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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칼럼] 韓美정상 워싱턴 회담을 주목한다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9/04/11 [14:56]

<태종호 한민족통합연구소 회장>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북미대화가 표류하고 있다. 북미는 이미 한차례 거친 힘겨루기를 마친 상태다. 하노이회담 결렬직후 미국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기존제재 외에 대규모 추가 대북제재라는 강수를 꺼내들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미국의 압박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경발언을 쏟아냈다.

북한은 거세게 반발했다. 주 유엔대사를 불러들이고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을 보였다. 핵·미사일 실험재개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나섰다. 개성 연락사무소 인원을 전격 철수시키며 남쪽에도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북미양국이 하노이 회담 불발에 대한 살풀이를 하듯 한바탕 기싸움을 벌인 것이다. 그러나 북미 모두 불과 몇 시간도 안 되어 시급히 원상으로 되돌리며 소동은 끝났다. 이는 북미가 판을 완전히 깨지는 않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그러나 아직 예단하기는 이르다. 하노이에서 큰 내상을 입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지금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노이에서 미국이 보여준 비핵화 해법에 대한 불만이 아직 가시지 않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일단 불편한 속내를 감추고 그 타개책으로 북·러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세(勢)과시와 경제문제로 인한 고육책 성격이 짙다. 공교롭게도 4월 11일 워싱턴에서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는 날 북한에서는 14기 최고인민회의가 열린다. 이때 모종의 언급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일단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보고 판단할 것이다.

이번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북미대화의 재개여부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하노이에서 확인된 미국의 일괄타결과 북한의 단계적 해법의 충돌을 어떻게 조율하느냐. 북한의 선행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를 어떻게 접합시키느냐가 관건이다. 이를 토대로 북미대화의 향방을 가름 할 수가 있다. 양국은 이미 핵심 외교라인을 총동원해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미국은 시종일관 북한의 선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은 기존입장인 ‘포괄적 합의 후 단계적 이행’을 말을 바꿔 ‘일괄타결 후 단계적 이행’이라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방안을 미국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미국 조야에 팽배해 있는 대북회의론을 어떻게 잠재울 수 있을지가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과제가 될 것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순서가 바뀌었다. 지난해에는 남북회담을 거쳐 한미회담을 했는데 이번엔 한미회담을 먼저 하게 됐다. 남북회담은 아직 미정이다. 하노이에서 미국이 판을 깼으니 순서는 맞다. 이번 한미회담을 통해 북미대화의 돌파구가 열리길 바란다. 만약 그렇게 되지 않을 경우 그 파장은 크고 오래갈 것이다. 그만큼 현 상황이 엄중하고 복잡하게 얽혀있다.

미국과 북한은 문대통령이 서로 자기편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문대통령에게 ‘선 비핵화 빅딜’이라는 어려운 카드를 내밀고 북한을 잘 설득해 달라고 요청한바 있다. 북한 역시 문대통령에게 좌고우면하지 말고 한반도의 당사자가 되라고 요구한다. 비대칭 회담의 부당함에 대해 미국에 할 말을 다하라고 다그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어깨가 무겁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체제 완성’이라는 대장정에 비상이 걸린 지금 묘책은 없다. 정면 돌파가 답이다. 그 첫째는 북미를 다시 협상테이블에 나오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소극적 중재자에서 벗어나야 한다. 양쪽을 설득하는 적극적 촉진자가 되거나 더 나아가 주도자가 돼야 한다. 무기는 오직 하나‘한반도 평화’라는 배수의 진이다. 여기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배제하고 극복해야 한다.

미국에게는 강자의 논리에서 벗어나 유연성을 발휘할 것을 요구하고 북한도 핵을 들추거나 연락사무소 인원 철수 같은 저급한 행위는 삼갈 것을 경고해야 한다. 또한 북미 모두 상대방에게 요구만 할 것이 아니라 내어줄 것을 준비하라고 강하게 요청해야 한다.

둘째,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바늘 허리매어 쓸 수 없고 급할수록 돌아가라 했다. 조급함은 자칫 약점만 노출되고 일을 그르치기 쉽다. ‘북한의 비핵화나 한반도 평화체제 완성’ 모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단기간에 해결하려는 생각이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그렇다. 중국과 미국의 수교도 대화를 시작한지 7년 만에 성사되었고 베트남과 미국도 국교를 정상화 시키는데 18년이 걸렸다. 그런데 북미가 70년 만에 만나 1년도 채 안된 시간에 모든 것이 해결되기를 기대하는 건 지나친 욕심이다. 성급함보다는 여유를 가지는 자가 승리한다는 말을 새겨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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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4/11 [14:56]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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