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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일 칼럼] 평양 서울··· 우리 집 이야기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9/05/16 [16:30]

<림일 탈북작가>

평양에서 태어나 28년간 살았던 ‘우리 집 이야기’는 아침 일찍 일어나 방 안에 걸린 김일성 수령의 초상화를 정성껏 닦는 일부터 시작되었죠. 집 밖을 나설 때나 들어왔을 때나 언제나 인민의 어버이 김일성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맛있는 음식 생겨도 김일성의 초상화 앞에서 인사를 하고 먹었던 우리 집 가훈은 “위대한 수령님께 충성을 다하자!”였지요. 전체 2천만 인민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아버지 김일성 원수님! 우리의 집은 당의 품!” 이라고 노래하며 살았던 저였지요.

1997년 3월 쿠웨이트 건설현장을 탈출하여 목숨 걸고 찾아온 이 땅, 대한민국입니다. 국민이 대통령을 선출한다는 자유민주주의에 감동했고 아울러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이 달력에 표시된 5월 가정의 달을 보고 놀랐습니다.

서울에서 23년 째 사는 나의 ‘우리 집 이야기’를 하면 이렇습니다. 아침마다 조간신문을 꼼꼼히 구독하는데 꼭 볼펜으로 중요한 부분은 밑줄이나 혹은 동그라미를 치면서 보는 거죠. 그것이 제게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분야의 종합공부이죠.

아내와 큰아들이 일터로 출근하면 제가 중학생인 막내아들을 준비시켜 학교로 보냅니다. 이어서 커피 한 잔 마신 후 서재에 몸을 파묻지요. 거기서 본업인 문학작품구상, 신문인터뷰 및 기사 작성, 잡지연재 등 각종 원고 집필을 한답니다.

그러다가 외부 일정이 있으면 집을 나서지요. 여러 취재현장과 천태만상의 취재원은 제게 배움의 전당이고 참 스승입니다. 타인에 대한 배려, 겸손한 자세, 거짓말은 금물, 약속은 신뢰의 징표, 적당한 유머표현 등을 생활의 규칙으로 지켜가죠.

이것을 매주 총화하고 반성하고, 또 새로운 목표를 세우는 장소와 시간은 바로 15년째 출석하는 교회이고 예배시간입니다. 가장 감사한 것은 오늘까지 소중한 생명을 주신 하나님의 은혜이고 늘 그 분 발아래 저를 두고 살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귀갓길에 동네마트서 장을 보고 저녁식사 준비를 하는 것도 제 몫이죠. 방청소와 세탁기 돌림은 기본이고, 퇴근하는 아내에게 “수고 했어요” 하면 그녀가 미소를 짓습니다. 이것이 서울에서 15년째 작가 겸 기자로 사는 저의 평범한 일상입니다.

언젠가 유튜브에서 북한영화 ‘우리 집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보고 매우 만족했다는 이 영화는 남포시 소재 강선제강소 지역에서 중학교를 갓 졸업한 18세 처녀가 7명의 고아를 친부모처럼 보살피는 긍정감화교양 내용입니다.

그 영화의 엔딩 멘트는 “우리의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 우리의 집은 당의 품”이더군요. 57년 전(1961년)의 대중가요 ‘세상에 부럼 없어라’에서 “우리의 아버지 김일성 원수님! 우리의 집은 당의 품!”에서 ‘김일성’을 ‘김정은’으로 바꿨지요.

그 영화 본 소감이 찹찹합니다. 반백 년 전의 과거생활이 현시대의 꿈이 되는 북한주민들이니 말이죠. 2천만 인민에게 “쌀밥에 고깃국 먹으며 비단옷 입고 살게 하겠다”는 조부의 빈말까지 따라하는 김정은 위원장인데 정말 무능한 지도자입니다.

세상을 향해 “우리 공화국은 하나의 대 가정이다”고 호언장담하는 김정은 아버지는 과연 2천만 인민들 과반이 멀건 죽을 먹고 사는 현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세상에 자식의 가난과 굶주림을 나몰라하는 비정한 아버지가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참! 영화 ‘우리 집 이야기’서 인민반장 역을 맡은 조선4·25예술영화촬영소 배우 박나리(54) 씨는 평양서 저의 인민학교동창생 박지원(51) 씨의 누이인데 평양사곡고등중학교 시절인 15세 때에 배우로 캐스팅되었죠. 사람이 그리운 고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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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5/16 [16:30]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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