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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일칼럼] 국회에서 한 아내의 고백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8/07/05 [14:17]

<림일 탈북작가>

무더위가 한창인 지난 6월 어느 날, 초등학생인 막내아들의 손목을 잡고 아내와 함께 여의도로 소풍을 나왔습니다. 국회의사당 경내 의원동산(사랑재 앞 잔디공원)에서 열리는 ‘2018 대한민국 문화상징 어린이미술대전’에 참가하기 위해서이죠.

지하철 국회의사당역에 내려 6번 출구로 나오면 국회 2문이 있습니다. 경비초소와 경찰도 있지만 시민들의 경내로 자유로운 출입은 전혀 제한하지 않지요. 오히려 국회방문이 처음인 시민에게 친절한 안내자의 모습을 보이는 경찰입니다.
의원동산은 그리 넓지 않으나 키 높이 나무가 많아 마치 울창한 수림 속에 있다는 착각이 들죠. 사랑재 주변 시원한 그늘아래 돗자리를 깔고 아내가 집에서 성의껏 준비해 온 김밥이며 간식 등을 펴놓고 꿀맛 같은 점심을 먹었답니다.
본 행사에 참석한 어린이는 100명, 개막식에서 환한 얼굴의 막춤으로 참가자들의 환호를 받은 어린이는 바로 제 아들 녀석입니다. 자랑 같지만 이 녀석이 가끔 개그동작으로 남을 웃기는 버릇이 있는데... 아무리 봐도 핏줄은 못 속이겠네요.
본 행사 그림그리기 주제는 ‘나라꽃 무궁화 이야기’입니다. 수채화, 크레파스화로 4시간 동안 5절지 도화지에 각자 작품을 멋지게 그려내는 것이죠. 포근한 잔디공원 곳곳서 금쪽같은 자식의 그림솜씨를 스마트 폰에 열심히 담는 부모들입니다.
아들이 그림을 그리는 동안 아내와 함께 공원을 산책했지요. 그녀가 느닷없이 “여보! 평양에 있는 만수대의사당이 서울로 치면 국회의사당인데 거기는 일반 사람들이 출입하나요? TV나 사진으로 보면 건물은 멋있던데...” 하고 묻습니다.
제가 22년 전 살았던 평양시 중구역 외성동에서 노동신문사와 그 유명한 김일성광장 등을 지나 서문동에 ‘만수대의사당’이 있습니다. 지난 1984년 10월에 건축되었으며 지하1층, 지상4층의 내부에는 2000석 규모의 대회의실 등이 갖추어져 있죠.
참고로 북한의 최고인민회의대의원(남한의 국회의원, 300명)은 우리보다 두 배가 훨씬 넘는 687명(2014년 기준)입니다. 단순하게 봐도 인구는 남한(5000만)의 절반도 안 되는 2300만인데 국회의원은 두 배나 되니 북한은 ‘간부의 나라’가 틀림없죠.
최고인민회의대의원은 인구 3만 명당 1명이며 선거는 5년 주기로 있습니다. 웃기는 것은 일반·평등·직접적 선거원칙에 의해 비밀투표로 선출되는 최고인민회의대의원 선거에 공식 등록하는 각 선거구 후보자는 노동당에서 지명한 후보 한 명뿐이죠.
천연석조 건축물인 ‘만수대의사당’은 높은 철창에 둘려 쌓였으며 사방에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었고 호위총국(김정은 경호부대) 무장군인들이 24시간 철통경비를 섭니다. 그로인한 공포와 위압감으로 인해 주변으로 다니는 사람조차 매우 드물지요.
근처에는 ‘조선혁명박물관’이 있는데 그 앞에 김일성·김정일 초대형동상이 있습니다. 수령의 생일과 기일 등 국가명절이나 기념일이면 기필코 인민들은 동상에 헌화를 하고 묵념을 하죠. 사실상 당국의 명령으로 주민들이 억지로 실행하는 모습입니다.
탈북여성인 아내의 얼굴에 감사의 표정이 어립니다. 시집이 있는 평양에서라면 ‘만수대의사당’ 주변에 얼씬도 못했겠는데 여기 서울에서는 ‘국회의사당’ 경내 공원의 시원한 그늘 아래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휴식의 한때를 보내니 말이죠.
꿈만 같답니다. 국회의원은 물론 대통령도 비밀투표로 선출하고 탄핵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 거주지 이전과 국내유동은 물론 외국여행도 가능한 자유, 인간생명의 기본조건인 배고픔과 추위를 모른다는 행복, 이 모든 것이 정말 감사하답니다.

탈북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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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7/05 [14:17]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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