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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달빛 속에 촉혼은 운다
두견새울음 구슬픈데 산에 달은 나직이 걸렸더라 (262)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8/03/08 [15:33]

내아에 들어 와보니 뜻밖에도 매향이와 함께 진이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윤 아무개가 역모사건을 련루자로 도망질을 했다는 관보의 소식을 알려주려고 불러서 만나보고는 오늘이 처음이였다.

희열은 기분이 잔뜩 들떠 있는 것만큼 진이를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움도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그는 나부시 절을 하는 진이를 건너다보며 호탕한 웃음을 웃었다.

“이게 누구냐? 오라, 너의 부모 산소 등에 꽃이 폈는가 보구나. 그래 대사는 잘 치르었느냐?”

진이 대신 매향이가 대답을 했다.

“래일모레 열닷새날이 대사날이라는구먼요. 대사날 아문의 기생들이 전부 모인다구 쇤네를 청하려 명월이가 전위해 왔세요.”

“그래? 그럼 오늘은 내 손님이 아니라 네 손님이로구나. 그나새나 배고프다. 밥부터 먹구 보자.”

관비가 밥상을 들여오는 동안 진이가 송구스러운 웃음을 띄우고 희열이한테 사죄했다.

“요전날 편찮으신 줄은 모르구 말씀을 지망지망히 해서 죄송합니다.”

“요전날?”

희열은 그제야 자기가 ‘만사는 세옹지마’라는 말로 진이의 불행한 과거를 위로해주려고 했던 일과 그때 진이가 이상하게 흥분해서 역설을 쏟아놓던 일이며 말결에 마방집 살인사건의 진상을 꼬집는 바람에 자신이 경겁했던 일을 상기했다.

후에 알아보니 놈이란 놈이 진이의 기생 노릇 초년에 기둥서방이였다던가. 어떻든지 간에 진이가 자신이 사또의 체모를 잃었던 사실을 새삼스럽게 꺼드는 것이 즐거울 것은 없었다.

더구나 사실 속의 사실을 리방과 호장의 시체와 함께 땅속 깊이 파묻어놓은 지금에 와서랴. 그러나 희열은 우선우선한 얼굴로 대수롭지 않은 듯 그의 말을 받았다.

“그래, 옳구나. 요전날 내가 갑자기 몸이 불편해서 너하구 이야기 하던 도중에 침실루 들어가버렸지…그게 어디 네 탓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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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08 [15:33]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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