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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칼럼] 이산가족 상봉, 남북진전의 최우선 과제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8/07/05 [14:36]

<유영경 前 CBS 객원뉴스해설위원>

남과 북은 6월 22일 적십자회담을 열고 오는 8월 20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간 금강산에서 남북 각각 100명씩의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열기로 하는 공동합의문을 발표했다. 거동이 불편한 상봉자에 한해 1명의 가족이 동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는 지난 2015년 10월을 마지막으로 끊겼던 남북의 이산가족들이 2년 10개월 만에 그리운 혈육을 만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남북관계 진전의 성과로 평가된다. 남북은 이번에도 일회성 상봉을 넘어서는 근본해법을 공동합의문에 담지 못했다.

남측은 이번 회담에서 이산가족문제의 ‘근본적 해결’ 즉 상대측에 있는 가족과 친척들의 전면적 생사확인, 서신교환, 교향방문 등을 북측에 제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남측은 8.15 이산가족 상봉 외에 정례적 상봉, 성묘와 화상상봉을 비롯해 이산가족의 고령화가 심각한 상황을 고려해 이산가족 상봉 단 수를 남북 각각 200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난항 끝에 결국 남북 100명씩으로 합의했다.

북측은 처음부터 끝까지 소극적인 반응을 보임으로써 과거 이산가족상봉 방식에서 조금도 개선되지 못한 결과를 초래했다.

더욱이 북한은 이날 회담에서 2016년 4월 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일하다 한국으로 귀순해온 여종업원 12명 송환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그동안 이들 여종업원 송환 없이는 이산가족상봉은 없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해왔던 것을 감안하면 북한이 판을 깨지는 않았지만 회담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측은 가능하다.

이 같은 추측성 결과가 나오는 것은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선언이행을 위한 후속조치로 이루어진 남북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이 너무 미흡했다는 평가다. 북측이 적십자회담에서 소극적 태도를 보여 반쪽 합의에 그쳤기 때문이다.

남북은 정상회담 이후 개성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와 남북 간 철도, 도로 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데 비해, 피를 나눈 혈육 간의 인도적 상봉은 진전이 없는데 따른 아쉬움의 결과다. 남북관계가 진전되는 상황에서도 이산가족 상봉 사업이 소외되는데 따른 불만으로 이해된다.

엄밀하게 볼 때 이번 8·15 이산가족상봉행사는 정부는 물론이고 우리 국민들 특히 이산가족들에게 큰 희망을 안겨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해 5월 10일 대통령에 취임한지 10여일 만에 북한 측에 비무장지대(DMZ) 긴장해소와 추석을 기해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공식 제의했다.

그러나 북한은 금년도 남북정상회담 전까지 일언반구 공식입장 없이 무시해 버렸다. 그러다 금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문 대통령 주선으로 성사됐으며 ‘판문점 선언’을 통해 8.15기념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합의했다.

이러한 이산가족 상봉행사 과정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인도적 이산가족 상봉이기 때문에 그 결과는 과거와는 다른 성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8·15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에서 북측이 정치 논리까지 제기하며 과거 냉전시대의 대결적 구도에서 상봉 사업을 축소 합의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고 비난 받아 마땅하다.

통일부 이산가족정보종합시스템에 따르면 1988년부터 2018년 5월 말까지 등록된 이산가족은 13만2124명에 이른다. 7만5234명은 이미 숨졌지만 5만6890명은 여전히 상봉의 기회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생존자 가운데 80세 이상의 이산가족이 3만5960명으로 63%나 된다. 해마다 수천 명은 꿈에도 못잊는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눈을 감고 있다.

이산가족 통계에서 보듯이 지금 남북의 이산가족들은 가족상봉을 위해 시간과 애타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그들이 살아생전에 그리운 가족들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며 북한의 적극적인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한다. 지금과 같이 북한의 선의에 기대를 걸고 수백 명이 이벤트 식으로 만나는 방식으로는 고령의 이산가족 모두의 한(恨)을 풀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민족분단과 동족상잔으로 만들어진 이산가족문제를 외면하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거론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며 자가당착적 모순이다. 통일만 되면 이산가족문제는 모두 해결된다는 북한의 주장 또한 비인도적 허구적 논리다.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이유로 통일은 조금 지연되는 일이 있어도 이산가족들의 인도적문제는 조속히 해결하는 것이 오늘을 사는 민족 모두의 책무다. 이산가족상봉문제는 남북 해빙무드에서 최우선 당면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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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7/05 [14:36]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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