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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현주소를 찾는다] 김일성종합대학 종교학과
개설 당시 학생 5명…‘세계청년학생축전’ 진행/종교단체 방북 급증에 인원필요 20명으로 늘여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9/04/11 [15:07]

1901년에 미국 선교사인 사무엘 오스틴 모펫(Samuel Austin Moffett, 마포삼열)목사가 평양에 세운 조선예수교장로회신학교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 된 기독교학교이다.

 

평양신학교 설립 만장일치로 결의

 

19세기 말엽인 1890년대에 미국과 캐나다에서 우리나라에 파견된 선교사들이 체계적인 한국인 목회자 양성을 위해 평양신학교 설립을 만장일치로 결의하고, 1901년 5월 15일 평양에 조선예수교장로회신학교(‘평양신학교’라고도 불린다)를 개설하였다.

이 신학교는 일제에 의해 1938년에 폐지되었다가 해방이 되어 다시 평양에서 개원하였으나 김일성의 종교말살정책으로 또다시 폐지되었다. 1907년 6월 20일에 길선주, 방기창, 서경조, 송인서, 양전백, 이기풍, 한석진 등 7명이 1기로 졸업을 하였다. 이들은 1907년 9월 평양 장대현교회에서 개최된 조선예수교장로회 제1회 독노회에서 한국인으로 처음으로 목사가 되었다.

평양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곳곳에 교회가 생겨났고 많은 종교인들이 배출되었다. 그러나 1930년대에 들어와 한반도를 강점한 일제의 신사참배가 강요되면서 위기가 닥쳐오기 시작했다. 결국 1930년대 중반에 기독교계의 사립학교들이 폐교되기 시작하였고, 1940년대 이전에 기독교를 비롯한 종교인 양성을 위한 교육기관들이 모두 사라지게 되었다.

해방이 되자 종교인들에 의해 다시 종교관련 교육기관들이 평양을 비롯한 북한 전국 각지에 생겨나기 시작하였으나 김일성에 의해 종교인 탄압과 신설된 종교학교 강제 폐교가 강행되면서 북한에는 종교인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기관들이 사라지게 되었다. 많은 목사들과 장로, 권사, 집사를 비롯한 종교인들이 정치범관리소에 끌려가 처형되었다. 북한을 탈출하여 한국으로 내려와 목숨을 건진 종교인들은 서울을 중심으로 숭실대학교를 비롯한 새로운 종교교육기관들을 신설하였다.

북한에서 더 이상 종교교육을 할 수 없었던 종교인들이 1946년에 서울시 광진구에 이 학교의 전통을 이은 새로운 신학대학인 장신대학교(장로교신학대학교)를 설립하였다. 그리고 북한에서 한국으로 온 교인들을 중심으로 영락교회, 서대문교회 등 많은 교회들이 생겨났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김일성을 신처럼 떠받들면서 반세기동안 종교교육기관이 존재하지 않았다. 종교인 양성을 위한 신학교들과 교회들이 모두 남한으로 내려왔고 김일성을 신처럼 떠받드는 이단종교인 주체교가 판을 치는 지옥으로 변한 것이다.

 

1987년 종교학과 신설...처음엔 공개 안 해

 

1987년 김대에 종교학과가 신설되었다. 당시 졸업생들이나 재학생들 속에서 종교학과가 신설된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던 것은 북한당국이 처음에는 이것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충격적이었던 것은 종교학부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역사학부에 속했다는 사실이었다. 현재 역사학부에는 김일성 동지 혁명역사학과, 김정일 동지 혁명역사학과, 조선역사학과, 세계역사학과, 고고학과, 종교학과 등 6개의 전공학과가 있다.

1997년 1월에 망명하여 대한민국에 입국하였던 전 김일성종합대학 총장이었고 중앙당 국제비서였던 황장엽 선생은 자신이 김대 총장을 할 때 종교학과가 김정일의 지시로 신설되었다고 증언했다. 1987년에 비밀리에 개설된 김일성종합대학 종교학과는 개설 당시 학생인원이 5명뿐이었다. 그러나 1989년 ‘세계청년학생축전’이 진행되면서 전 세계의 많은 청년단체들을 물론 종교단체들의 방북이 급증하자 종교관련 업무를 담당할 인원이 절실히 필요하여 학생 수를 20명으로 늘였다.

학생들 속에서도 종교학과에 대한 인기가 대단하였다.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정치경제학부나 외국어문학부보다 종교학과가 더 인기가 높았던 이유는 이 학과를 졸업하면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인들과 생활을 하게 된다는 것은 북한에서 쉬운 일이 아니다. 북한에서 여권발급은 일반인은 물론 간부들에게도 허용되지 않는다. 외교관이나 고위간부들이 외국에 출장가거나 대사관에 상주하기 위해 단기로 발급되는데 이 모든 것이 중앙당 조직지도부를 거쳐 최종적으로 김정은의 비준을 받아야 가능하다.

그러기에 북한에서는 외국에 한번 나가본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 고위간부들은 자녀들을 종교학과에 보내면 그들이 세상구경을 하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 종교학과 입학비중이 높아졌다. 더구나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국제적십자단체들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인도주의 지원 사업을 담당하는 일을 하게 되므로 ‘먹을 알’이 있다고 본 것이다.

조선그리스도연맹이나 불교도연맹, 조선카톨릭협회, 조선천도교청우당, 사회민주당 등이 모두 평양시에 소재하고 있어 종교학과를 졸업하면 무조건 평양시에 거주하게 된다는 것도 한몫을 했다.

 

통일전선사업부 일군·가족이 종교인

 

종교학과에서 배우는 과목 중에 성경과목은 하느님에 대한 숭배사상과 예수님에 대한 역사적인 사실을 배우는 과목이다. 그런데 이것은 북한의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원칙에 있는 수령님에 대한 신격화, 신조화와는 대립된다는 모순점이 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에 동유럽 공산권 국가들이 붕괴되면서 대외적인 영향력이 좁혀진 상황에서 가짜 종교인들을 내세워서라도 구걸행각을 벌려야 했던 북한으로서는 종교학과가 절실히 필요했던 것이다.

당시 재외동포들 중에도 기독교인이나 천주교를 믿는 사람, 그리고 불교신자들이 많아서 그들과의 대화에서 종교관련 대화를 할 수 없었다. 적십자관련 단체는 물론 국제기구들도 종교관련 업무와 연결된 기구들이 대다수다 보니 종교학을 전문으로 배운 일군들이 절실히 필요했던 것이다.

북한당국은 2001년 제2차 국가인권보고서에서 북한에 1만여 명의 기독교인, 3천여 명의 천주교인, 1만여 명의 불교신자, 1만 5천여 명의 천도교인을 포함한 약 4만여 명 의 종교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실 이들이 주장하는 종교인들은 중앙당 통일전선사업부의 일군들과 그 가족이다.

김일성종합대학 종교학과를 졸업하고 목사, 신부, 스님으로 발탁된 사람들은 북한의 종교단체들인 조선그리스도연맹, 조선카톨릭연맹, 조선불교도연맹, 조선천도교청우당 등 특수단체의 소속으로 표방하고 있지만 그들은 모두 조선노동당원이다. 노동당의 대남정책과 대외정책을 수행하기 위해 통전부나 해외동포영접부 등에서 적을 두고 활동하는 가짜 종교인들이다. 북한에서는 일당독재인 노동당의 하수인으로 ‘가짜 종교인’들이 복무하고 있다는 것만 보아도 종교탄압국인 북한정권의 이중성을 잘 알 수 있다.

북한당국은 종교학과를 개설하고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 없어서 외국에서 교수들을 초빙하여 학생들을 가르치게 하였다. 미국 하와이에서 살았던 홍동근 목사도 평안북도 피현군이 고향인 북한출신 미국목사였다. 그도 북한에 계시던 어머님을 만나려고 평양에 다녀와서 새로 신설된 김일성종합대학 종교학과에 초빙교수로 초청되어 학생들에게 종교학을 가르쳤다.

미국의 빌리 그레이엄목사도 1992년과 1994년에 북한당국의 초청으로 김일성종합대학 종교학과에서 특강을 하였다. 빌리 그레이엄목사의 장인인 넬슨 벨 선교사는 일제강점기에 평양을 중심으로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였던 종교인이다.

김일성의 외할아버지인 강돈욱이 미국 선교사들이 세운 칠골교회의 장로였고, 넬슨 벨 선교사는 당시 이름이 강신희였던 김일성의 어머니의 이름을 강반석이라는 세례명을 지어 준 사람이다.

김형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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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4/11 [15:07]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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