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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어민 추방은 역사의 오점…큰 후유증으로 남을 것”
[인터뷰] 북한인권운동가 김석우 前통일부 차관
 
통일신문 기사입력  2019/11/21 [11:52]

김일성의 남침야망으로 발발한 19506·25전쟁 이후 생긴 탈북민 역사는 올해로 66년이다. 이 기간에 사회주의 북한에서 혹독한 사상통제와 굶주림을 피해 자유민주 자본주의 남한사회로 내려 온 탈북민은 34천여 명이다. 당간부, 외교관, 군인, 대학생, 노동자, 농민, 주부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다.

남한 정부는 헌법상 북한은 대한민국 영토이고 북한주민도 엄연히 한국국민으로 인정하기에 탈북자에 한에서는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여 귀순(망명)을 허가하고 있다. 66년 탈북민 역사에 탈북자 귀순불허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2019117, 세상 사람들이 깜짝 놀랄만한 특별한 사건이 생겼다. 이날 남한 정부가 해상에서 16명의 동료 선원을 살해하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어민 2명을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고 밝혔다. 개인의 자유와 인권이 철저히 보장된다는 자유민주국가 대한민국에서 있은 충격적인 일이다.

초유의 북한어민 강제북송을 보며 탈북민 사회는 물론 대북관계 분야의 전문가들도 당황했다. 이 문제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듣기 위해 북한인권운동가 김석우 전 통일부차관을 만났다.

 

요즈음 탈북민 사회 이슈다. 북한어민 2명 추방 사건 어떻게 보나?

거두절미하고 북한의 눈치를 살피는 문재인 정권의 잘못된 행위이다. 대한민국이 1995년 가입한 UN고문방지협약 제3조는 고문위험 국가로의 추방, 송환, 인도를 금지하고 있다.

남북한 사이에는 범죄인인도에 관한 협정이 없음으로 북한선원 2명 추방은 엄밀히 국제법 위반이다. 중국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은 국제법 위반이고 비정상인데 이제는 우리가 중국정부에 할 소리도 없게 생겼다.

일반 탈북자는 본인의 의사에 따라 남한 영토에 들어오면 통상 3~4개월간 정부합동 조사를 받는다. 그런데 16명을 살해한 중대범인 탈북자를 단 사흘간 조사하고 추방했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각각 22, 23살의 두 청년이 16명의 장년들(대략 40~50대로 추정)을 죽였다는 것도 무척 의아하다. 언론에 사진으로 나온 북한고깃배는 육안으로 보기에 기껏해야 7~8명 정도 승선할 수 있는 목선이다.

사건의 진상을 어떻게 추정하나.

아마도 두 청년은 북한에서 중대한 정치 혹은 정보사건에 연루된 인물인 것 같다. 북한사법 혹은 군사당국에서 남쪽으로 내려 간 두 청년은 16명을 살해한 흉악범이니 즉각 보내 달라는 요청을 남측에 보냈을 것이다.

알겠지만 지금 남한 정부는 독재집단 북한에 뭐든 주고 싶어 하는 비정상적으로 기울고 있다. 가뜩이나 북한에게 쩔쩔매는 이 정부이니 북한의 요구에 알았다고 답한 것이 아닌가 하고 추정한다. 이건 내 개인의 견해다.

북송된 두 청년의 운명을 어떻게 예상하나?

북한이 어떤 나라인가? 김정은 독재체제에 위험요소가 된다면 수령의 고모부도 처형하는 집단이다. 외국의 국제공항에서 시퍼런 대낮에 자국민도 독살하는 야만적인 정권으로 북송된 두 청년의 운명은 100% 사형일 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 수많은 탈북민들의 증언과 강연 등을 들어봐도 북한은 분명 인권이 유린되고 말살된 집단임이 분명하다. 이런 반인륜적인 집단에 탈북청년 2명을 돌려보낸 것은 역사에 씻을 수 없는 대한민국의 잘못된 선택이다.

더 설명한다면 200828일 서해상에서 표류 중 발견된 북한주민 22명은 불과 13시간 만에 북송되었다. 이후 탈북민 사회에서 황해남도 보위부가 월남했던 주민 22명을 비공개로 처형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11년 전 사건을 봐도 대통령이 오래전부터 자유를 찾아오는 북한주민을 다소 싫어하는 개인적 편견이 이번 사태를 발생시킨 것으로 보인다.

 

16명을 살해한 중대범인 북한어민을

단 사흘간 조사하고 추방했다는 것

20대의 두 청년이 16명의 장년들을

죽였다는 것은 이해 할 수 없는 일

 

탈북민들 증언과 강연 등을 들어봐도

인권이 유린되고 말살된 집단이 분명

반인륜적인 체제에 탈북청년 2명을

돌려보낸 것은 정당화 될 수 없어

 

정부가 쉬쉬하는 것도 문제다.

헌법상 북한주민은 대한민국 국민이며 남한으로 귀순을 원하는 탈북자는 더욱 그렇다. 비록 범죄인이라도 말이다. 70여년 대한민국 역사에 첫 탈북민 강제북송을 이 정부가 저질렀다. 정부가 이번 북한선원 2명 추방사건에 대해 마지못해 이런저런 해명을 내놓지만 모두 허술하고 설명이 서로 엇갈린다. 문재인 정부가 계속 이 사건을 쉬쉬한다면 국회가 국정조사를 통해서라도 모든 의혹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

대통령 임기 절반이 지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선거 유세에서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힘주어 말한 사람이다. 그런데 임기 절반(26개월)이 지난 현재 어떻게 되었는가. 김정은이 가장 우습게 보는 대통령이 되고 말았다.

독재체제 유지를 위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남한의 대통령보고 삶은 소대가리’ ‘오지랖 넓은 중재자라고 해도 아무 말도 못한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이 인권변호사 출신이다.

그래서 더욱 화가 나는 이번 사건이다. 3년 전 출범 당시 사람이 먼저다는 슬로건을 내건 문재인 정부는 내로남불 전형으로 진짜 철면피하다. 북한주민은 사람이 아닌가.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우리 국민인 북한주민이 말이다.

문재인 정권에서 북한주민 인권개선에 대한 요구를 지금까지 단 한 번, 한 마디도 없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실향민의 아들인 대통령이 말이다. 북한에 대해 달콤한 소리만 하지 말고 쓴 소리도 함께 해야 진정한 지도자이다.

올해 하나원 20주년 행사도 조용히 치렀다.

지난 19997월에 개원한 하나원은 통일부 산하 탈북민 정착교육 기관이다. 자유와 빵을 찾아 남한으로 온 탈북민들에게는 제2의 고향이나 같다. 역대 정부는 탈북민을 먼저 온 통일로 부르며 하나원을 북한동포 포용정책의 상징으로 홍보해왔다. 개원 10주년 등 주요시기마다 통일부 장·차관, 고위인사, 정치인 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고 비공개로 간소하게 치렀다.

하나원 설립 예산에 관여하지 않았나?

내가 통일원(현 통일부) 차관일 때인 1996, 이듬해 하나원 설립예산안을 마련해 국회에 보냈다. 당시 새정치국민회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하나원이 생기면 북한이 불쾌해하고 남북관계도 껄끄러워진다며 반대했다.

200명 수용계획을 반으로 줄여 100명 수용규모로 건립했다가 2년도 안 돼 300명 이상으로 늘렸다. 1996년에 생겼던 인도지원국(3개 과)은 김대중 정권 들어서 한 개과로 축소되었다.

하나원이 생기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1990년 동서독통일 이후 사실상 지구상 공산권그룹은 붕괴되었다고 봐야 한다. 정부도 북한공산체제가 오래 못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나 3년이 지나도 변함이 없었고 19947월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고 변화가 생겼다.

대량의 탈북자들이 발생한 것이다. 1994년 이전까지 만도 1년에 10명 정도의 귀순자가 생겼지만 그 이후 적게는 30~40, 많을 때는 70~80여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하여 급하게 설립한 것이 경기도 안성의 제2‘하나원이다.

 

역대 정부는 탈북민을 먼저 온 통일

하나원을 북한동포 포용정책 상징으로

홍보10주년에도 통일부 장·차관 참석

이번에는 북 눈치 보느라 비공개로 치뤄

 

북한주민들에 대한 애정은 언제부터 가졌나.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마치고 통일부차관이 되기 전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잠시 근무했다. 그때 중국 정부의 초청으로 중국여행을 했다. 베이징서 행사일정을 마치고 북한 접경지역 방문을 요청해서 1주일간 안내를 받았다. 그때 두만강 너머 남한의 60년대 사회수준을 연상케 하는 북녘 땅을 바라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우리 동포들이 독재사회에서 사람다운 삶을 누리지 못하는 북한 현실에 개탄했다. 안내해준 간부가 중국에서 체포된 탈북자들을 북한 보위부원에게 넘기면 그 자리에서 여성들의 볼때기를 철사로 꿰거나 청년들의 다리를 부러뜨려 질질 끌고 갔다는 끔찍한 얘기를 듣고 그런 불행을 막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김정은 정권을 어떻게 보는가?

201112, 갑작스레 사망한 김정일의 뒤를 이어 새로 출범한 김정은 정권에 다소 희망을 가졌었다. 20대의 젊은 지도자로 외국유학 경험도 있으니 개혁개방이 있는 새로운 북한을 건설할 거라는 일말의 기대가 있었다. 허나 3, 5년이 지나면서 실망이 커졌다. 가장 큰 이유는 주민들의 생활수준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상태에서 자기 조상(김일성·김정일) 우상화 국책사업이 변함없는 점이다.

자세하게 말한다면 김일성으로부터 김정일, 김정은까지 일족 3대로 내려오는 현재의 북한정권은 개혁개방을 하지 않으면 체제가 불안하고, 그것을 하면 정권이 위태로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어쩌면 북한정권은 개혁개방의 시기를 놓친 셈이나 마찬가지다.

늦어도 한국의 햇볕정책 시기에 단행했어야 했다. 김정은 정권은 지금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모한 핵개발과 경제 지원요구의 협박을 계속적으로 반복할 것이다.

차관님의 통일관은 뭔가?

한반도 자유민주 체제 통일은 우리는 물론 후대들에게도 진정한 축복이다. 독일의 사례를 봐도 통일정책이나 운동은 민간이 주도해서 해야 한다. 지금처럼 5년마다 바뀌고 달라지는 정권이 주도하면 과거만 되풀이할 뿐이다.

대한민국의 통일은 2천만 북한주민도 남한 국민들과 똑같은 자유와 인권을 누리는 것이어야 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통일할 이유가 없다. 영토와 체제통합은 후차다. ‘사람이 먼저라는 이 정부의 논리로 봐도 통일은 사람이 먼저

 

남한정권에 바라는 것은 자유를 찾아 온

탈북민들을 따뜻이 품어야두 체제를

경험한 탈북민들은 통일의 소중한 재원

잔인한 김정은 독재정권에서 숨죽이고

사는 2천만 인민들의 진정한 우상일 것

 

자신을 소개해 달라.

19453월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1967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 1970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국제법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92년까지 외무부(현 외교통상부) 아주국장, 1996년까지 청와대 의전수석 비서관을 지냈다.

1997년까지 통일원(현 통일부) 차관, 2002년부터 2004년까지 국회의장(박관용) 비서실장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단법인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의 원장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은 어떤 단체인가?

199610,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했던 고위 공직자와 각계의 전문가들의 소중한 경험과 지혜를 국가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서울에서 설립했다.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은 국가정체성을 확립시키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발전에 기여한다. 특히 21세기 통일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주요정책과제를 연구함으로써 건전한 국민여론 형성과 국민정신 함양에 앞장서고 있다.

고마운 사람은 누구인가.

대학시절 은사인 고 이한기 선생이다. 정말 훌륭하신 분이다. 한국과 같은 작은 나라가 국가 이익을 위해 유용하게 활용할 수단으로서 국제법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고 실제 이를 외교업무에 직접 적용하는 기회를 많이 가졌다. 지금 북한인권운동을 하는 배경에는 이러한 국제법의 기본 지식이 큰 힘이 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도 법의 지배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고 아울러 목표이기도 하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북한정권에 바란다.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적인 사고관을 가졌으면 한다. 어떤 이유든 2천만 인민을 혹독한 사상통제와 굶주림으로 통치하는 것은 역사에 반하는 행위이다. 북한주민 과반이 죽을 먹고 사는 비참한 현실을 제대로 알고 과감한 경제 개혁개방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정말 중단해야 한다.

남한정권에 바라는 것은 자유를 찾아 온 탈북민들을 보다 따뜻이 품어야 한다. 두 체제를 경험한 탈북민들은 통일의 소중한 재원이다. 아울러 그들은 잔인한 김정은 독재정권에서 숨죽이고 사는 2천만 인민들의 진정한 우상이다. 북한주민들은 남한 내 3만 탈북민을 보며 대한민국과 자유통일에 대한 희망을 가질 것이 분명하다.

림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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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1/21 [11:52]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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