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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칼럼] 점차 훼손되는 ‘9.19 평양공동선언’의 심각성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9/11/14 [11:46]

<함흥규 객원논설위원, (사)한국사회교육진흥원 이사장>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해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9.19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남북 두 정상은 회담 마지막 날 백두산 정상에 올라 평양공동선언의 의미를 강조하고 성과를 기원하는 특별 이벤트 행사까지 가졌다.

1년 2개월이 지난 현재, 6개항의 ‘9.19 평양공동선언’은 본연의 의미가 점차 퇴색되고 훼손되는 분위기다. 김정은 위원장이 요란스럽게 공약한 평양공동선언은 실현 전망이 불투명한 심각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엄밀하게 따져보면 6개항의 평양공동선언은 항목별로 불이행되거나 폐기처분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연내 개최키로 합의한 제4차 서울남북정상회담도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가운데 평양공동선언 자체가 기능을 상실하는 위기를 맞고 있다. 예컨대 ‘한반도 전쟁위험 제거’ 문제는 9.19 남북군사합의만으로는 성과를 거둘 수 없음을 입증하고 있다. 9.19 남북군사합의로 휴전선 비무장지대(DMZ)의 감시초소(GP) 철수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내 비무장 등의 단편적 조치로는 전쟁위험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

북한은 지난 1년 동안 남한을 사정거리에 둔 파괴력과 정밀성을 크게 높인 신형무기 개발에 성공했다. 더불어 정밀타격 기능을 크게 향상시킨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600mm 초대형 방사포 등 신종 유도무기 4종 세트’가 완성단계에 이르러 마음만 먹으면 남한 전체를 사정권 안에 둘 수 있는 전력을 확보했다. 또한 전술지대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 미사일(SLBM),북극성-3호 등 다양한 타격무기를 개발한 것도 남한을 겨냥한 공격형 전략체계의 일환인 것이다. 이로써 한반도 전쟁위험을 제거한다는 평양선언은 완전 허위로 드러났으며 한반도 ‘안보재앙’을 고조시켰다는 평가다.

평양선언에서 가장 관심도가 높았던 김정은의 ‘한반도 비핵화 방안’은 북한이 애초부터 핵개발을 중단하고 핵무기를 폐기한다는 비핵화 방안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북한이 지난 20년 이상 지속해온 ‘핵 무력 증강’을 위한 시간벌기 벼랑 끝 위장전술을 구사했다는 결론이다. 김정은은 평양정상회담을 담보로 비핵화 의지를 호도하고 철학이 빈곤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이기주의를 활용, 오히려 핵 무력을 강화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 1년간 10기 이상의 핵탄두를 생산해 총 40기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됐다. 북한의 핵은 이미 양적으로 ‘임계치’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40∼50여기로 추정되는 북한의 핵탄두는 내년이면 100여기까지 늘어날 것으로 미국 정보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만약 북한이 100여기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할 경우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 틀림없다는 전망이다.

김정은이 추구하는 핵전략의 본질은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확보로 파키스탄과 인도와 맞먹는 핵능력을 보여주면 미국도 어쩔 수 없이 ‘핵 군축 협상’에 호응할 것이라는 계산을 깔고 있다. 김정은이 3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에서 한반도 비핵화의 ‘새로운 접근법’을 요구하는 근본적 의도가 바로 여기에 있음을 간파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볼 때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해 3차 남북정상회담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겠다”는 비핵화 약속은 공허한 기만술책으로 밝혀졌다. 김정은은 결국 ‘남한을 무장 해제시켜 놓고 무력으로 통일하겠다’는 망상적 도발야욕을 분명히 확인시켰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는 것이다.

평양선언에서 우리가 기대했던 이산가족문제 해결을 위한 금강산 상설면회소 개소와 남북 경제협력을 위한 금강산 관광 정상화 문제도 남북 경색국면에 따라 무산되는 분위기이다. 평양선언에서 남북 간 경제협력과 다양한 분야의 교류협력 그리고 인도적 이산가족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지난 해 4.27판문점 1차 남북정상회담 선언에서 합의한 내용이다.

그러나 평양선언에서 합의한 남북 경제협력 문제는 현재 북한 핵문제와 대북 경제제재로 많은 제약을 받고 있어 순조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비정치적인 인도적 이산가족 문제는 남북이 조건 없이 발전시켜야 할 시급한 과제인 것이다.

남북경협과 관련 김정은 위원장은 10월 23일 금강산 관광지구를 시찰하며 “보기만 해도 기분 나빠지는 남측 시설물들을 싹 쓸어내라”고 협박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우리 정부는 금강산 내 ‘남측시설 철거’를 일방 통보한 북한에 ‘금강산 지구의 새로운 발전 방향’을 논의하자고 했지만 거절당했다. 북한의 금강산 남측시설 일방 철거 요구는 평양선언을 위반한 부당성과 함께 북한 정권의 부도덕성을 드러낸 배신이라는 점에서 비난받아 마땅하다. 금강산사업 비토 위협은 ‘남북 경제협력조차도 거부한다’는 의미를 함축, 남북경색국면을 더욱 심화시킨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도 논의조차 없는데다 문 대통령 모친 발인당일 방사포 발사 등을 볼 때 기대를 모았던 ‘9.19 평양공동선언’은 점차 의미가 퇴색되면서 유명무실한 위기를 맞고 있다.

따라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반도 평화공존과 북한정권의 생존‧번영 및 주민들의 행복권 보장을 위해 ‘9.19 평양공동선언’을 실천·발전시키는 것이 역사의 필연임과 함께 살길임을 인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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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1/14 [11:46]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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