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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칼럼] 아홉 가지의 한반도 통일경로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8/11/29 [14:16]

<전경만 남북사회통합연구원장>

금년 북한 신년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통일 단어를 십여 번 사용했다는 사실은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그 대신 한국의 평창올림픽 개최와 북한건국 70주년을 축하하는 계기로 남북관계 증진을 제의했다는 보도는 쏟아졌다.

 

남북미 3자 관계에 관한 시나리오

 

금년이 끝나고 있는 지금 김 위원장 방남을 두고 자주통일 출발점이니, 평화통일을 앞당기니, 또는 연방통일초석을 까니 등 생뚱맞은 화두가 생겨나고 있다. 진정한 비핵평화가 한반도에 자리 잡기 전에 통일방안에 관한 무책임한 발언은 두루 삼가야 한다.

오히려 내년의 남북미 3자 관계에 관한 시나리오를 상정해보는 이 시점에서 통일방안과 과정을 냉철하게 짚어보는 게 바람직하다. 이런 의미에서 미 랜드연구소의 베네트 박사가 최근 연구한 ‘한국통일(Korean Unification)의 대안적 경로’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냉정하게 고뇌하게 한다.

그는 아홉 가지의 통일방안을 상정해 그 과정과 실현 가능성을 평가하고 있다. 먼저, 한반도통일에 관한 기존연구가 평화통일만 거론하고 다른 통일방안은 간과하는 점, 통일과정에 일단 들어서면 무조건 성공적 결과를 얻을 거라는 점, 그리고 북한의 통일주도 가능성을 배제하는 점 등을 경계해 북한도 통일과정을 주도할 수 있고 안정적 통일결과의 최종 도달은 실패할 수도 있으며, 모든 통일방법과 과정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내재한다는 점 등 현실적 가정에 입각하였다.

첫째, 전쟁을 통한 통일방안엔 북한의 남한 정복, 한국과 미국의 방대한 비용을 들인 북한 정복, 그리고 비용을 약간 들인 북한정복 등 세 가지가 있다. 전쟁의 재앙적 후과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지만,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가 거의 필연적으로 사용될 것이다. 설사 통일에 이른다 하더라도 부분적 통일에 그쳐 완전통일은 실패할 것이다.

둘째, 북한붕괴로 인한 통일과정엔 한국의 군사적 개입이 가능한 경우와 북한 내 후속정권과 협상이 가능해지는 경우가 있다. 외부정보 유입을 배격해 체제단속을 재차 강화하는 등 확률은 낮지만 북한붕괴 경우 군사적 개입은 전쟁을 야기할 것이므로 후속정권과의 협상이 통일비용을 줄이고 통일가능성도 높이겠지만 불확실하다.

셋째, 평화적 통일과정엔 북한주도의 흡수, 한국주도의 흡수, 남북한 균형적 합의, 그리고 북한주도의 연방방식 등 네 유형이 있다. 첫 번째는 북한이 전복계획에 의거 한국정부의 정치적 항복을 받아 한국을 흡수하는 과정인데, 현명한 다수국민이 용인하지 않겠지만, 보수는 극단적 진보가 시도할 수 있는 경로라고 우려한다. 특히 김정은이 금년 남한에 쌓은 선의의 지도자 이미지로 평화적 남한전복을 위해 먼저 한미관계 단절을 노리겠지만, 현행 한미동맹과 양국 인식 때문에 불가능하다.

 

북 평화이미지 창출 대응 채비해야

 

한국주도의 흡수통일 또한 쉽지 않다. 한반도가 서독의 흡수통일 여건과 판이한데다가 김정은 체제가 흡수당하는 통일을 배격하기 때문이다.

동독주민들이 개혁을 요구할 때 동독정부는 통제할 힘도 서독에 흡수당하지 않을 의지도 없었지만, 북한은 전혀 그렇지 않을 뿐더러 당국이 反흡수 조치를 취할 것이다. 그리고 ‘90년대 초반 평화통일’ 모델로 등장한 국가연합 방식 역시 가능성이 낮다.

수년의 남북연합 경과기간 동안 북한주민과 권력엘리트가 한국의 수월한 정치 및 경제제도에 동화될 것이기 때문에 북한정권이 느린 연합과정에서 정권을 내줘야 하므로 종국에는 북한 측이 교류협력을 중단해 연합과정이 파탄난다.

북한 우월적 연방통일은 일단 낮은 단계의 느슨한 연방방식을 대남 우위행동을 본격화할 때까지 유지하면서 한미동맹 이완과 주한미군 철수를 달성한다. 또 한국국민이 김정은에게 신뢰와 호감을 전폭 보일 때까지 1연방2체제를 지속하다가 북한이 연방기구를 통합하거나 한국정부 양보로 단일연방이 된다.

한국의 경제능력을 활용해 북한지역 경제발전과 궁중경제를 보강해 권력엘리트를 통제하고 남한지역에도 통제조치를 요구함으로써 한반도를 평화적으로 지배한다. 그렇지만 5년 이상 연방으로 진행하는 동안 북한지역에 정보가 유입되면서 시민봉기나 북한체제 실상을 목도한 한국국민 반대로 군사대치가 재발할 수 있다. 결국 남북한 경계선이 제거되지도 못하고 연방제 과정도 해체된다.

베네트 박사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린다.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은 당연히 전쟁방안을 비롯해 대부분의 통일경로를 피해야 한다. 특히 북한 권력엘리트와 주민들이 우호적 통일경로를 수용하도록 친화정책을 개발하는 한편, 김정은의 공세적 평화조성자 이미지 창출에 대응심리전을 채비해야 한다.

바르고 빠른 평화통일을 달성하려면 한국 국민이 북한체제의 속성을 헤아려 견실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유지함으로써 매력국가를 만드는데 통합된 노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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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1/29 [14:16]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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