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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로] 북한은 ‘핵’을 포기할 뜻이 있는가?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9/03/14 [14:23]

<장세호 前 민주평통 강원도(속초시) 협의회장>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이 열리던 그 순간에 미국 국내에선 트럼프의 변호사가 트럼프에게 치명적인 증언을 털어놓고 있었다. 트럼프로서는 김정은과의 회담을 어떻게든 성공으로 포장하며 회담을 타결 짓고 싶은 유혹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트럼프는 회담결렬을 선언했다.

김정은이 내놓은 조치로는 도저히 비핵화라는 말을 붙이기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회담으로 얻은 것이 있다면 ‘비핵화 하겠다’ 는 김정은의 말에 진실성이 담겨있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김정은 은 고철이 된 것이나 다름없는 영변의 플루토늄 시설을 없애는 대가로 대북제재를 완화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해제하라고 요구했다. 김정은이 회담에 앞서 “내 직감으로는 오늘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한 것은 미국에서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그 거래를 받아 들이 수밖에 없을 거라고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만일 김정은의 작전대로 회담합의가 이뤄졌다면 북은 우라늄농축시설과 수 십 개의 핵폭탄을 그대로 갖고 있는 상태에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망은 급속히 무너졌을 것이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미국이 영변 고철이 아닌 다른 곳의 우라늄농축시설을 발견했고, 회담에서 북측에 이 시설폐쇄를 요구하자 북이 당황했다는 사실이다.

북에는 최소 두 곳 이상의 비밀우라늄 농축시설이 있고 여기가 진짜 핵 생산기지다. 북의 우라늄농축시설과 수 십 개의 핵폭탄을 전부 불가역적으로 폐기하지 않는 비핵화는 이름을 무엇으로 붙이든 모두 사기극이다. 김정은이 정말 핵 포기를 결단했다면 우라늄농축시설과 핵폭탄을 신고하고 검증 폐기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김정은은 김씨 왕조 체제를 지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우선하는 가치다. 체제유지를 위한 유일한 안전이 핵이라고 믿고 지난 25년 동안 모든 것을 쏟아왔다. 90년대 중반 수십만이 굶어죽는 고난의 행군을 감내하면서도 핵(核)개발을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2017년 6차 핵실험과 대륙 간 탄도미사일발사성공으로 무력완성을 선언했다. 그렇게 얻은 핵을 김정은이 포기하겠는가.

전 세계에서 핵실험까지 성공한 나라가 핵을 포기한 사례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도 심지어는 문재인 대통령도 김정은이 진짜 핵을 포기할 것 이라고는 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김정은이 ‘비핵화’미끼를 던지자 한·미 정부가 이에 환호했다. 안보적 판단에 정치적 고려가 끼어들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미·북의 접근으로 영향력감소를 우려한 중국은 북한의 후견을 자처하고 나섰다.

김정은은 비핵화 쇼로 단숨에 체제질식 위기에서 벗어날 기회를 잡는 것이다. 이런 한·미 정부의 잘못된 자세가 김정은에게 핵을 지키면서 미국의 제재 망을 풀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한 것이다. 김정은이 진짜 핵을 내려놓겠다고 결심하는 순간은 핵을 가지고 버티려다가는 진짜 체제가 무너질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을 뿐이다. 지금으로서는 김정은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 갈 유일한방법은 대북제재뿐이다.

현제 북한경제성장률은 2017년 마이너스 3.5%에서 2018년엔 마이너스5%로 곤두박질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가 인내를 갖고 대북제재를 지키면 김정은은 핵이 자신을 지켜주는지 그 반대인지 계산을 다시 해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김정은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미·북이 다시 만나도 이벤트만 되풀이 될 뿐이다. 북핵 폐기를 위한 대북협상은 김정은이 최소한 지금은 핵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는 토대에서 시작 돼야한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해야 진짜 비핵화의 길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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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3/14 [14:23]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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