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2019.07.24 [14:02]
로그인 회원가입 아이디/비번 찾기
정치  경제  군사/외교  사회/NGO  탈북민  인터뷰  통일교육  오피니언  북한풍물기
오피니언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통일칼럼] 亡國은 포퓰리즘을 먹고 자란다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9/05/16 [15:32]

<송두록 남북교육개발원 서울사무소장>

일전에 어떤 교사가 탄식하면서 말하는 것을 들었다. 아니, 우리 교실에 괜찮은 우산이 하나 남아 있어 학생들에게 누구 것이냐고 물었더니 서로 멀뚱멀뚱 쳐다보고만 있더라는 것이었다. 분명 그날 아침에 비가 올 때 우리 애들 중 누군가가 가져왔을 것이고, 등교하자마자 날이 개었으니 다른 교실의 우산이 들어왔을 리도 없고 그러면서 요즘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난감하다는 것이었다.

최근에 차고 넘친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들을 수 있다. 각자의 집에 우산들이 차고 넘쳐서 그깟 우산 정도는 갖고 가기도 귀찮다는 것인가. 아니면, 각자의 집에 우산들이 차고 넘쳐서 자신이 아침에 어떤 우산을 들고 왔는지도 모른다는 뜻인가. 우리사회의 50~70대 연령의 사람들이 옛날에 그만한 나이일 때에는 빨간 우산, 파란 우산, 찢어진 우산 식의 노래를 부르면서 자랐는데, 격세지감이 든다.

그러고 보면 주변에서 절약, 근검, 인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한참 되었다. 빈 복도에 LED 조명등이 휘황찬란하게 밝혀져 있어도 누구 하나 전등의 일부나마 끄는 것을 보기 어렵다. 헬스장 샤워기의 수도꼭지를 한껏 틀어놓고 정작 본인은 딴짓하면서 흘려보내고 있는 어른들을 보는 일이 한 번 두 번 아니다.

생각하는 힘이 상실된 사회에서는 선전과 선동이 난무하게 된다. 흥청망청 살아가게 해 준 누군가가 메가폰을 들고 소리치거나 눈물에 호소하면 감성적인 대중들은 따라가게 된다. 그 메가폰을 든 사람이 이래라 하면 이렇게 하고 저래라 하면 저렇게 한다. 왜 그래야 하는지, 그게 과연 올바른 것인지를 생각하지 않는다. 선전과 선동이 집요하게 거듭되면서 세뇌되기 때문이다. 대중은 쉽게 군중화된다.

좌파든 우파든 독재는 포퓰리즘을 먹고 자란다. 정치가가 대중이 원하는 것을 흥청망청 베풀어주면서 자신이 원하는 정치 상황을 만들어나가는 것을 흔히 본다. 정치가들이 원하는 정치 상황이 과연 뭘까? 한 마디로, 마음먹은 대로 국민들을 이리저리 끌고 가는 것 아닐까? 그게 바로 독재이다.

독재가 포퓰리즘과 연관된다는 사례는 차고 넘친다. 독재자의 대명사 격인 히틀러가 그랬다. 제1차 세계대전 패전국으로서 맞게 된 대공황을 벗어날 겸 독일 내 상위 1%였던 유대인들을 학살하고 그 재산을 뺏어서 독일국민들을 흥청망청하게 했다. 그러면서 의회를 무시한 채 입법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법을 만들어 독재자의 길을 걸었다.

오늘날 터키의 에르도안도 이슬람 국가를 만들겠다는 일념 하나로 친 이슬람정책을 밀어붙이다 보니 삼권분립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게 됐다. 그러자 떨어진 국민 지지를 끌어올리기 위해 리라화를 마구 찍거나 묻지마 차입 등으로 정부 보조금과 지원금을 남발해서 자기 조국을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다.

우파만 그런가. 퍼붓기식 포퓰리즘 정치가의 대명사인 베네수엘라의 좌파 대통령 우베스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중남미 지역 부국이던 산유국 베네수엘라를 지금처럼 거지 중의 상거지 국가로 만들어 놓은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막대한 오일머니로 빈곤층에게 공짜로 먹여주고, 가르치고, 치료하면서 지지를 끌어올려서는 자본가들을 억압하기 위한 독재적 입법들을 한 결과 지금 베네수엘라는 거덜나고 국가 기둥이 될 청년들은 조국을 등진 채 살 길을 찾아 다른 나라로 떠나기 바쁘다.

실제로 정치적 포퓰리즘은 1870년대 러시아에서 ‘민중 속으로’라는 기치를 내걸고 민중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했던 브나로드 운동이 그 기원이기도 하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그런데 공짜라고 사람들을 꼬드기는 장사치나 정치인들의 말을 믿고 물건을 덜렁 사거나 표를 던졌을 때 잘못되면 그 결과는 누가 책임져야 할 것인가? 그래서 하버마스는 공공적인 결정이 합리적 의사소통 하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들이 부단히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상호 합리적으로 의사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즘 우리들 주변에 알게 모르게 무상이라는 이름을 붙인 돈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공짜는 없다. 우리들은 그 무상이 무상이 아님을 알고, 왜 그렇게 하는지 다른 대안은 없는지 그리고 과연 그 정치가들의 진정성은 어디에 있는 것인지를 예의주시해야 한다. 국가가 망하면 내 삶의 기반도 무너지기 때문에 내 아들과 딸을 지키기 위해서도 그렇게 해야 한다.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기사입력: 2019/05/16 [15:32]  최종편집: ⓒ 통일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주간베스트 TOP10
배너
회원약관 개인보호정책 회사소개 한국통일교육학회 기사제보 보도자료
(140-806) 서울시 용산구 갈월동 85-3 남영빌딩 201호
(주)통일신문(TEL:02-701-8347 FAX:02-701-8345)
Copyright ⓒ 2007 unityinfo.co.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