진석 기자38tongi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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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1/11 [16:03]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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