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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들 온몸으로 분단 체감하며 살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돼”
[인터뷰] 통일다큐 만드는 (주)휴아시스 조한필대표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9/04/04 [14:02]

장장 70여년 이상 지속되는 한반도의 분단체제이다. 냉정하게 보면 통일은 너무나 먼 곳에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우리는 희망을 갖고 그 곳으로 줄기차게 달려가야 한다. 먼 훗날 우리 후대들이 역사에 물었을 때 “분단의 세월 우리는 이 시대에 이러한 활동을 하였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게 말이다.

인류와 지구의 역사는 기록의 역사이다. 그것이 없다면 현재는 물론 미래도 암흑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기록의 방법은 문서와 영상으로 남기는 것, 그리고 어떠한 기념비적 물체로 남기는 방법 등 다양하다. 분명한 것은 오늘 이 시대에 살았던 우리들 모습을 어떠한 방법으로든 역사에 기록해 남기는 것이다.

남한에 들어 온 3만 탈북민도 분명 분단과 통일의 상징적인 존재들이다. 북한의 독재체제를 직접 경험한 소중한 그들이며 아울러 통일을 가장 열망하는 사람들이다. 남한에서는 이들을 ‘먼저 온 통일세대’라고도 부른다. 그만큼 꿈에도 소원인 통일을 간절히 열망하는 7천만 겨레이다.

대한민국은 5년마다 바뀌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이다. 국민의 투표로 대통령과 국회의원, 정권 등이 바뀌는 것이다. 그로 인해서 특수체제인 북한에서 수십 년간 변함없는 대남정책과 상충 되는 것이 남한의 대북정책이다. 통일의 역사는 계속 기록되어야 한다. 서울 상암동에서 조한필 (주)휴아시스 대표를 만났다. 

▶통일관련 영상물 제작은 언제부터 했나?

4년 전부터 다큐멘터리 ‘Wild DMZ’와 ‘Wild KOREA’를 영국의 BBC와 공동 제작하여 방영했다. 영국에서 반응이 좋았고 최우수 공동제작상도 수상했다. 그러나 영국출장 및 아일랜드 포럼 등에서 한반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놀란 것은 의외로 많은 유럽 사람들이 한반도 분단 상황을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왜 남북이 아직도 휴전선을 두고 대치하는지? 왜 서로가 원하는 곳에서 자유롭게 살지 못하는지? 왜 탈북민들이 목숨 걸고 탈북하는지? 자유롭게 왕래하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사람들에겐 설명으로 이해를 시키는 게 쉽지 않았다.

▶2019 원케이글로벌캠페인’에서 티저 영상 잘 보았다.

올해로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통일한반도의 비전인 ‘코리안드림’을 주제로 만든 원케이글로벌캠페인 문화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영국의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겸 작가인 스튜어트 맥카들과 크리스토퍼 랜슨이 공동 연출자로 메가폰을 잡았다. 이라크 자이툰 부대, 아이티 지진현장 등을 찾아다니며 TV다큐 방송제작에 주로 참여했던 해외공동제작으로 유명한 이창수 감독이 총연출을 맡았다.

▶영화를 외국감독과 함께 제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 내부에서도 이념적 대립뿐 아니라 통일방법론 등에 대한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우리 시각보다는 오히려 외국인의 시각으로 다뤄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보다 객관적인 시각이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반도 통일에 주변 나라들을 비롯해서 세계인의 지지가 적극 필요한 만큼 생각을 다소 달리 했다. 우리만 보는 것이 아니라 세계인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외국감독들과 호흡을 맞추게 되었다. 그들이 더 단순하고 순수하게 접근하는 걸 보고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다.

 

세계인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외국감독들과 호흡 맞춰

더 단순하고 순수하게 접근하는 걸 보고

시사점 얻어…객관적인 시각 반영 기대

 

▶탈북민을 주제로 한 영화를 제작하게 된 배경이 있나?

분단이 너무 오래 지속되어 이제는 사람들이 그것이 이미 지나간 일인 것처럼 무심하게 여기는 경향도 있다. 허나 여전히 분단의 상처를 온몸으로 체감하며 살아가는 탈북민들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 국경을 넘어와 제2의 이산가족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 주변 가까이에 있다.

북에서는 억압체제 때문에 고통을 받았고 남에서는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외롭게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갈등을 풀어가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그리고 고통, 가난, 갈등, 증오 등 분단이 만들어낸 암울한 이미지를 초월하여 보다 긍정적이고 밝은 미래를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

 

목숨 걸고 자유를 찾아 국경 넘어와 제2의

이산가족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가까이 있어

북한에서는 억압체제 때문에 고통을 받았고

남에서는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외로운 삶

이들의 모습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갈등을

풀고 긍정적인 미래 영화로 보여 주고 싶어

 

▶좀 더 자세히 말해준다면…

원케이글로벌 캠페인은 영화제작을 비롯하여 음악, 미술, 스포츠 등 문화 콘텐츠를 접목해 전개하는 통일운동이다. 시대는 계속 변한다. 통일의 필요성을 일방적으로 강조하거나 단순히 강의형태로 전달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

젊은 세대들이 즐기는 콘텐츠와 트랜드 등을 잘 파악해서 사람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소재 중심으로 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세대와 시대에 따라 문화적 격차가 분명히 있기 마련이지만 우리는 이 영화가 전 세계 젊은 세대들에게 잔잔한 울림의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거라 확실히 고대하고 기대한다.

▶탈북민에게 관심을 가진 계기는…

2015년 천주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기획위원으로 북·중 접경지역 탐방을 다녀왔다. 그동안 북한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기만 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애잔했다. 마침 사단법인 ‘선진통일건국연합’에서 여러 탈북민과 함께 공부하며 자연스럽게 통일운동의 취지에 공감하게 되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행복한가?”에 대한 질문에 훌륭한 성인들은 어려운 이웃들을 사랑으로 도와주라고 하지만 정작 알기만 할 뿐 실천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안다. 통일을 외치지만 현실은 탈북민들에게 관심도 없는 모순 속에 살아가고 있다. 통일의 첫 출발점이 탈북민과 함께 라는 걸 공유하고 싶다.

▶통일운동에도 열심인 줄 안다.

통일운동단체인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이하 통일천사)‘ 서울본부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통일천사는 전국 800여개 시민사회단체의 연대조직으로 통일의 비전과 꿈을 공유하는 등 다가오는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비영리민간단체다.

통일운동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선 정치 프레임이 아닌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평화통일을 위한 국제사회의 신용과 남북한주민의 공감을 얻기 위해 국민 모두가 일상에서 통일운동을 실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통일천사의 주요 활동은 뭔가?

통일천사는 민족정신인 홍익인간 이념을 통해 한반도가 명확한 비전하에 평화통일을 이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민족의 숙원인 통일이 과연 되기는 할까?’ 라는 질문이 아닌 ‘통일을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라고 말한다.

지금의 시대정신과 통일의 미래비전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시작된 ‘ONE-K 글로벌 캠페인’을 현재 열심히 하고 있는 중이다.

▶또 다른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첨예한 이념대립의 남북교류에서 그나마 비정치적으로 무난한 것은 스포츠교류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단체에는 오래전부터 꾸준한 스포츠교류를 통해 남과 북이 하나 되도록 적극 돕는 ‘코리안드림 한반도 탁구대축제’도 있다.

작년까지 7회째를 맞은 행사이다. 생활스포츠에서 통일운동을 실천하고 남북주민의 화합과 탈북민들의 자존감을 향상시키기 위한 대회이다. 또한 통일천사가 지향하는 스포츠맨십을 통한 생활형 통일 글로벌 확산운동의 일환으로 서로 다름이 아니라 하나가 된 우리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소통과 교류의 장이다.

 

스포츠교류 통해 남과 북이 하나 되는

‘코리안드림 한반도 탁구대축제’경기

7회째 맞은 행사로 생활스포츠에서

통일운동 실천하고 남북주민의 화합과

탈북민 자존감 향상시키기 위한 대회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2018년에 있은 작년 행사는 11월 3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마곡레포츠센터에서 열렸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팀코리아’처럼 대한민국 국민과 탈북민이 함께 팀을 이루는 복식 경기와 탈북민이 주축이 되는 단식 경기 등이 펼쳐졌다.

탈북민들과 그동안 7차례 경기를 해오면서 느낀 점은 강한 승부욕이다. 나름대로 팀 단합이 잘 되어있다. 탈북민 출신 지도자들의 리더십도 대단하다. 그 중에는 국제경기에 나가서 우승한 선수출신의 감독, 코치들도 있다.

 

북한음식과 문화체험도 아주 특별했는데

탈북민들이 정성스럽게 만들어 온 음식

함께 먹으며 즐거운 통일 미래의 모습을

함께 상상했던 기억 생생하게 남아있어

 

▶탈북민과 함께 하면서 인상 깊었던 것이 궁금하다.

‘가장 행복한 일이 무엇인가?’ 라는 설문에 일상에서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식사하며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통계가 있었다. 탁구경기도 경기지만 북한음식과 문화체험도 아주 특별했는데 탈북민들이 정성스럽게 만들어 온 북한음식을 함께 먹으며 즐거운 통일 미래의 모습을 함께 상상했던 것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대한민국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있는 그리고 국민과 하나가 되어 일상을 살아가는 탈북민들로 인해 통일예행 연습을 하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무엇이든 잘될 때 자만하거나 교만하지 말고 꾸준하게 묵묵히 일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통일운동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뭔가?

한반도 분단의 역사가 어느덧 70년을 넘어섰다. 한민족에게 분단은 씻을 수 없는 정신적 상처와 트라우마를 남겼다. 체제와 사상의 분단은 하나의 민족이었던 남·북한 국민의 고유한 민족성과 정체성마저 송두리째 흔들어 버렸다.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 팽배해져버린 한국 사회에서 화합과 평화를 위한 통일운동은 결코 쉬운 것이 절대 아니다. 여러 사람의 마음을 설득하고 활동에 동참시키는 게 가장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활동을 하다보면 통일운동을 응원하고 따뜻하게 바라보아 주는 시선들이 있음에 정말 감사하다.

▶자신을 소개해준다면…

1972년 충청남도 서산에서 태어났고 1991년 고려대학교에 입학하였다. 건축공학과를 전공했고 제1야전군사령부에서 군복무를 했다. 2004년 미국 시카고 노스웨스턴 대학교를 졸업하여 프로젝트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공학박사이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LG텔레콤 전략개발실에서 근무하였으며 이후 2012년까지 미래에셋그룹에서 본부장으로 개발투자부문을 담당하였다. 현재 고려대학교에서 글로벌엔지니어링학과 겸임교수로 프로젝트 개발금융을 석사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기도 하다.

▶(주)휴아시스는 어떤 회사인가?

지난 2014년에 만들어진 주식회사 ‘휴아시스’는 뮤지컬, 연극, 다큐멘터리, 영화 등을 기획 및 제작하는 종합적인 전문회사이다. 영국 BBC와 합작 작품을 여러 편 제작해온 ‘버즈미디어’와 문화콘텐츠 제작을 함께 하고 있다. 회사이름 ‘휴아시아’는 ‘휴먼’(인간·생명)과 ‘오아시스’(사막의 물·풀이 있는 곳)의 합성어이다.

▶조 대표의 탈북민관은 무엇인가?

목숨 걸고 사선을 넘어 온 대한민국의 3만 2천 탈북민은 우리에게 “이 땅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온몸으로 보여준 고맙고 용감한 분들이다. 우리는 그들을 보며 자유 대한민국에 태어나고 산다는 것에 감사함을 가져야 한다.

고정개념과 편견의 시선 프레임을 빨리 극복해야 할 것이다. 평화통일을 함께 준비하는 모습을 통해 지금 남한이 갖고 있는 체념과 냉소의 틀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본다. 도덕경에 ‘부유도 선대차성’이란 말이 있다. 어떤 환경에서도 꾸준히 함께하는 우리 모습에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남북관계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사람이 귀한 것은 동물과 달리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북한이 그동안 남한에 대해 신뢰를 지켰다고 말하긴 어렵다. 그래도 우리는 통일에 대한 기대를 늘 마음 한 구석에 갖고 살아야 한다. 오늘의 환경에서 보듯이 비록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신의의 가치를 바탕으로 평화통일을 이루는 그날을 위해 북한주민인권에 대한 부분을 소홀히 하지 않고 꾸준하게 전진했으면 좋겠다.

림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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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4/04 [14:02]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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