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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예술인·체육인도 애국열사릉 안치/기준은 위로부터 칭찬을 많이 받은 사람들
[북한의 현주소를 찾는다] 신미리애국열사릉<2>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8/11/08 [15:53]

<김형수 객원기자>

생전에 어떤 직급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했는가 하는 것 못지않게 죽은 후 어디에 묻혔고 장례식을 국가장으로 하였는가가 고위층들에게는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헌신했던 다양한 부류 사람들을 안치

 

2018년 8월 16일에 사망한 전 인민무력부장이었던 김영춘의 장례식이 20일에 열렸고 여기에 김정은이 북한의 고위간부들과 함께 참가했다. 김영춘의 시신을 실은 장갑차는 모터싸이클의 호위를 받으며 평양 시가를 돌고 애국열사릉으로 향했다. 8월 20일 신미리애국열사릉에 묘비가 하다 더 늘어난 셈이다.

대성산혁명열사릉과 혜산혁명열사릉은 김일성과 함께 일제를 반대하여 싸웠던 항일투사들만 안치되어 있는 반면에 신미리애국열사릉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북한정권을 위해 헌신했던 부류의 사람들이 안치되어 있다. 북한주민들이라면 누구나 잘 아는 사람들만 안치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도 잘 모르고 대한민국에도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도 안치되어 있다.

안치된 대상들은 우선 묘비들에 새겨진 그들의 생전에 활동한 경력사항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화강석으로 된 신미리애국열사릉의 묘비들에는 상단에 돌사진이 부착되어 있다. 그 아래에 당사자 이름, 생전에 활동한 경력 중에 대표적인 직급, 그리고 생년월일, 사망 년 월일을 순서대로 새겨 놓았다. 묘비에 새겨진 대표적인 직급은 ‘당중앙위원회 부장’, ‘조선인민군 차수’, ‘조선인민군 장령’,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애국지사’, ‘남조선혁명가’, ‘통일애국지사’, ‘반일혁명열사’, ‘독립군 사령’, ‘김일성종합대학 교원’, ‘인민예술가’, ‘인민배우’, ‘작가’ 등 다양하다.

그 중 일부만 소개한다면 당중앙위원회 부장 리선실, 조선인민군 차수 장성우, 조선인민군 장령 장성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최덕신,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 안경호, 재북평화통일촉진협의회 최고위원 조소앙, 재북평화통일촉진협의회 상무위원 엄항섭, 종합대학 교원 후보원사 정진석, 만수대창작사 유화창작단 단장 인민예술가 최하택, 조선문학창작사 작가 조령출, 무용가동맹중앙위원회 위원장 인민배우 최승희, 조선예술영화촬영소배우 인민배우 문예봉, 국립연극단 배우 한진섭, 애국지사 윤기섭, 애국지사 오하영, 애국지사 김규식, 애국지사 손원태, 독립군 사령 량세봉, 남조선혁명가 성시백, 불굴의 통일애국투사 윤희보, 불굴의 통일애국투사 장병락, 신념과 의지의 화신 리인모 등을 들 수 있다.

당중앙위원회의 고위간부들 경우 항일투사의 자녀로서 김정일 시대에 고위권력을 행사하던 사람들이 적지 않게 안치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전 정무원 총리였던 연형묵, 당중앙위원회 행정부장이었던 김시학, 외무성 제1부상이었던 강석주, 당중앙위원회 부부장 오제룡 등은 투사자녀들로서 북한에서 말하는 ‘빨치산줄기’, ‘혁명1세대’이다.

 

한설야와 ‘임꺽정’의 저자 홍명희도

 

신미리애국열사릉에는 노동당의 고위직 간부들뿐만 아니라 정무원에서 근무하였던 사람들 중에서 김정일 안중에 있었던 사람들도 안치되어 있다. 대표적인 인물들로는 내각부수상 홍명희, 정무원부총리 홍원길, 정무원 국장 홍동철 등이다.

애국열사릉에는 내각 산하 성에서 상이나 부상으로 활동하였던 사람들의 시신도 안치되어 있다. 전기석탄공업상 김태근, 수산상 김원빈, 재정상 최윤수, 고등교육상 김종항, 림업성 제1부상 고용대, 노동성 부상 박임선, 수매량정성 부상 한홍정, 사회안정성 부상 한병혁 등이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과학자들과 예술인, 체육인들도 애국열사릉에 안치되어 있는데 북한에서 명망이 높았던 많은 과학자들과 예술인, 체육인들 중에서 애국열사릉에 안치되자면 어떤 기준인지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그 기준은 김일성이나 김정일로부터 칭찬을 많이 받았던 사람들이라고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할 것이다.

대표적인 과학자로서는 김일성종합대학 총장이었던 허헌, 전 과학원 원장 강영창, 전 과학원 원장 김일대, 누에고치박사로 유명하였던 계응상 박사, 김일성종합대학 원사 교수 인민과학자 도상록 박사, 사회과학원 연구사 원사, 교수 김광진 박사, 과학원 실험생물학연구소 소장 송학근 박사 등이다.

예술인들과 체육인으로는 만수대예술단 단장 인민배우 허재복, 만수대예술단 지휘자 인민배우 김진영, 국립연극극장 총장 인민배우 황철, 인민방송원 이상벽,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번에 걸쳐 금메달을 땄던 탁구영웅 박영순이 안치되어 있다.

신미리애국열사릉에는 선전선동을 중시하는 북한에서 문학작품으로 북한체제를 옹호하고 주민들을 선동하는데 앞장섰던 작가들도 안치되어 있다. 일제강점기에 카프의 일원이었고 해방 후 북한 문학계를 뒤흔들었던 한설야와 이기영 선생, 우상화선전을 위한 장편서사시 ‘백두산’과 ‘김일성장군의 노래’ 가사를 작사하여 혁명시인으로 알려진 조기천과 이찬, 그리고 북한 장편소설 ‘임꺽정’의 저자 홍명희, 국어학자 이극로도 이곳에 묻혀있다.

일제 강점기의 독립운동가로는 해방 후 초기에는 김일성과 노선이 달랐으나 후에 북한정권을 지지하거나 한국전쟁 때 납치된 인물들이 안치되어 있다. 대표적인 인물들로는 6.25남침 전쟁시기에 북한으로 납치되었던 김규식, 최동오, 조소앙, 조완구, 윤기섭, 엄항섭, 이용, 유동렬의 묘소도 안치되어 있다.

 

안치된 시신 파내어 총으로 쏴서 훼손

 

그리고 북한정권은 대한민국에서 공산화를 위해 활동하다가 처형된 진보당 당수 조봉암, 남조선노동당 김삼룡, 통일혁명당 서울시위원장 김종태, 지리산 빨치산 대장 이현상은 시신은 없지만 가묘상태로 비석을 세웠다. 비석에 새긴 글을 보면 이현상의 경우 ‘리현상 동지, 남조선혁명가, 1905년 9월 27일생, 1953년 9월 17일 전사’라고 새겨놓았다.

대성산혁명열사릉에는 비석에 새긴 이름에 동지라는 칭호로만 표현하였지만 애국열사릉에는 ‘동지’이외에도 ‘선생’이라는 호칭을 사용한 것을 볼 수 있다. 실례를 든다면 ‘김규식 선생, 애국지사, 1880년 12월 28일생, 1950년 12월 10일 서거’. 최덕신 선생,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회 위원장,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1914년 9월 17일생, 1989년 11월 16일 서거’ 등으로 구분하였다. 이 동지와 선생의 구분은 조선노동당 입당여부와 관련이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신미리애국열사릉에는 ‘남조선혁명가’로 비석에 새겨진 약 40여 명의 사람들도 안치되어 있다. 이들은 북한에서 남한에 파견하였던 사람이거나 남한출신 공산빨갱이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리인모 노인을 비롯한 비전향장기수들도 안치되어 있다. 그들에게는 ‘불굴의 통일애국투사’라는 호칭이 붙어 있다.

신미리애국열사릉에 안치되었다가 다시 파내어진 묘도 있다. 정무원총리였던 김만금이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심화조 사건이 일어나기 전인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신미리애국열사릉에는 김만금의 묘소가 있었다. 당시 비석에는 ‘김만금 동지, 정무원 부총리, 1911년 3월 13일생, 1984년 11월 2일 서거’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고난의 행군을 겪고 나서 북한주민들이 노동당과 북한정권에 대한 원한이 커지고 김정일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자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기 위해 농업비서였던 서관희를 처형했다. 간첩사건을 조작하여 김만금을 서북청년단 출신의 남조선고용간첩이라며 열사릉에 안치된 시신을 파내어 총을 쏴서 훼손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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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1/08 [15:53]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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