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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이 되면 고향 회령에 가서 큰 물류회사 차릴 생각입니다”
[인터뷰] 회령로직스 김대용 대표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9/06/20 [13:01]

아시아 동북부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한반도와 그 주변에 분포되어 있는 3300여 개의 섬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예로부터 삼천리금수강산이라고 일러왔다.

삼천리라는 말은 최북단 함경북도 온성군에서 최남단 제주도 마라도까지의 1140여 km, 약 삼천여리에 달하는 거리를 두고 붙여진 이름이다.

두만강은 백두산의 동쪽 기슭에서 발원하는 홍토수(紅土水)를 원류로, 석을수(石乙水), 홍단수(紅端水), 서두수(西頭水), 홍기하(紅旗河), 해란강(海蘭江), 가야하, 훈춘하(琿春河) 등의 지류와 합쳐져 동해로 흘러드는 강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강인 낙동강은 강원도 태백시의 함백산 동쪽에 있는 작은 저수지인 황지연못에서 발원하여 대구분지를 지나 부산 서쪽에서 분류되어 남해로 흘러 들어가는 강으로 그 길이는 510㎞이며 유역 면적만 해도 23,384㎢이다.

분단이 되어 지금은 낙동강의 하류인 부산에서 두만강의 하류인 온성까지 왕래가 어렵지만 통일이 되면 유라시아대륙을 잇는 신(新) 실크로드인 이 길로는 많은 물류들이 운반될 것이다.

현재 한국에 정착한 3만여 명을 넘는 탈북민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잇게 될 남북횡단 물류산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한국 국내총생산액(GDP)은 1조5308억 달러로 전 세계 12위를, 1인당 국민총소득은 2만8,380달러로 31위를 차지했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물류기업이 활성화되어야 하며 트럭운전기사들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글로벌경제가 확장되면서 물류의 중요성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발전은 경쟁을 동반한다.

이러한 물류경쟁 마당에 뛰어들어 회사를 설립한 ‘회령로직스’ 김대용(30대)대표는 2011년 7월에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5년차 회사를 이끌고 있다. 탈북민들이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놀라는 것 중의 하나가 전국으로 거미줄처럼 뻗어간 고속도로와 대형트럭들이 도로를 누비며 달리는 모습이다. 남한에서는 운전기사가 흔한 직업이지만 북한에서는 꿈의 직업이다.

 

2011년 입국…5년차 회사 이끌어

탈북민들이 놀라는 것 중의 하나가

전국 거미줄처럼 뻗어간 고속도로와

대형트럭들 도로 누비며 달리는 모습

 

남한에서 운전기사가 흔한 직업이지만

북한에서는 꿈의 직업…‘회령로직스’는

회령이 고향인 탈북청년 설립한 물류회사

회사의 대형트럭들은 고속도로를 누비며

전국으로 물류운반에 눈 코 뜰 사이 없어

 

‘회령로직스’는 함경북도 회령시가 고향인 탈북청년이 설립한 물류회사다. 오늘도 회사의 대형트럭들은 고속도로를 누비며 전국 방방곡곡으로 물류를 운반하고 있다

북한에서 국가가 개인의 직장을 배치하는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취업이나 창업 등 모든 경제생활은 본인의 선택에 따라 결정되며 그 책임도 본인이 져야 한다. 이런 자유에 익숙하지 않은 탈북민들에게 취업은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숙제이다.

김 대표도 처음에는 무엇을 할지 고민하면서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를 하였다. 30대에 접어드는 나이에 한국에 입국한 그에게 대학을 다닐 것인지, 아니면 기술을 배워 기술직에 도전할 것인지는 고민 중의 고민이었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그는 학원을 다니면서 알아가기로 했다.

학원을 다니면서 그는 11개의 자격증을 땄다. 이 숫자는 그의 고민의 깊이를 말해준다. 그는 전산회계 2급, 평생교육사, 사회복지사3급, 요양보호사, 심리상담사, 청소년상담사, 지게차, 굴삭기운전기능사, 1종 대형면허, 1종 특수면허 등의 자격증들을 취득하였다. 한 가정의 세대주로, 남편으로, 아빠로 살아가야 할 그에게 학원공부는 하루 일과의 일부였다.

 

전산회계, 대형면허 등 11개 자격증취득

한번에 4가지 일을 하는 포잡으로 생활

새벽 3시부터 우유와 신문배달도 하였고

아침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학원에서 공부

새벽 2~3시 사이에 동네 고물상서 파지와

플라스틱 트럭으로 운반하는 일을 하기도

 

학원만 다니면서 수익이 없이 어떻게 살았냐는 질문에 그는 포잡(four Job)으로 생활했다고 하였다. 포잡은 한번에 4가지 일을 하는 것을 말한다. 아침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학원에서 공부하고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8시간동안 인근 문구점에서 일하고 10시30부터 새벽 2~3시 사이에는 동네 고물상에서 파지와 플라스틱을 트럭으로 운반하는 일을 하였다. 그리고 새벽 3시부터 우유와 신문배달도 하였고 잠깐 눈을 붙이고는 다시 학원에 가서 공부하였다.

 

도전에 도전을 거듭하다

하루에 포잡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쳐가는 그에게 그동안 취득한 자격증들과 트럭으로 알바를 한 경험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두 딸의 아빠인 그에게 가정을 책임진 가장(家長)으로 정규대학에서 공부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우유배달과 신문배달, 고물상에서 트럭운전을 하면서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할 수 있었다.

 

모든 일 정리하고 8.5톤 트럭으로 개인기사

물류운반업을 시작해…1년 반 동안 열심히

일하다보니 자신감도 생기고 거래처도 늘어

거래처들이 늘면서 주문 다 처리할 수 없어

2014년 트럭 더 구입…탈북민 운전기사를

채용하여 거래처들 일감을 더 맡아나가

 

학원을 다니면서 낮에는 공부를 해야 하는 그에게는 야간이나 새벽에 할 수 있는 우유배달과 신문배달일은 당시로서는 가장 적합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아무리 젊은 나이라 해도 새벽부터 또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지는 연속적인 일과는 육체적으로 큰 무리가 아닐 수 없었다.

김 대표는 모든 일을 정리하고 8.5톤 트럭으로 개인기사 물류운반업을 시작하였다. 1년 반 동안 열심히 일하다보니 자신감도 생기고 거래처도 늘었다. 거래처들이 늘어나면서 자기 혼자로서는 모든 거래처의 주문을 다 처리할 수 없었다. 2014년 8월에 트럭을 한 대 더 구입하여 탈북민 운전기사를 채용하여 거래처들의 일감들을 맡아나갔다.

점차 거래처가 늘었고 일감이 많아지자 2015년 7월에 트럭 한 대를 더 구입하였다. 그 다음해부터는 해마다 1~2대씩 트럭을 구입하여 이젠 14대의 트럭을 소유한 물류회사로 성장하였다. 회사에 트럭이 한 대, 한 대 늘어날 때마다 가장 기뻤다는 그의 이야기는 그의 카카오스토리에 남긴 사진과 문자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탈북민 4명으로 시작된 회사는 14명의

베테랑기사가 모인 물류업체로 발돋음

7명의 탈북민들이 회사에서 물류사업을

경험하고 개인기사로 세간을 내기도

 

초기에 회사를 설립하면서 탈북민 4명으로 시작된 회사는 14명의 베테랑운전기사가 모인 어엿한 물류업체로 발돋음 하였다. 그동안 7명의 탈북민들이 회사에서 물류사업을 경험하고 개인기사로 세간을 냈다. 취재를 하는 동안에도 거래처들의 전화가 방해가 될 정도로 일감이 밀려들었다. 김 대표는 취재동안에도 전화로 회사 운전기사들에게 다음 물류작업지시를 주면서 취재에 응했다.

맨주먹으로 시작한 회령로직스는 ‘리더십이 있는 강한 의지의 사나이’로 불리는 김 대표의 노력에 의해 시간이 지나면서 무게가 있는 멋진 회사로 자리 잡고 있다.

탈북민이어서 거래처들에서 좀 다른 취급을 받지 않는지 궁금해 하는 우리에게 그는 “우리는 어디가나 탈북민이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정직함과 성실함으로 믿음을 산다”고 말했다. 탈북민이라는 이유로 운임이 적지 않느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고 한다. 그러나 반대로 그들은 오히려 다른 한국 운전기사들보다 운임을 더 많이 받으면 받았지 못하지 않다고 한다. 그러면서 회령로직스가 성장할 수 있었던 노하우를 알려주었다.

 

믿음은 ‘영원한 거래처’를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한 필수조건…운반도중

발생하는 과적 등 도로교통위반으로

분쟁의 소지가 생기는 것을 미연에

방지위해 ‘거래처는 곧 나’라는 관점

가지고 자기 일처럼 모든 일을 해야

 

회령로직스의 성장 노하우

첫째, 철저한 시간엄수. 운반물이 약속한 시간에 하차 장소에 배송되려면 상차시간부터 잘 지켜야 한다. 도중에 시간을 허비할 수 있는 요소들을 사전에 없애기 위하여 정기적인 차 정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대표는 항상 ‘시간이 금이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둘째, 물건을 자기의 것으로 생각하고 귀하게 다루어야 한다. 상차하면서 물건이 운반도중에 파손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상차는 축중을 피하기 위해서도 중요한 공정이다. 일부 운전기사들은 남의 짐을 날라다준다는 생각으로 일하지만 자기의 물건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내가 쓸 물건이라고 생각하고 일하면 진심이 통하다. 김 대표가 운전기사들에게 상차공이 작업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축중이나 총중으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셋째, 믿음은 ‘영원한 거래처’를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운반도중에 발생하는 도로교통위반(과적, 적재불량, 축중 등)으로 분쟁의 소지가 생기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려면 ‘거래처는 곧 나’라는 관점을 가지고 자기 일처럼 모든 일을 해야 한다. 자기의 잘못으로 생긴 교통위반책임을 거래처가 아닌 자기가 떠안아야 한다. 그래야 거래처의 믿음을 살 수 있다. 거래처 사장님들이 다른 기사들이 거래처에 낮은 임금을 제시하면서 접근해도 여전히 회령로직스와의 인연을 유지하는 이유는 그들의 진심과 책임감, 성실성을 거래처 사장들이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영원한 ‘회령로직스’

회령로직스에서 ‘회령’은 김 대표의 고향명칭이다. 회사 명칭에 고향명칭을 넣어 지은 이유에 대해 그는 “통일이 되면 회령에 가서 보란 듯이 큰 물류회사를 차리고 일하자는 생각으로 지은 것”이라고 했다.

통일이 되면 북한도 경제발전을 이룰 것이고 지금보다 더 많은 생산물들이 운반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그에게는 영원한 ’회령로직스‘인 것이다.

낙동강에서 두만강으로, 압록강에서 남해로 이어질 통일물류의 역군들을 키워내며 성장해가는 회령로직스는 그래서 영원한 회령로직스, 통일로직스인 것이다.

김형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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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6/20 [13:01]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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