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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은 실향민과 통일의 길 함께 가는 친형제며 동지이다”
[인터뷰] 탈북민봉사단체 ‘통일미래연대’ 최현준 대표
 
통일신문 기사입력  2020/04/09 [11:15]

1945년 해방과 함께 한반도는 남북으로 분단이 되었다. 공산체제 북한에서 자유민주체제인 남한으로 내려온 사람들(실향민)8년간 무려 50만 명에 달했다. 그만큼 공산체제에 대한 원망이 가슴에 한이 되어 맺혀있는 분들이 많았다. 전쟁 마감 해(1953)에 남하한 10살 실향민 소년이 이제 80여세가 되었다.

실향민들의 뒤를 따라 19537, 동족상잔이 끝나고 출연한 사람들이 바로 탈북민이다. 장장 67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35천명이 생겼다. 70년 전이나 지금이나 북한정권은 김일성 일족의 1당 독재 공산집단이다. 가혹한 사상통제 속에 헐벗고 굶주리는 빈곤한 북한사회를 용감히 뛰쳐나온 실향민과 탈북민들이다.

고령의 나이에 접어든 실향민 세대는 날이 갈수록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해마다 있는 실향민 체육대회에 가보면 그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에 비해 반대로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탈북민 세대는 날로 증가하는 실정이다. 서울 구기동 이북5도청에서 봉사활동 나온 최현준 통일미래연대대표를 만났다.

 

- 실향민사회 참여활동 많이 하던데.

탈북민들이 남한에서 아버지, 형님, 어머니, 언니라고 부를만한 존재가 실향민들이다. 사람이 사회생활에서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위로 받고 격려하는 등 함께 하는 동지가 있다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지난 10년간 실향민사회의 다양한 행사 및 봉사활동에 참여해보니 다소 안타까운 점들이 많다는 걸 알았다. 미래사회 국가적으로도 커다란 손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각한 문제점들도 있다.

 

-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가.

실향민사회서는 초면의 탈북민에게 이북도민 사회활동 참여를 권장할 때 원적(아버지 고향)을 묻거나 지향한다. 북한은 6·25전쟁이 끝난 후 반당반혁명 종파분자 숙청시기에 김일성 공산독재체제 정당화를 위해 원적제도를 폐쇄했다.

따라서 탈북민들에게는 원적이 없으며 그냥 자기가 태어난 곳이 원적이다. 정확히 말하면 원적이라는 이름 자체가 생소한 실정이다. 그런데 아버지 원적지에 가서 참여하라니 이게 탈북민들에게는 정말 황당한 소리나 마찬가지다.

 

-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

북한사회는 1990년대 수백만 명 아사한 고난의 행군을 겪으며 많은 가족들이 해체되었다. 내 생각에는 탈북민들은 자기가 태어난 고향 혹은 성장한 지역의 이북도민에 소속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아니면 본인이 친척 연고로 특별히 애정이 가는 이북도민에 속하여 실향민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것도 좋다.

 

탈북민들이 남한에서 부모, 형제라고 부를

존재가 실향민들...사회생활에서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위로 받고 격려하는 등 함께 하는

동지가 있다는 것은 정말 중요하고 필요해

 

10년간 실향민사회 다양한 행사와 봉사활동

참여해보니 안타까운 점들 많이 느끼게 돼

 

초면의 탈북민에게 이북도민 사회활동 참여

권장할 때 원적 물어...북은 전쟁이 끝난 후

반당반혁명 종파분자 숙청시기에 김일성

공산독재체제 정당화 위해 원적제도 폐쇄

 

 

- 좀 더 자세히 말해준다면.

북한주민들이 해방 이후 6·25전쟁 기간까지 38선을 넘어 남하하여 생긴 실향민사회는 대략 과반이 황해도 및 평안도 출신 피난민들이다. 그와 반대로 중국을 거쳐 생겨난 탈북민사회는 대략 과반이 함경도 및 양강도 출신이다. 이는 불규칙적이고 미래의 사회통합에도 손해다. 머지않아 남한에서 영·호남 지역감정 있듯이 탈북민사회도 황해도와 함경도 지역으로 나뉜 남·북 지역감정이 생길 수도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실향민들을 위한 이북5도위원회는 행전안전부 산하의 정부기관이며 위원회가 있는 서울 구기동 이북5도청사도 국가소유 건물이다. 지하1층과 지상5층으로 소회의실, 대강당 등을 갖춘 제법 이용가치가 있고 편리한 시설이다.

같은 이북출신인 우리 탈북민들의 일부 단체만이라도 이곳 5도청사무실을 같이 사용하면 좋겠는데 그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한다. 이북도민 각 단체들이 불필요하게 차지한 방들도 있고 또 빈방들도 적지 않은데도 말이다.

 

- 왜 난색을 표하는가?

이곳에 거처하는 이북도민 활동의 주요세력은 실향민 2(남한에서 태어난 실향민의 자녀)들이다. 그들의 나이도 보통 50~60대이다. 자신들이 부모의 이북고향사랑 뜻을 받들어 평생을 노력하여 지켜온 기득권을 탈북민들에게 빼앗기지 않는가?’ 하는 선입견으로 경계하는 느낌이 강하다. 그들의 주장 중에는 탈북민들은 통일부 소속인데 왜 행안부 소속인 우리 한데 오려하는가?” 하는 소리도 있다.

탈북민들에겐 자신 태어난 곳이 원적

정확히 원적이라는 이름 자체가 생소

그런데 아버지 고향에 가서 참여하라니

정말 황당한 소리나 마찬가지로 난처해

 

 

이북출신 탈북민들의 일부 단체만이라도

5도청사무실을 같이 사용하면 좋겠는데

그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해.... 이북도민

단체들이 불필요하게 차지한 방도 있고

빈방도 적지 않은데...경계하는 느낌 받아

 

 

- 실향민 도민체육대회에 문제가 있다고 들었다.

해마다 5월이면 이북5도위원회 산하 각 도()민체육대회가 서울의 여러 지역에서 열린다. 이때 탈북민들은 자기 원적대로 각 군()으로 가라고 한다. 예하면 A탈북민이 OO군 부스에 갔는데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 누구세요?” 하며 사람들이 의아해 한다. 기분 좋게 참여했던 체육대회에서 상처를 받는 탈북민들도 있다. 탈북민 부스(자리)가 따로 있으면 뭐하는가? 각 군()민회가 깃발 들고 하는 입장식에 우리는 없다. 수년째 탈북민들은 따로 통일군()’ 깃발을 만들어 입장하고 싶다고 했으나 답변이 없다.

그냥 우리는 실향민들의 체육대회에 들러리로 참가하는 기분이다. 매해 가을 서울에서 열리는 전체 이북5도민 체육대회도 마찬가지다. 당일 축사하려 나온 정치인들에게 보여주는 하나의 이벤트에 불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 통일의 주역을 실향민이 아닌 걸로 보던데.

1953년 북한에서 태어나 부모님의 등에 업혀 남한으로 내려온 아기가 70세를 가까이 하고 있다. 사실 1살짜리 아기가 북한을 어떻게 알겠으며 10살짜리 소년이 지금 80세가 되어온다. 그분들은 엄연히 고령이어서 운신도 겨우 한다.

현재 실향민2세들이 50~60대 나이다. 남한에서 태어난 그들은 부모님의 고향이 이북이지 이북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다. 통일의 주역이라는 사람들이 이북을 전혀 몰라서야 되겠는가. 그래서 통일의 주역은 탈북민이다.

더 자세히 설명하면 우리 탈북민들은 지옥의 북한 땅에 부모형제를 두고 온 사람들이다. 우리만큼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통일을 하려면 상대방을 잘 알아야 한다. 흔히 군대에서 하는 말로 적과 싸워 이기려면 적을 알아야 할 것 아닌가. 정부에서 탈북민들을 통일 후 북한재건에 필요한 인재로 키울 필요는 분명 있다.

 

 

5월이면 도민체육대회가 서울 각 지역서 열려

탈북민들은 원적 군으로 가라고 알려주지만

군 부스에 아는 사람이 없어 소외당하기 일 수

기분 좋게 참여했던 체육대회에서 상처 받기도

각 군민회 깃발 들고 하는 입장식에 우리는 없어

수년째 탈북민들은 따로 통일군깃발을 만들어

입장하고 싶다고 했으나 답변이 아직 없는 상태

 

 

- 그러지 못한 이유는 뭐라고 보나.

글쎄, 민주국가에서 국민의 비밀투표로 대통령이 나오고 정권이 탄생하는 것은 좋은데 이게 단점도 있다고 본다. 정권과 정부가 바뀌면 서로 다른 정책을 쓰니 말이다. 좋다는 것은 아닌데 남한의 상대인 북한은 지금껏 한 가지 대남정책이다. 사실 대북관계, 남북문제, 실향민 및 탈북민 정책 등은 정부가 바뀌어도 일관되게 진행되어야 하는데 정권의 입맛에 따라 변하는 그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

 

- 정부의 탈북민 인재 양성이 미미하다.

탈북민 역사가 올해로 67년이다. 그동안 정부가 인정해서 고위공직자나 국회의원이 된 사례는 딱 한 번, 8년 전 조명철 박사가 유일했다. 아직 정부에는 탈북민 출신의 정부부처기관 국장급 인물도 없는 줄 안다. 탈북민들이 좋은 회사에 들어가 성공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만 국가기관에서 일하는 것도 영예로운 것이다.

 

- 이번 총선에 출마한 탈북민이 많다.

대한민국에서 국회의원의 국가적, 사회적 영향력은 분명하게 있다. 이번 총선에서 가능성은 낮지만 그래도 탈북국회의원 여러 명이 생겨서 힘을 합쳐 북한정권비판, 주민인권문제, 탈북민정착문제 등 관련 법안을 발의하면 좋겠다.

사상 처음 연동형비례대표제로 실시되는 이번 선거에는 비례정당이 많이 생겼고 3%의 득표율을 기록하면 국회의원 1~2명을 낸다. 기호 1번은 여성 몫이다. 이번 선거에 각 비례정당에서 기호1번을 받은 탈북여성은 4명이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생긴 조명철 국회의원은 김일성대 교수출신, 이번 21대 총선에 야당의 공천을 받아 지역구선거에 출마한 태영호 후보는 고위외교관 출신이다. 독재자 김정은의 눈치를 보는 현재 여당은 탈북민에게 관심조차 없는 실정이다. 현실이 이러니 군소정당에서라도 국회에 진출하려는 탈북민들이라고 본다.

 

이번 총선에서 가능성은 낮지만 그래도

탈북국회의원 여러 명이 생겨서 힘을 합쳐

북한정권비판, 주민인권, 탈북민정착문제 등

관련 법안을 발의하게 될 것 은근히 기대

 

- 선거 때마다 어떤 생각이 드나?

개인적 생각이지만 우리 탈북민들은 역시 남한사람들 특히 정치인과 정부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적절히 이용되는 존재들이라고 느껴진다. 뭐든 필요할 때는 두 손 두 발 싹싹 빌고 그렇지 않을 때는 누구더라? 언제 봤던가?” 하는 식인데 특히 선거 때면 그렇다. 오죽했으면 이번에 우리 탈북민들이 자발적으로 제도권정치에 참여해보자고 지난 36일 사상초유의 탈북정당 남북통일당을 창당했겠는가.

 

- 자신을 소개해 달라.

19653월 평양 태생이다. 1981년 인민군에 입대, 1군단 13사단에서 복무했다. 1984년 김철주포병종합군관학교 졸업, 1군단 1사단에서 중대장이 되었다. 2001년 대위로 제대, 인민보안성 35국에 소좌계급을 받고 들어갔다.

2005년부터 국가보위부 16부에서 근무하였다. 북한의 서해안 지대에서 불순분자, 탈북, 밀수행위 등을 적발하는 것이다. 서해안에는 연평균 북한어선 6.000, 중국어선 3.000척이 떠있으며 온갖 밀수행위가 이뤄지고 있다.

 

19653월 평양 태생...1군단 13사단서 복무

김철주포병종합군관학교 졸업, 대위로 제대 해

두 자녀의 미래를 위해 탈북 결심, 0712

압록강 건어 중국 경유해 이듬해 4월 서울입국

 

 

- 탈북동기가 궁금하다.

북한에서 보위원은 인민들이 남한방송을 못 듣게 단속하면서 정작 본인은 더 듣는다. 나는 남조선 실정을 알면서부터 사상동요를 가졌다. ‘20년 뒤 내 자식들은 어떻게 살까?’라고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했다. 두 자녀의 미래를 위해 탈북을 결심, 200712월 압록강을 넘어 중국을 경유하여 이듬해 4월 서울로 왔다.

 

 

탈북민들의 사회정착에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201010월에 만든 법인체

북에서 부모 잃은 무연고 탈북청소년들이

서로 소통하고 단합하는데 중점을 두고 활동

 

분단된 남과 북의 체제를 경험...자유의 소중함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그들은 통일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실현에 절실히 필요한 인적자산

탈북청소년들 통일의 미래세대로 준비시켜야

 

 

- 통일미래연대를 소개해준다면.

우리 단체는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들의 안정적인 사회정착에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201010월에 만든 법인체이다. 특히 북한에서 부모를 잃은 무연고 탈북청소년들이 서로 소통하고 단합하는데 중점을 두고 활동한다.

분단된 남과 북의 두 체제를 모두 경험한 탈북민들은 자유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그들은 통일한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하는데 절실히 필요한 인적자산이다. 탈북청소년들을 통일의 미래세대로 준비시켜야 한다.

 

- 단체만의 특성은 무엇인가.

봉사활동이다.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는 우리 통일미래연대는 해마다 물품나눔행사, 사랑의 연탈배달, 김장김치나눔 등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탈북청소년과 어르신, 독거노인가정, 다문화 및 장애인가정 등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우리단체 전체 회원은 600여명, 이중 220명이 매달 2만원씩 정규적으로 월회비를 내고 있다. 진성회원의 기준과 단체의 생명은 회비이다.

회원들이 비교적 젊은 층이다. 올해 55세인 내가 우리 단체에서 연장자라고 하면 쉽게 못 믿을 거다. 우리 회원들은 보통 30~40대 청년들이 대부분이다. 피가 한 동이씩 되는 이들이 대략 80%이고 사회초년생인 20대와 사회중년생인 50대가 약 20% 정도이다.

우리 단체 회원들은 연평균 10쌍이 결혼하며 기존 기혼자들이 낳는 아기를 포함해 연평균 20명의 아기가 태어난다. 탈북민 결혼식에는 부모들이 없어 우리 단체 임원 및 고문단(남한 사람) 성원들이 주례 및 양가부모 역할을 한다.

 

- 실향민 사회에 바라는 점은 뭔가.

개인적으로 실향민들이 탈북민들을 자기네 고향에서 내려온 불쌍한 대상, 돌봐주어야 할 영세한 계층으로 보는 시각이 문제라고 본다. 이왕이면 우리 탈북민들을 같이 통일의 먼 길을 가야하는 친형제, 동지로도 함께 봐달라는 것이다. 사람에게서 받은 마음의 상처는 정말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이것은 실향민, 탈북민사회 통합과 단합에도 장애가 되는 현상으로 교육 및 사회생활 등을 통해 개선되어야 한다.

 

림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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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4/09 [11:15]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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