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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이 찾아와도 허락 없이는 방문 못하던 곳의 엄청난 변화”
[철원탐구-2] 생창리…간첩 드나들던 곳에 제비가 왔다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9/08/08 [15:04]

생창리 마을회관 앞 전기 줄에 앉은 제비. 마치 두 선(남방한계선-북방한계선)을 가르고 앉은 것처럼 보인다.

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생창리는 ‘통일마을’로 불린다. 예전엔 민통선 마을이어서 ‘섬 아닌 섬’이었지만 2007년 40년 만에 군 초소를 마을 밖으로 밀어내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됐다.

사실 생창리는 ‘계획된 마을’이어서 요즘 말로 치면 ‘신도시’ 역할을 했다.

정부는 1959년부터 1973년까지 북한의 선전촌에 대응해 99개의 자립안정촌, 12개의 재건촌, 2개의 통일촌을 건설했는데 생창리가 그 중 한 곳이다.

 

민통선 마을‘섬 아닌 섬’…40년 만에 군 초소

마을 밖으로 밀어내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돼

‘계획된 마을’이어서 요즘 말로 ‘신도시’ 역할

 

1970년 10월 제대군인 100가구가 이주해 만든 민통선 마을이다. 원주민은 3가구 있었다고 한다. 주민들은 정부가 논, 밭 3000평씩 준다는 말에 입주를 결심했지만 실제로 받은 것은 논 900평, 밭 500평에 불과했다. 그나마 논밭도 물을 대기가 어려울 정도로 높낮이가 심했다. 그러니 농사를 제대로 짓는 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농사일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었던 주민들은 고철을 팔아가며 생계를 유지해야했고 틈나는 대로 농지를 넓히기 위해 농토를 개간했다.

그 과정에서 농토 곳곳에 뿌려진 고엽제로 피부발진, 천식 등 각종 질환에 시달리는가 하면 매설된 지뢰에 의해 발목이 잘리거나 사망한 주민들도 여럿 있었다.

1968~1969년 사이 비무장지대 일대에 주한미군 주도로 약 8만 리터(315드럼)의 고엽제가 뿌려졌다. 생창리 주민들은 신통하게 풀을 쓰러트리는 신비한 이 가루를 가져다 논밭에 뿌렸다.

북한의 남침에 대비해 대인지뢰, 대전차지뢰 등을 마을을 가로질러 계획적으로 매설했다.

마을회관 옥상에 설치된 싸이렌, 엄중한 지역이라 달라 보인다.

한편으로는 1970년대 수시로 간첩이 드나드는 시절이라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빨간 모자를 쓰고 주민임을 알려야 했고, 저녁에는 방첩대(기무사)의 감시와 통제 아래 등화관제를 하면서 살았다.

일몰과 일출사이 야간에는 인근 마을의 초상집에도 다녀오지 못하고 심지어 친척들이 찾아와도 허락 없이는 방문을 못하고 돌아가야 하는 등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래도 주민들은 자기 농토가 생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농사를 지었다.

하지만 난데없이 토지 원소유자가 나타나 소유권을 주장했다. 전쟁 이후 토지대장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정부에서 정확한 조사 없이 나눠주다 보니 생긴 일이다. 주민들은 법원 소송에서 패소를 했고 몇몇 주민들은 임대료를 지불해야 했다.

생창리는 지뢰지대를 사이에 두고 2개의 자연부락으로 이뤄진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1970년대 수시로 간첩이 드나드는 시절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빨간 모자를 쓰고

주민임을 알려야 했고, 저녁에는 방첩대

감시와 통제 아래 등화관제 하면서 살아

 

107세대 281명의 주민 가운데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263명이다. 특이한 것은 2008년 이후 귀농·귀촌 인구가 17명에 달하고 있다. 마을 인구현황을 보면 15세 미만 12명, 15~19세 35명, 20~29세 11명, 30~39세 37명, 40~49세 45명, 50~64세 38명, 65세이상 38명이다. 마을 소득원은 오대쌀과 토마토, 오이, 파프리카 등이다.

조용하던 마을에 ‘DMZ생태평화공원’이 조성된 것은 2015년 9월이다.

철원군이 육군 3사단과 협력해 전 세계에 평화 기원과 생태계의 우수함을 전하기 위해 조성했다. 총 65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십자탑·용양보 등 2곳의 탐방로, 방문자센터, 탐조대와 쉼터 등을 설치했다.

 

철원군이 육군 3사단과 협력해 전 세계에

평화기원과 생태계의 우수함 전하기 위해

조성, 65억 원 사업비 들여 십자탑·용양보

탐방로, 방문자센터, 탐조대와 쉼터 등 설치

 

3시간가량 소요되는 십자탑 코스(13.1㎞)는 3사단에서 북한에 사랑과 평화의 마음이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성재산 580m에 십자탑을 설치한 것이다. 6·25전쟁 때 남북의 최대 접전지였던 오성산과 북한군의 초소 및 움직임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

용양보 코스(9㎞)는 2시간가량 소요되는 구간으로 금강산으로 가던 철길과 일제강점기 때 김화군의 논농사에 공급됐던 저수지 일대의 자연유산을 관람할 수 있다.

민간인 통제선 내에 있는 DMZ생태평화공원 탐방은 생창리 방문자센터(033-458-3633)를 통해 사전 예약을 해야 이용할 수 있다.

탐방로 입장료는 20인 이상 단체는 1인당 2000원, 개인은 3000원이다.

요즘 생창리 DMZ생태평화공원 방문자센터나 마을회관 등지에 제비들이 많다. 알을 품는지 어미 제비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마도 생창리가 부자마을이어서 제비들이 날아와 번식하는 게 아닌가 싶다.

멀리 황량한 오성산이 보이지만 제비들의 날갯짓을 보고 있으면 천국이 따로 없다. 생창리...간첩 드나들던 곳에 제비가 왔다.

글·사진: 양승진 통일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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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8/08 [15:04]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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